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 가족들과 미국 동부, 캐나다 로드트립 ‘공부 좀만 더 할걸, 하버드에 가다!’

in #kr-travel7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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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여름, 가족들과 함께한 미국 동부- 캐나다 여행에 대한 기억을 잊고 싶지 않아 지난 날의 일기를 바탕으로 포스팅을 시작하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꽤 오랜 날 머물렀기에 여행기 시리즈가 길어질지도 모르지만, 인내심을 갖고 써볼테니 재미있게, 그리고 유익하게 봐주셨으면 해요 😆

앞으로 나올 글들은 여행 중 적은 일기를 바탕으로 하는 여행기입니다. 까먹고 싶지 않아 끄적이는 것이니 퀄리티가 조금 떨어질 수 있어요, 이 기록들은 나중에 내가 또 갈 때를 위해! 그리고 앞으로 여행갈 스티미언들을 위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까 싶어 쓰도록 하겠습니다.



  • 2017년 7월 31일 (1) 보스턴 하루 구경, 하버드 탐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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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이 안와 새벽5시에 뒤척이며 일어나 보는 창밖은 이런 모습이었다.
가족 모두 여행 내내 완벽하게 시차적응을 하지못해 5-6시면 다같이 깨서 외출준비를 했다.
잠이 도저히 오지 않는걸 어째!

보스턴에서의 호텔은 테라스가 있다.
그래서 마치 서울과도 같은 빌딩숲의 풍경을 아침 일찍 일어나 만끽하고 그날의 관광을 시작하기로 했다.
보스턴에서의 관광을 시작하기전 고민한 것은

  1. 하버드를 가장 처음에 다녀올지 마지막에 다녀올지.
  2. 차를 호텔에 주차시키고 걸어다닐지, 차를 타고 다닐지.
  3. 호텔 예약시 조식을 결제하지 않아서 조식을 돈내고 먹을지, 아니면 나가서 아침부터 사먹을지.

일단 아침 일찍이니 문을 연 곳이 많이 없어 가장 먼저 하버드 부터 다녀오기로 했고,
하버드 학생들이 먹는 그런 로컬한 식당에서 아침을 먹기로 했다.
실제로 우리가 방문한 식당에서 대학원생으로 보이는 학생과 함께 밥을 먹었는데, 밥 먹는 내내 무언가 계속 읽고 고민하는 모습이 멋있어보이기도, 안쓰러워 보이기도 했다.

보스턴에는 freedom trail이라고 걸어서 관광하기 쉽게 길이 마련되어 있다. 이 trail을 따라 걸어다니면 보스턴 곳곳에 있는 관광 명소들을 모두 볼 수 있다. 우리 가족 역시 하버드만 다녀오고, 주차장에 차를 세운 후 걸어서 바닥에 나있는 trail 표시를 보며 이리저리 구경을 다녔다.

이로케 미국에서의 '제대로된!' 첫 관광날 시작
제발 이 날은 좀 미국스럽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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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하기 전 남들의 여행기를 많이 읽었다.
한 분은 여행 갈때마다 새로운 향의 향수를 사서 여행할때 가지고 다니며 뿌린다고 했고,
시간이 지나고 난 후에 그 향 = 그 때의 여행을 상기시켜줘서 그 때의 기분을 불러일으킨다는 새로운 여행 방법을 알려주었다.
그게 되게 새로운 기분일 거라고 하셔서 나도 면세점에서 향수세트를 샀다.
많이 뿌리지는 않을 거 같아서 미니 사이즈로 샀는데, 하나를 이 날 아침에 뜯어 가지고 다니면서 뿌리기로 결심했다.
여행간다고 딱히 엄청나게 새로운 향을 좋아하게 되는 건 아닌거같다.

또, 이 날은 하버드에 가니 똘똘해 보이는 옷(=카라있는 옷..)을 골라 입었다.
똑순이처럼 보이고 싶은 욕구가 항상 넘치기 때문에..

뉴욕은 더웠지만 7월말의 보스턴은 그렇게 덥지 않다.
일교차가 매우 커서 저녁이면 긴팔 긴바지가 적당하게 느껴질 정도로 가을의 날씨이다.
그래도 오늘 하루는 많이 걷고 해를 많이 받을 테니 가벼운 옷차림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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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0 하버드 도착, 도로에 차가 없다가 하버드 근처에 오니까 차가 막혔다.
아침 일찍 왔지만 관광버스를 타고 단체로 온 관광객들이 매우 많았기 때문인 듯하다.

하버드 대학교가 있는 곳은 진짜 하나의 도시 같았다.
온통 하버드~ 하버드야~ 하는 물건들을 정말 많이 판다.
학생들이 이 동네에서 모든것을 해결할 수 있게 대단히 많은 것들이 집약되어 있기도 했다.
다른거에 신경쓰지 말고 연구에만 신경쓰라는 깊은 뜻!

하버드에서 공부하며 일평생을 바친 사람들이 정말 많은지
가게에서는 애기 우주복을 팔기도 하고
하버드 내에 공동묘지도 있고.
말그대로 요람에서 무덤까지 하버드 뽕 가득 찰 수 있다.

하버드 갈때부터 주차는 어디에 하지? 하고 인터넷에 검색해봤는데, 코인주차는 2시간이 최대고, 2시간마다 직접가서 갱신을 해줘야한다길래 뭐 이리 번거로와. 했다. 결국 우리 방식으로 구글에 lot을 찾아서 주차했다. 코인 주차는 진짜 별로인 거 같다. 뭐 공원같은데에 주차하는 거 아니면 웬만하면 비싸더라도 주차장에 주차하세여. 안전하고 찾기 쉬운게 와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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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운을 둘러보다가 coop 겸 책방에서 조금 구경을 하고 평생의 잠옷이 될 (?) 하버드 티도 하나 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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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do라는 식당에서 아침을 다 먹고
따로 신청해서 하버드 투어를 하려고 마음먹지 않았기 때문에
관광객 무리들을 몰래 따라 귀동냥을 하며 하버드를 걷는다.

좋은 날씨 따라 발가는 데로 걷는데,
중국인 관광객들, 특히 중국 학생들 연수온것같아 보이는 무리가 많다.
고개 돌리면 책이나 프린트를 보며 뭔가를 중얼중얼하며 외는 학생들 있어서
하버드 캠퍼스 라이프 동경 또 시작.
아빠는 우는 척 하시며 '하버드에 자식 보내서 만나러 오지 못해 관광이나 오다니 흑흑' 연기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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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하버드 투어는 역과 가까운 하버드 야드, 존 하버드 동상을 마주하면서 부터 시작한다.
중국 아이들 줄서서 사진찍으려는 존 하버드 동상
발을 만지면 하버드에 오게된다? 공부를 잘하게 된다? 는 미신이 잇어서 신발 앞코가 금빛으로 반들반들거린다.
나는 멀리서 만지는 척하며 셀카만 찍고 떠난다 흑
나도 어렸을 떄 왔으면 줄서서 신발 만졌을 텐데.. 이미 늦었다.. 다니고 싶다 하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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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내 주는 날씨!
여행때마다 날씨운은 정말 최고다.

전체 캠퍼스 내부에서 저 멀리 강건너를 보지는 않았지만
하버드는 정말 하나의 마을 같아서 살기에 좋아보였다.
우리도 산책하듯 천천히 걸어다니면서
조금 덥거나 다리가 아프면 널려있는 벤치에서 쉬기도 하며 여유를 즐겼다.

지도는 조금 내려놓고 어디로 가야할지 모를때는 투어 무리들을 뒤따르기도 하고, 이게 어떤 건물일지 모를때는 도둑 강의도 듣고.
(중국어로 말거는 사람을 마주치기도 했다. 대답은 걍 뿌!! 한궈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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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드너 도서관을 향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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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것이 기부로 만들어진 하버드.
이 성당인지 hall 인지도 앞에 누구의 기부로 만들어졌는지가 써있다.
심지어 잔디의 벤치와 나무에도 다 기부자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이 성당은 밖에서 봤을때 스테인드글라스가 너무 이뻐서 들어가고 싶었으나 출입금지라서 앞에서만 보고 잔디에 앉아 쉬었다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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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이 없기에 그늘도 없고 어딜가든 햇빛을 100프로 받게 되니까
탈 수 밖에 없는 날이었다.

어느 쪽으로 가볼까~ 하다가
하버드 사이언스 플라자 를 지나 피바디 전시를 한다고 써있는 곳에 가기로 했다.

하버드 자연사 박물관과 피바디 뮤지엄이 붙어 있기 때문에 자연사 박물관 쪽을 향해 이동한다.
그치만 피바디 뮤지엄은 우리 예상보다 입장료가 비싸서 (1인당 12불)
힝 앞에서만 조금 기웃기웃 하다가 그냥 안보고 쉬기로 했다.
목각으로 만든 공예품과 마야문명을 좋아하는 우리 가족 (-동생은 아님) 모두가 기대하며 왔는데 솔직히 지금 생각하면 봤을걸... 하고 후회된다.
심지어 박물관에 사람이 한명도 없었다. 진짜 한명도. 우리가 그 날의 첫 손님이었을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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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바디 전시를 보러 열띠미 걸어갔으나 결국 안보기로 하니
약간 목표가 사라진 느낌 플러스 힘들기도 해서
zoology dept 앞에서 쉬기로 했다.
여기서 공부하고 연구하는 사람들은 바로 앞에 나오면 잔디가 깔릴 쉴공간이 있다는 것에 또 한번 부러워하며 앉아서 무수한 다람쥐들을 구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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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셉: 자식이 유학하는 대학이 어떤지 탐방해 오러 온 부모님
이 컨셉 사실이어뜨면....
실제: 엄친딸들의 하버드 로스쿨 입학 이야기 ^0^!!!!!! 쒸익쒸익 비교하지 말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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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 투어를 하지 않아서 도서관을 들어가보거나 학식을 먹어보거나 하진 못했지만
그래도 충분히 하버드에서의 생활이 어떨지 엿보는 기회를 가졌다고 생각한다.
이미 대학교에 다 가버리렸기 때문에 희망이 없달까 그래서 엄청 기대되는 공간은 아니었나부다.

어떤 여행사를 끼고 가는 패키지 여행이 아니기 때문에
우리가 방문하는 공간에 대한 이해도가 많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더 알고싶고, 더 알려주고 싶기 때문에 미리 공부를 해가기도 하고, 현지에서 최대한 알아보려고 이것저것 읽기도 하지만 모든 것을 알고 있는 사람이 설명해주는 것에 비하면 너무 얕은 지식이다.
아쉽지만 어쩌겠어!
자유여행의 어쩔 수 없는 단점이라고 생각하고 받아들이기로 하며
대신 아무것도 모르는 백지상태에서 그 장소에 대해 가족 4명이 각자의 상상력을 발휘해본다.

  • 2017년 7월 31일 (1)보스턴 하루 구경, 하버드 탐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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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piggypet님 ~ ㅎㅎ 제 이벤트에 piljae님께서 추천을 해주셨네요... 여행기를 잘 담아주신듯...
좋은 여행 포스팅 많이 부탁드려요~

와감사합니다 !!!! 앞으로 더 열심히 써야겠네용😆😆

중학생 때 하버드대 근처에서 1년 살았었는데, 그 때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네요ㅎㅎ 낯익은 사진들도 보이구요~ 좋은 밤 보내세요^^

와! 이 근처에서 사셨다니 어쩌면 조금은 동기부여가 되지 않았을까요? 댓글 감사해요 😊

대학교가 도시 수준이네요~~ 정말 보기만 해도 부럽~
컨셉 잡을 만 하네요 ^^
관광버스로 대학교로 관광을 ㅋㅋ 첨 알았네요 ^^

걸어서 하는 투어도 있고, 투어자체가 종류가 다양해보였어요!

ㅎㅎㅎㅎ 쒸익쒸익 비교하지 말자는 글이 너무 재밌어요 :)!! 하버드 투어와 기념품샵 저도 왜이렇게 가보고 싶은지 모르겠네요 :)

ㅋㅋㅋ자식들을 누군가와 비교하는 건 금지해야돼요!! ㅋㅋㅋ 재밋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피기펫님 말처럼 하버드는 말그대로 유니버'시티'군요
다른거에 신경쓰지 말고 연구에만 신경쓰라는 깊은 뜻에 무릎을 탁치고 갑니다
이 와중에 피바디 뮤지엄을 순간 잘못 봐서 피바다 뮤지엄으로 본 나레기...'ㅂ';;;
재밌게 잘봤어요^^

정말 도시에여! ㅋㅋㅋㅋㅋ 피바디넘나 피바다 느낌.. 무시무시...
연구만 하라고 이렇게 지원해주는 것도 복이죠! 재미있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저도 조금만 더 공부했으면 하버드에 갈 수 있었을텐데!!
(그 조금의 기준은 그냥 넘어가는걸로..ㅎㅎ)

못해서 안간게 아니아 안해서 안간건데...ㅋㅋㅋㅋ

^^ 즐거운 스티밋!!!

짱짱맨이 오셨다 가셨네요👍👍👍

와 사진이 많아서 재미있게 읽었어요. 그리고 참 효녀이신듯! voting 하고 가요~

제가 주도하는 여행은 아니지만 (물론 비용도^^..) 효녀라는 칭찬은 달게 받을게요! 보팅 감사합니다 😊

하핳.. 하버드라니..
아이비리그에 너무 입성하고싶었던 철없던 저는
대리만족을 하기위하여 예일대학의 후드티를 구해서 아직도 입고다닌답니다..하하핳ㅎㅎㅎ더랒덜쟈ㅓㅎㅇ나ㅣㅍㄴㅇ프;ㅏㅣ(이불킥)

여전히 아이비리그 대학 이름 써있는 옷들은 뭔가 예뻐보여요....

이유가없어요.
그냥 예뻐요...(부정할수없는현실)ㅎㅎ

하버드! 내년엔 애만 보내보려고 하는데 이렇게 간접적으로 볼수 있어서 좋았어요. 오리지날 하버드 후드티 갖는걸로 저는 만족하려고요 ㅋㅋㅋ

아이가 다녀와서 뭔가 목표의식이 생길거라 믿어요! 전 그랬거든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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