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 팔아먹으러 간다

in #kr-travel6 years ago (edited)

안녕하세요~ bookkeeper 예요.
우리는 오늘 Clark이라는 곳으로 무작정 차를 몰고 왔어요. 오는 길에 숙소 예약도 하구요. 저희 부부가 원래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의 멕시코나 이탈리아 친구들같이 계획을 잘 못세워요. 그저 귀찮아서ㅋ

클락은 골프 여행객들이 선호하는 관광지이자, 경제 특구로 지정된 자유무역항이라 면세점 등 쇼핑시설이 아주 많고, 한인 타운이 특히 더 발달한 지역이에요.

나름 계획 도시라 굉장히 깨끗하고 정렬 된 것이, 올 때마다 느끼지만 여기서 한적하게 살고싶다... 라는 거에요. 고산지대에 속해 날씨도 선선하고 공기도 좋거든요. 신랑이 처음 사업을 시작할 때 원래 이곳에 사무실을 열까도 고민할만큼요. 근데 사람을 구하기 힘들다는 이유로 닭장같은 마닐라 빌딩숲의 한 가지에 사무실을 열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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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공군 뭐시기 하는 공원인데, 월남전 참전 헬기를 비롯한 필리핀의 전투기가 전시되어 있어요. 우리 둘째가 두시간 넘게 쫓아다니며 놀았어요. 마닐라에서는 하기 힘든 도심 속 야외놀이인 셈이에요. 우리가 사는 콘도을 벗어나면 이렇게 야외에서 뛰어다닐 만한 곳도 없고 더워서ㅜ 그러다간 코피라도 쏟을거에요 아마.

우리 둘째는 여기서 태어나 자랐는데, 한국말을 잘 못해요ㅜ. 어디가서 말하기 좀 부끄러운데... 그래도 어쩔 수 없는 상황 때문이라 아이를 이해 하면서도 이애를 어쩌면 좋나... 싶어요.

태어나서 18개월동안은 제가 키웠어요. 큰 애를 따라다니느라, 이제는 됐다 싶어 18개월 되는 때에, 하루 세시간 유치원을 보냈구요. 집과 학교가 좀 멀어서, 그리고 기사를 아예 내 보내고 제가 운전하면서 둘째를 집에 데리고 와서 밥을 먹이고 한 두시간 놀아주다가, 나가서 또 첫째 픽업하고 첫째 학원 돌다 보면 보통은 집에 4-5시에 들어오는데 그때까지 아이는 보통 친구 집에 가서 놀아요. 얼마전 포스팅 했던 제 베프의 집에서요. 그 아들이 둘째와 베프라... 이 포스팅을 보시면 이해하실 듯 그 집 아이들이 아빠가 미국 국적을 가진 Filipino Japanese라 영어만 하니 그 집에서는 영어만 쓰게 되고, 상대적으로 그 집에서 친구와 보내는 시간도 많아지고, 아무리 저나 남편이 한국말을 한다고 해도, 갓 말을 시작하는 아이가 받아 들이기에 영어가 더 쉬웠는지, 우리 둘째는 어느새 외쿡에 사는 이민 2세의 한국어 수준의 말을 하는, 교포같이 되었답니다ㅜㅜ 그래도 잘 모르겠어요. 다른 집 아이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말을 잘하고 영어를 더 못하는데 우리 둘째는 왜 그런지 모르겠어요 참...

어디 내놓기 참 부끄럽지만... 저나 우리 신랑은 그냥 이뻐죽겠습니다. 오늘 하루종일 우리 둘째 때문에 얼마나 웃었는지 모르겠어요.

차를 타고 하염없이 가는데 도무지 알 길이 없는 아이가 아빠에게,

“아빠~ where are we going?”

아재 개그를 하는 우리신랑이, 우리딸이 기겁을 하는 대답을 합니다.

“니 팔아먹으러 간다.”

그랬더니 우리 둘째가 더 궁금한 표정으로

“Where is Para~~?” ㅋㅋㅋㅋㅋ

공원에서 한참 사진 찍고 하는데 갑자기 후두둑 비가 떨어지기 시작하는 겁니다. 공원이 워낙에 넓고, 하필 주차를 멀리 해 놓은 탓에 전부다 전력질주를 하며 뛰는데, 둘째는 아빠가 안고 있는 힘껏 뛰고 있는데, 그런 아빠가 안쓰러웠는지 한마디 합니다.

“You can do it 아빠~~!”

우리는 뛰다가 배꼽 빠지게 웃었어요, 너무 사랑스러워서요.

제가 운전을 하는데도 운전할 때마다 벌벌 떨어요. 그래서 신랑이 고속도로 운전을 해야 한다며 저에게 운전대를 맡겨서 세시간 고속도로 운전을 하고 왔는데 간이 한 1/5로 쪼그라든거 같아요ㅜ

신랑과 적절한 음주를 하며 간을 좀 부풀려야 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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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불금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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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추는 자태가 참 곱네요! 따님이신가요?
북키퍼님 늘씬하신 건 알고 있고. :)
아이들이 건강하고 해맑게 자라주면 정말 고맙죠.

춤추는 자태라 하시니 듣기가 좋아요^^ 우리 딸이에요 열세살... 어딜 가면 항상 발레포즈로 찍어요. 감사해요 브리님^^

부활절주라고 다들 놀러가는데 저희 가족만 방콕인것 같아 서글프네요.
부디 팔지말고 아드님 잘 챙겨오시길~~

나가보면 집이 최고지요. 한국 다녀오셔서 다른 맘을 안 내신듯요^^ 우리 아들 어디 가서 팔아도 안 팔리지 싶어 우리가 데리고 있을랍니다^^ 에드워드님도 즐거운 연휴 보내세요~

아이의 예상하지 못한 행동들이 큰 읏음으로 다가오기도 하는거 같아요 ^^

네 맞아요... 예상치 못한 기쁨

너무 귀여워요!!! 파라을 찾다니 ㅎㅎㅎㅎ
전 지금 세부인데, 홀리위크다보니 호텔에 있거나, 한식당에서 밥을 먹고 있어요.
클락이라는 곳을 들어는 봤는데, 세부말고는 다녀본 적이 없어서 .... ㅎ 궁금한 곳입니다~^^
즐거운 여행 하세요! : )

같은 하늘 아래 있군요! 저는 필리핀 온지 오래됐는데 어찌 하다보니 세부는 한 번도 못가봤어요. 그곳에서 즐거운 여행하세요^^

한참 쫑알쫑알 이쁠때네요. 뭘 해도 이쁘죠! ㅎㅎㅎㅎㅎ
우리 애 둘도 한국말 잘 못해요. 어디 내 놓기 부끄럽죠. 글쓰기는 완전 못하고요. 그래도 집에서 꾸준하게 한국말을 쓰도록 했더니 한국말 자체에 대한 불편함은 없는 듯해요. 그래도 지들은 영어가 훨씬 편하죠. 가끔 주변에 엄마는 한국말로 말하고 아이는 영어로 대답하는 걸 보면 신기하긴 하대요. ㅋㅋㅋ 우리집은 엄마가 영어를 못해서 못 알아들음 ㅋㅋㅋㅋ

거기서도 그렇군요ㅜ 토요일마다 한글학교에 보내서 쓰고 읽기는 하는데 읽으면서 무슨 말인지 몰라요ㅜㅜㅜ 걱정이 많이 되는데ㅜㅜ 이뻐서 그냥 넘어가요. 맞아요 한참 쫑알쫑알 너무너무 이쁘답니다

아구 웨얼 이즈 팔아 :) ㅎㅎㅎ 넘 귀여운거 아닙니까 ㅎㅎㅎㅎㅎ 넘 아름다운 사진들이에요:)
제 아이는 지금 만 세살인데 영어권에 있어서 그런지 영어를 더 많이 해요. 아무래도 유치원 가면 더하겠지만 환경을 무시 못할것 같아요.

맞아요 환경이 그러하니 아이에게 뭐라할 수도 없네요. 유치원도 외국 유치원을 보내고 학교도 한국인이 적은 데를 보내니 더한듯. 좀 더 시간이 지나고 저희가 저 노력해야 할 듯요ㅜ

첫째가 많이 크네요~~
키퍼님 나이가 저랑 비슷하겠구나 생각했는데
큰 누님뻘이될 것 같네요 ㅎㅎㅎ

열세살이에요 ㅎㅎ 큰누님뻘 ㅜㅜ 갑자기 민증 까고싶어지는 댓글입니다 ㅎㅎ

한국말을 잘 못해서 속상하시겠어요ㅠ차츰 괜찮아 질거라고 위로해봅니다 ㅎㅎㅎ아이들은 어디로 튈지 모르는 통통튀는 매력을 가진거 같아요 ㅎㅎㅎ 웨얼이스 파라 넘 귀엽네요 ㅋㅋㅋ

차츰 나아져야 하는데 흠... 나아지겠죠?

씩씩하게 걸어다니는 둘째꼬맹이가 웨얼이즈파라~ 라고 말하는 모습을 떠올리니 저도 엄마미소 지어집니다^^ 자꾸 한국말 듣다보면 아이도 한국어 늘지않을까여~ 한국 원어민(엄마아빠)과 같이 사니까 넘 걱정 안하셔도 되지않을까 싶지만..... 제가 저희아이 영어걱정을 하는 것처럼 북키퍼님 마음도 그럴거 같습니다^^ 그리고 저도 초보운전이라 운전할때면 매번 간이 쪼그라들고있어요 자주해야는다는데 할때마다 너무 긴장돼요ㅋㅋㅋ

씩씩해도 너무 씩씩합니다 ㅎㅎ 조금 더 크면 필요성을 느끼게 되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운전은 할 때마다 힘들어요..

ㅋㅋㅋ즐거운 나들이네요>ㅁ<!!ㅋㅋ 둘째도 귀여워요~애들은 노는 친구를 기준으로 언어가 늘더라구요!ㅋㅋ주변에 한국말하는 친구가 생기길 바래봅니다!ㅋㅋ

여기는 엄마가 데리고 돌아다니지 않으면 친구를 만들 수 없는 그런 시스템이에요. 어이 혼자 마음대로 다닐 수 없어서 엄마가 데리고 오고 가고... 큰애 때는 제가 친구들 엄마랑 많이 어울려서 큰애는 그나마 한국인 친구가 있는데 둘째는 제가 그러질 못해서ㅜ 제 탓이 커요

아이고; 엄마를 반드시 동행해야만한다니;친구만드는 것도 참 힘드네요; 나중에 한국오면 그때 배우면 되죠:) 애들은 금새 익히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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