< 나의 Thumbs Up 플레이리스트 #9 > 어딘가 간지나는 재즈 피아노 곡

in #kr6 years ago (edited)

< Robert Glasper - Downtime >

로버트 글래스퍼를 처음 알게 된 건 Robert Glasper Experiment의 < Black Radio > 음반을 통해서였다. 에리카 바두, 레디시, 뮤지크 소울 차일드, 크리셋 미셸, 모스 뎁까지 이어지는 화려한 라인업. 그 당시 재즈를 좋아하지 않을 때인데도 가벼운 마음으로 들을 수 있었다. 존 메이어, 크리스티나 아길레라, 폴 사이먼, 스팅, 데미안 라이스, 리사 해니건, 라울 미동, 산타나, 조스 스톤 등이(덜덜) 나오는 Herbie Hancock의 < Possibilities > 같은 느낌이었달까?

팀명 그대로 실험적인 음악을 하는 연주자로만 알고 있었는데, 나중에 솔로 앨범을 들어보니 스탠다드를 무지막지하게 잘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연주에 멋이 있었다. (이 당시만 해도 로버트 글래스퍼가 최고 간지나는 피아니스트였다. 그전까지는 브라이언 컬버슨이었던 것 같은데, 나는 솔직히 브라이언 컬버슨을 좋아하지 않는다)

Downtime이 수록된 < Double Booked > 앨범은 꽤 많이 들었는데도, 별 감흥이 없었다. 그러다가 정말 우연한 때에 이 곡이 귀에 들어왔다. 아니 이거 헤드가 너무 멋있잖아! 이 곡을 들을 당시만 해도 귀가 지금보다 더 안 좋았기 때문에 고통받으며 카피했던 기억이 난다. 전공 선생님도 나 몰라라 해 더 막막했던 곡. 어쩔 수 없이 이 곡을 들으면 그때가 제일 먼저 떠오른다. 카피를 한 지도 이제 5년 가까이 지났지만 지금 들어도 이 곡은 간지 뿜뿜.

Personnel

Robert Glasper – Piano
Vicente Archer – Bass
Chris Dave – Drums


< Kekko Fornarelli - Room of Mirrors >

케코 포르나넬리의 곡을 아주 우연한 기회에 알게 되었다. 그리고 어찌나 충격을 받았는지. 그 당시 내가 듣기로는 이것이야 말로 간지나는 재즈 피아노의 전형이었다. 찾아보니 이탈리아 피아노 연주자였다. 나는 옛날부터 이탈리아 재즈 피아니스트들을 무척 좋아했다. 엔리코 피에라눈치는 말할 것도 없고 지오바니 미라바시나 스테파노 볼라니 같은... (플러스 히치를 통해 자주 한국에 오던...)

이 음반이 너무 마음에 들어 이 음반이 나온 레이블, Auand Records에서 발매된 음반을 몽땅 찾아 들었던 기억이 난다. 이 음반 말고 그렇게 인상 깊었던 건 없었던 것 같다. 이 음반은 지금도 가끔 듣는데, 지금 들어도 충격적이고 간지가 난다. 앨범 아트도 예쁘다.

Personnel

Kekko Fornarelli - Piano
Luca Bulgarelli - Double Bass
Gianlivio Liberti - Drums


< Anomalie - Métropole >

요즘은 음악을 잘 안 듣기에 확신할 순 없지만, 현재 활동하는 피아니스트 중 간지로는 으뜸이 아닐까 하고 생각해본다. 간지를 더 강조하기 위해 간지 폭발인 영상으로 가져왔다.

아노말리의 음악을 처음 들었을 땐 당연히 샘플링인 줄 알았다. 피아니스트(키보디스트에 더 가깝지만)의 음반이 이럴 수가 있다니! 신선한 충격이었다. 지금까지 이런 음악은 보통 샘플링으로 만들어지는 게 아니었나? 연주자가 이런 간지도 뿜어낼 수 있구나.

아노말리의 EP 앨범 < Métropole >은 진짜 처음부터 끝까지 간지로 가득 차있기 때문에 꼭 들어보길 바란다. (나는 1번 트랙을 가장 좋아한다. 실은 이게 리얼 간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재즈 피아니스트는 (영원히) 빌 에반스이고, 그 다음으론 키스 자렛이겠지만 요즘은 이런 음악이 땡긴다. 봄바람이 불어서 그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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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감사드립니다. 찾아서 들어볼게요~
키스 자렛과 윱 베빙만 너무 자주 듣고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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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낫. 윱 베빙을 아시는군요!! 반가운 마음에 팔로우했습니다. 윱 베빙 곡 중에서도 제 아이디와 조금 닮은 듯한 Ab Ovo를 다시 들어보고 있습니다. 덕분에 저도 오랜만에 윱 베빙을 듣네요. 저녁과 참 잘 어울리는 곡입니다. 외려 제가 감사드립니다:)

Double Booked 엘피로 주문해서 배송 기다리는 중이었는데 반가운 포스팅입니다 ㅎ 조만간 Possibilities 앨범 혹은 그 중 한 두 곡에 관한 글을 쓰려 생각하던 중이었는데 날짜 정해서 ab7b13님과 같은 음반에 대한 포스팅을 해도 재미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드네요!

Double Booked이 얼른 왔음 좋겠네요. 엘피로 들으면 귀에 쏙쏙 꽂히실테니(?) 좋은 글 써주실거라 믿습니다. 글을 읽으며 다시 저 음반을 들어보고 싶네요!

그나저나 같은 음반에 대해 글을 쓰면... 제 얕은 지식이 드러나는 것은 아닐까 걱정이니다ㅎㅎ 숙제를 받는 기분이네요. 저는 Possibilities의 음반에 있는 곡들을 다 좋아하진 않고 느린 몇 곡들을 좋아합니다. 가장 좋아하는 건, 폴 사이먼이 부른 곡인데요! 만약 생각하셨던 한두 곡 중 폴 사이먼 곡이 있다면! 글을 부탁드리고 싶네요. @jazzsnobs님이 풀어내는 음악 이야기가 기대됩니다. 늘 재밌게 읽고 있어요!

저도 @ab7b13 님 글 잘 읽고 있습니다 ㅎ 부담스러우시면 안하셔도 좋으니 신경쓰지 마세요! 다만 예전부터 음악을 하는 사람들이 만드는 온라인 음악잡지 같은게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왔어서 말씀드려본겁니다 ㅎ 몇몇 생각하고 있는 사람들이 주변에 있지만 그들이 스팀잇의 진입장벽을 넘어설지 확신이 안 들던 차에 이미 여기서 열심히 글을 쓰고 계시니 반가운 마음에 ㅎㅎ 아니면 각자 부담없이 쓰는 글들을 태그로 모아가는 것만으로도 좋을것 같구요. 좋은 하루 되세요~

음악을 하는 사람들이 만드는 온라인 음악잡지

이 말을 들으니 갑자기 머리가 뎅-하고 울리는 기분이었어요. 무척 재밌을 것 같습니다. 스팀잇에서 가끔 하다말다하는(거의 안하지만) '작곡가가 들려주는 쉬운 음악이야기' 라는 시리즈 글이 있는데요. 이것을 처음 시작하게 된 것도 음악가의 입장에서 느끼는 음악을 좀 더 쉽게 설명하고 싶어서였거든요.

부족하면 부족한대로 서로 채워가면서 재밌는 글들이 나오지 않을까 싶네요. 스팀잇 안에는 이미 다양한 예술가분들이 활동하고 계신데요! 스팀잇 안에서 음악가들의 풀이 형성되면 참 즐겁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끼워주신다면(?) 기꺼이, 즐거운 마음으로 함께하고 싶습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지금 막 한 분 스팀잇으로 포섭했습니다. 아직 승인이 안 나서 대기중이시라네요ㅎㅎ
재즈보컬 하시는 분이고, 아주 열심히 글을 쓰고 계시는 분이라 늘 주의깊게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https://brunch.co.kr/@namyeji/25 이분 글도 읽어봐주세요 ㅎ 주변에 함께할만한 분들 생각나시면 소개해주셔도 좋을것 같아요!

지금 스팀잇 상에서는 태그를 공유하는 것, 주제를 정해서 꾸준히 정기적으로 포스팅하고 리스팀하면서 독자 층을 넓혀가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게 별로 안 보이기는 하는데요, 그래도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해보는 게 어떨까 싶네요!

와! 정말 글을 잘 쓰시네요. 글이 너무 좋아서 다른 글들도 몇 개 더 읽었습니다. 브런치를 가입해 댓글을 달고 싶을 만큼 좋았어요. @jazzsnobs님 덕분에 스팀잇이 더 풍성해지겠네요. 제게는 멀게 느껴졌던 뮤지션들의 생각을 엿볼 수 있을 것 같아 무척 기대 됩니다. 저도 몇 명 생각나는 사람들은 있는데, 함께할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네요.

기대해보겠습니다+_+

우와.... 이거 진짜 대박이네요. 보팅을 안 누르려야 안 누를 수 없는 ㅠㅠ

저 진짜 이 앨범 많이 들었는데, 맨날 작은 휴대폰 화면으로 봤거든요. 이 앨범아트는 이렇게 봐야 제맛이네요. LP로 들으면 귀에 쏙쏙 들어온다는 그 말씀이 이해도 됩니다.

이 사진을 보니 음악에 집중하게 되는 건, 듣는 수고로움과 비례하는 것도 같네요. 앨범을 직접 고르고, LP를 주문하고, 긴 기다림 후에 턴테이블에 올려놓고 듣는 음반이 쉬이 들릴 순 없겠지요.

오자마자 설레는 마음으로 들으셨을까요?! 한가할 때 이 앨범과 관련된 글도 남겨주세요 >_<

비 오는 밤에 듣기 좋네요ㅎㅎㅎ

어제 저녁에 비가 왔군요! 비 오는 날 듣기엔 활기차긴 하지만, 또 생각해보니 비 오는 날 잘 어울리는 곡들인 것도 같네요. ㅎㅎ 좋은 음악은 언제 들어도 좋지요. 오늘은 비가 그쳤는지 궁금합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 되셨으면 합니다:)

Robert Glasper의 음악들은 말 그대로 편하게 분석하지 않고 흐르는 대로(?) 들었는데 괜시리 주목해서 듣게 되네요~ ㅎㅎ

저도 대개 아무 생각 없이 듣는 답니다. 근데 듣다 보니 노래가 좋아서 자연스럽게 '카피해봐야지!'가 되고 카피를 하니 분석하게 되더라고요. 요즘 바쁘시겠지만 자주 들러서 소식 남겨주세요.

지금은 음악을 들을 수가 없으니 어떤 곡인지 더 궁금합니다.. 낼 출근길에 들어야겠어요

제가 출근 길 알림 봇을 해드려야겠군요. 얼른 들으세요! (이미 출근하셨을까요?...) 기대보다 별로는 아닐까 마음 졸이고 있습니다. 가벼운 마음으로 들어보시고, 오늘도 음악 안에서 즐거운 하루가 되셨음 합니다:)

아까아까 출근했지만 깜빡하고 아직 못 들었어요. 얼른 들어보고 또 댓글 남길게요~

저는 첫번째로 소개해주신 곡이 좋네요. 묵직한 피아노 소리가 심장을 쾅쾅 때려서 소름이 쫘악....

남겨주신 댓글을 보고 저도 다시 또 첫 번째 곡을 들었습니다. 곡을 추천할 때의 즐거움은 이 곡을 듣는 다른 이의 느낌을 간접적으로나마 전해 듣는 것 같아요! 괜한 부담이 되는 것은 아닌가 했는데, 좋으셨다니 기쁩니다:)

두 번째 곡이 가장 간지가 쩝니다. 완전 진득진득하고 찰싹찰싹 붙네요.

오쟁님 말을 듣고 다시 돌아봤어요. 왠지 첫 번째 곡은 전공생들이 좋아할 것 같고, 세 번째 곡은 호불호 없이 누구나 좋아할 것 같네요. 저도 두 번째 곡을 가장 많이 듣고, 깊이 좋아했던 것 같아요:) 느린 그루브에서 오는 힘이 있지요.

음~~~~~ 넘나 좋은것! 다섯번쯤 재생하고 싶은 마음 ㅎㅎㅎㅎ

좋으셨다니 기쁩니다. 다섯 번 재생하고 나면 이 곡에 빠져서 헤어나올 수 없는... 순식간에 열 번이 되지 않을까 막연히 추측해봅니다 ㅎㅎ

역시 수준 높은 선곡!

재즈는 고급스럽다는 이미지가 있어서 일까요? 전혀 수준 높진 않습니다 ㅎㅎ 일상적인 음악들이지요. 계도님이 과한 칭찬을 해주셨네요. 듣기 어떠셨는지 모르겠습니다. 근데 순전한 궁금증인데 계도님은 평소에 어떤 곡을 즐겨 들으시나요?

저는 모던 락 같은 거 좋아해요 ^^

나중에 계도님이 좋아하는 음악들도 몇 개 엮어서 올려주세요. 가벼운 마음으로 읽기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좋은 곡들 추천해주세요!)

^^ 잘 몰라서...

귀호강합니다.ㅎㅎ

가볍게 듣기 좋지요? @kiwifi님도 피아노를 치시니, 피아노 곡들이 좀 더 귀에 잘 들어오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되길 바랄게요:)

지금은 들을 수가 없어서... ㅠㅠ
일단 리스팀 해놓고 꼭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요호님! 리스팀까지 해주시다니요. 감사합니다:) 바쁜 일 마치고 한숨 돌리실 때, 그때 들어보시면 좋지 않을까 싶네요. 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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