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습작] 장바구니의 중고 시집

in #kr-pen7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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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바구니의 중고 시집

중고 서점에 들렀다
가지런하다

손을 뻗어
오천원짜리 시집을 담고
중고책을 담고
기름덩어리만 나왔던
60년대 잘팔렸던 오십원짜리 갈비를 생각하며

사상(思想)은 백 배의 허풍이 된 것이냐
쓰다버린 감정은 값싼 것이냐

천원에 사고 팔 수 있는 세상은 얼마나 간편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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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읽고 천 얼마에 샀던 책이 생각이 나네요. 왜인지 사놓고 손이 안가서 그 책이 누구의 책이었는지조차 기억이 안나요. 간편하게 사서 만족은 했지만, 무언가를 사고 싶은 마음에 값싸게 사버린 그때 그 책에게 미안하네요. 시 잘 읽었습니다.. 팔로우 하고 가겠습니다^^

책은 어딘가에 잠자고 있더라도 언젠가 빛을 볼 운명입니다. 찬찬히 잘 읽힐 수 있다면 책에게 너무 미안해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사상과 감정을 담은 책 값이 싸다고 해서, 사상과 감정마저 값싼 것은 아니겠지요. 누군가 잘 읽어주면 괜찮을 것 같습니다. 좋은 댓글 감사합니다.

어느 결에 없어진 동네 중고서점을 떠올려 보았습니다. 펴본 흔적도 없이 중고책으로 나와 반값도 못 받고 되팔리는 책들을 보며 책을 사서 이렇게 파는 사람의 허영을 생각했었는데요, 욕심 가득 부려가며, 이런 저런 이유 달아가며 사놓은 책 중 펴보지도 않고 지금 서가에 꽂혀있는 여러 책을 보며 나 역시 그렇게 되었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책을 살 때 가장 큰 욕심은 그 책을 소유하므로써 그 책 속의 사고, 사상, 철학이 모두 내 소유가 될 거라는 것이 겠죠. 조용히 반성해 보고 갑니다.

저도 책에 관해서는 지적 허영이 있다보니 책을 마구마구 수집하곤 합니다.

책을 살 때 가장 큰 욕심은 그 책을 소유하므로써 그 책 속의 사고, 사상, 철학이 모두 내 소유가 될 거라는 것이겠죠.

저도 종종 반성합니다. 하지만 언젠가는 각자의 소유가 될 것이라 믿고, 스스로의 삶이 조금 더 자랐을 때에 펼쳐보기를 희망합니다. 반성과 희망을 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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