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왜 미국에 사니? #3

in #kr-usa6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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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글에서 말씀 드렸던 회사에서 마련해준 한인타운의 2 베드룸 아파트 사진입니다. 제가 저기 살았던 시절은 2002년인데 구글 스트릿 뷰에 있는 가장 오래된 사진이 2007년 7월이네요. 아무리 짧은 출장이지만, 회사동료들과 함께 지내는게 서로에게 불편한 일이었지요. 차도 회사에서 내어준 2대의 차를 4명(팀장님과 저, 동료 A와 B)이 나누어 써야 해서 저와 아내는 퇴근 후 따로 둘이 외출하곤 했어요. 지금도 참 감사한 게, 지사장님께서 저희를 많이 챙겨주셨는데요. 회사에서 중고차를 하나 구입해서 제가 쓸 수 있게 해주시고, 결국엔 스튜디오 (한국으로 치면 원룸) 아파트를 하나 빌릴 수 있도록 도움을 주셨습니다. 그때는 제 명의로 아파트를 빌릴 수 없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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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2002년에서 2003년으로 넘어가던 그해 겨울, 미국 지사에서는 스폰지 밥으로 유명한 Nickelodeon의 Jimmy Neutron 극장판(천재소년 지미 뉴트론) 작업에 참여하게 되어 수익을 좀 낼 수 있었습니다. 회사는 무척 고무가 되어 출장 온 직원 중에 저를 미국 지사 직원으로 채용하기로 합니다. 역시 이번에도 지사장님께서 많이 도와주셨어요. 그렇게 3~6개월의 출장은 해외 취업이라는 새로운 상황으로 바뀌게 되었어요.

이민 초기를 경험하신 분들은 다 아시겠지만, 이민은 꼭 게임 캐릭터가 초기화되어 레벨 1에서 다시 시작하는 과정 같잖아요? 미국에서의 제 크레딧이 0이었기 때문에 제 명의로 바로 아파트를 구할 수 없었는데, 마침 그때 알고 지내던 분이 급하게 귀국하시게 되면서 그분이 사시던 Glendale의 1 베드룸 아파트 렌트를 저희가 이어받게 되어 Glendale로 이사를 하게 되었어요. 그리고, 지금은 취업비자가 많이 어려웠는데 그때는 클린턴 대통령이 전문직 취업비자(H1B) 쿼터를 늘렸던 기간이어서 저는 어렵지 않게 취업비자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비자 스탬프를 받아야 하고, 한국의 집도 정리를 해야해서 (처음에는 출장일정이어서 집도 짐도 다 두고 왔거든요) 다시 잠시 귀국을 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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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사진은 2003년 4월 LA 공항에 착륙하기 직전에 찍은 사진이에요. 이제는 미국 지사의 직원이라는 새로운 신분과 취업비자 소지자로서 다시 미국에 재입국하는 날이었죠. 2002년 11월의 출장 때와는 달리 이번엔 언제 돌아올지 모르는 출국이었기에 가족들과 친구들이 공항에 같이 나와 저희를 환송해주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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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어떤 삶을 살게 될지 그때의 저는 아무것도 알 수가 없었습니다. 그저 앞으로 나아갈 뿐.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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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다음편도 기대됩니다! :)

읽어 주셔서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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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러워요. 미세먼지 걱정없는 세상에서 살고 싶네요

한국 미세먼지 너무 큰일이에요

사회 나와서 어딘가 소속된 적이 드물다 보니 이런 글 보면 부러울 때가 많습니다. 영화에서 독고다이들은 혼자 헤쳐 나갈 만큼 돈이라도 많이 버는데 저는...ㅠㅠ

정말 사람들은 경험하지 않은 것에 대한 동경이 있나봐요. 저는 오히려 회사에 메이지 않은 분들이 늘 부럽거든요 ^^

직장 생활도 몇 년 해 봤는데 그때는 몰랐죠. 나오면 지옥이라는 걸... 최근에는 에이전시 없이 혼자 하니 더 그런 생각이 듭니다ㅠㅠ

미생의 대사가 생각나네요

타이밍의 기술이 너무 고랩이십니다!
이민이 초기화라면, 저도 한번 시도해보고 싶은데요..(이번생은.글렀..ㅠㅅㅠ) 인간은 초기화가 안된다는 맹점때문에 시도하지 않겠습니다!

아 "고랩", "천재" 요즘 다들 왜이렇게 저한테 자상하시죠? ㅎㅎ

1편부터 이글까지 읽어보고 왔습니다. 출장이 취업이 된 케이스군요.
저희 회사에도 유사한 형태로 미국의 삶을 살던분이 있어서 조금은 익숙한 주제군요. (아 그분은 세일즈팀)
제글을 쫓아서 왔는데. 이렇게 멋진 분을 뵙게 되서 반갑습니다.^^ 자주 기웃거릴께요^^

아 감사합니다 :) 다른 글 시리즈도 한번 읽어봐주세요 https://steemit.com/kr-newbie/@gyedo/9-5

한인 타운의 저 아파트, 알듯 말듯 해요~ ㅎㅎ

아! 이때쯤 LA 계셨죠?

앞 날이 어찌될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앞으로. :)
제가 좋아하는 타입의 일단 가보자 라이프에 한 표 !^^

못 먹어도 고?

어우. 정말 스펙타클하네요^^

쓰신글들 보고있으면 감정이입이 되고있는 저를 발견합니다.ㅋㅋ
저랑은 상황이 다르지만.. 그래도 좀 나와있었다고

아.. 그러면 그때는 이런이런 기분이셨겠구나.. 뭐 이런거죠 ㅎㅎ

다음 포스팅도 기다릴께요^^

네, 저도 나와살기 전에는 전혀 모르던 것들이에요 ㅎㅎ

천재소년 두기가 생각나네요 ㅎㅎ 아시죠? ㅎㅎ

물론 알지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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