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드스톤의 느끼는 산사 이야기) 남원 실상사 입구의 돌장승을 보면서

in #kr-travel5 years ago (edited)

냇가를 지나자 말자 바로 입구 좌우편에 돌장승이 둘 서 있다. 원래는 넷이었는데 둘만 남았다고 한다. 절입구에 돌장승이라 참 재미있는 배치다. 원래 장승이란 마을 어귀에 세워 나쁜 기운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다. 그런데 왜 절 앞에 세워 놓았을까 ? 절이란 원래 부처님이 계신 곳이기 때문에 장승정도가 막을 수 있는 나쁜 기운이란 근처에 얼씬도 하기 어렵다고 해야 옳을 것이다.

석장승을 세워 놓은 것은 아마도 우리의 전통 신앙이 불교에 접목되는 것을 보여주는 것 아닌가 생각해 보았다. 이제까지 여기저기 다니면서 절앞에 장승을 세워놓은 것을 거의 보지 못한 것 같다. 전통신앙이 불교에 접합한 것으로 그저 삼성각의 산신이나 독성 정도를 생각해 보았는데 석장승은 나의 기존 생각을 뛰어 넘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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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승의 모습을 자세히 살펴보았다. 장승의 모습이 마치 제주 돌하르방과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원래 나무 장승은 천하대장군과 지하여장군의 모습을 하고 있는데 그 모습은 제주 돌하르방과 많이 다르다. 그런데 실상사 앞의 석장승은 돌하르방과 비슷하다. 특히 모자는 거의 비슷하다. 얼굴은 매우 특징적이다. 둘다 모두 퉁방울 만한 눈을 가지고 있고 코도 크다. 전체적으로 우락부락해 보이는 것이 서양사람들의 모습인 것 같다. 절앞에 있다고 해서 금강역사의 모습같지는 않았다. 코도 크게 만들었다. 마치 메부리코 같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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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용을 형상화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런데 처용은 신라의 설화이고 이곳 실상사는 지리산을 반대로 넘어 있는 곳이다. 하기야 실상사도 통일신라시대에 만들어졌으니 이곳에 신라의 설화가 영향을 미쳤을 수도 있을 것이다.

여하튼 제주도의 돌하루방과 서양사람의 얼굴을 한 석장승은 그냥 지나갈 수 없는 수수께끼같은 존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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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돌하루방 같네요^^

I see temple buildings all over the world always using the statue as the entrance or the icon of the gate. This similarity is interesting, but I have not found any specific research on this entrance. In Indonesia, like that, every temple also has a gate and is very unique statue art. Great post abaout your culture @oldstone. :)

표정이 참 복잡하군요

하루마무리 잘하세요~~

장승의 모습이 불상을 닮았네요.
이마에 백호로 보이는 돌기가 솟아 있는 모습도 그렇고

실상사는 저도 가본 곳인데 돌장승을 봤었는지 기억이 가물가물 하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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