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덴스의 그림책 -'화'를 슬기롭게 다루는 법

in #kr-pen6 years ago (edited)

지난 그림책의 댓글 흥행의 여세를 몰아 '화'에 대해 좀더 이야기 해 보자.
(기껏 불붙었는데 꺼버리기엔 너무 아깝잖아. 그래 아까워.. 좀더 태워보자... 탈거야. 탈거야. 타겠지... 그럼...)

우리나라 사람들은 어릴 때부터 화는 나쁜 것이므로 착한 아이가 되려면 화는 참아야 하는 것이라는 교육을 받으면서 자라왔다. 그렇게 참고 참고 또 참지 화는 내내나~~(만화 캔디의 주제가를 연상 해보았다. 쓸데없이...) 하다보니 급기야는 지구상에서 대한민국에만 있다는 '화병'을 국제 정신의학용어에까지 등제시키는 쾌거를 이루어내고야 말았다.

그렇다면 우리가 배워왔던 '화는 나쁜 것이다'의 명제는 진짜 옳은 것일까?
만약 세상에 '화'가 없다면 어떻게 될까?
홀릭님이 소개해준 초록색책에서
어떤 순간이든 필요하지 않은 순간이 없는 것처럼
이세상에 필요하지 않은 것은 어떤 것도 없다고 했다. 쓸데없다고 생각하는 먼지 마저도 그들이 없다면 우리는 노을을 볼 수없다고 했다.

그러면
'화'가 우리에게 필요한 것일까?

왜 우리는 '화'가 나쁜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었고, 나아가 그렇다고 가르치고 있는 것일까?

이런 질문에 답을 하기 위해 오늘의 그림책 <화가 나는 건 당연해>를 열어볼 것이다.

이 책에 따르면
우리가 운동경기를 하는데 우리팀이 지고 있으면 '화'가 난다고 한다. 그런데 이 때 생겨나는 '화'라는 에너지 때문에 우리는 좀더 열심히 하려고 노력하게 된다. 또 마음속에 불처럼 확 타오르는 '화'라는 놈은 하기 어려운 이야기도 솔직하게 말하게 하는 용기를 만들어 내기때문에 의외로 어려운 문제를 쉽게 해결하게 만들어 주기도 한다.

아... 그럼 화가 좋은 거잖아..그런데 왜 우리는 화가 나쁜 것이라고만 할까?

화가 나면 우리는 물건을 마구 집어 던져서 망가뜨리거나, 함부로 말을 해서 사람들에게 피해를 입힌다. 물질적 피해만 입히면 그나마 괜찮은데.. 우리는 화가나면 세치 혀를 함부로 놀려서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에 지울 수없는 스크레치를 내기도 한다.

그래... 그것이 문제이다 . ** 이건 '화가 난다'의 의미와는 다른 것이다. 단순히 '화'가 문제가 아니라 그 '화'를 표현하는 방법의 문제인 것이다** .

'화'라는 것은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에너지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화를 나쁘다 좋다 라고 평가할 필요는없다. '화'는 그냥 '화'인 것이다.
불교의 교리 대로라면 '알아차림'이라 할 것이다.
인간의 에너지인 '화'를 잘 이해하고 적절하게 표현하는 방법이 이 책에 잘 안내되어 있다.

그리고 우리가 '화'를 다루는데 있어 중요한 시작은 표현이다.
아이입에서

"엄마가 말하는 것을 들으니까 화가나요.(속상해요)" - 시무룩한 목소리로
가 자연스럽게 나올 수 있도록 하자.

그러기 위해서는 부모가 먼저

(화난 목소리로) "너 또 우는 거야!"

대신에

"찬승이가 막 우니까 아빠는 어떻게 해 줘야할지를 모르겠구나"
"찬승이가 형한테 지기만 하니까 화가 많이 나나 보구나."

라는 말을 자연스럽게 표현하자. 부모가 표현을 하면 아이들은 따라한다 백퍼센트.

(아 이게 아닌데.. 갑자기 사족이 생겨버린 기분...)

다시 책으로 돌아와서

이 책에서는 아이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화가 났을 때 일어날 수 있는 상황과 그것을 잘 해결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조목조목 이야기를 해주고 있다. (물론 어른이 이해하기도 쉽다.)

큰 챕터는 다음과 같다.

화가 나는 건 당연해!
화는 약이 될 수도 있어.
무엇이 너를 화나게 하는 걸까?
화가 나면 어떤 기분이 들까?
화는 꼭 풀어야 하는 걸까?
너는 무엇을 할지 '선택'할 수 있어.
화가 나거든 그렇다고 말해!
화가 날 땐 이렇게 해 봐!
아무리 화가 나도 이렇게 하는 건 곤란해!
화가 났니? 이런 방법도 괜찮아!
어른들의 도움을 받는 것도 좋은 방법이야!
괜찮아, 하느님께 다 털어놔.
'너' 때문에 화가 났다고?
다른 사람을 용서하고 너를 용서해!

이 그림책이 화가나는 감정을 다룬 책들 중에 단연 돋보이는 부분은 '화'가 난 내 감정을 들여다 보고, 나 때문에 화가난 상대방의 감정을 들여다 보고, 기타 좋은 것들을 다하고 나서 ,,, 그리고나서...
나를 용서하는 부분이다. 상대방이 나 때문에 화가났음을 이해하고 나면 죄책감이들고 이건 당연한 순서이지만 이대로 두면 나의 자존감은 땅속으로 가라앉는다. 이 책은 미안하다고 말하고난 후 굴러떨어지는나의 자존감도 다루어준다.

화가 난 나머지, 다른 사람을 슬프게 하거나 물건을 망가뜨렸다면
이렇게 말해. "미안해요." 그리고 다시는 안 그러기로 네 자신과 약속해.
그리고 네 자신을 용서하는 거야.

화가 났다고 해서 너와 그 사람이 서로 사랑하지 않는 것은 아니야.
먼저 "사랑해요."라고 말을 해 봐. 그런 다음에 화가 난 이유에 대해서 서로 이야기를 나누도록 해.


사실 나는 이 책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나는 재미나는, 신나는, 맘껏 낄낄거릴 수 있는 그런 책을 원하는데 이 그림책은 뭐라고 해야하나... 그래... 너무 선생님같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이 책을 소개하는 이유는 지난 그림책 '나 화났어'를 소개하고 스티미언들과 댓글놀이를 하면서 맘속에 작은 소명이 생겨났기 때문이다. 그건 나나 다른 어른들이 '화'를 다루는데 아직 너무나도 미숙하다는 것이다. 찬찬히 생각해보니 그건 우리에게 이루어진 교육 때문이었고 우리에게 그것은 일종의 전통이자 미덕이기도 한 것이었다. (앞에서도 말 한 것처럼 우리는 '화병'이라는 병명을 정신의학용어에 등재 시켜버리는 민족 아니던가!) 우리가 좀더 친절하고 꼼꼼하게 화에 대처하는 법을 배워야 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 이 책을 같이 읽고 싶었다.

음 ... 나의 유치한 재미 타령만 잠시 미뤄둔다면
이 책만큼 '화'라는 감정을 조망하고, 타이르고, 다스리고, 승화에 이르는 길을 친절하게 안내하는 책은 당분간 없을 것이라고 믿는다.(그래야...할 터인데..그럴 것... 이...다.)

아이에게 감정을 다스리는 법을 시범보이고 싶은 부모님
내가 분노조절 장애는 아닌가 남몰래 걱정하는 어른
'화'는 어떻게 처리하는 가? 그 매뉴얼이 궁금한 어른

에게 권합니다.

같이 읽어 봅시다!

<화가 나는 건 당연해> 미셀린느 먼디 글, R.W. 앨리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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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도 나의 소중한 감정이죠.... 하지만 현실은 '난 화내는 나한테 너무 화가 나!!!' 가 됩니다. 어쩌죠?? 이 책을 읽어야겠군요... 오늘도 좋은 하루 되시길~!!

화요일에 그림책 드림 이벤트가 있습니다.
(소근소근)

이런 책도 있군요. 정말 어른이라고 생각하기엔... 배울게 참 많네요.

네 이런 책도 있습니다. ~~
몽이님께도 추천드려요 ^^
다음주 화요일에 책드림 이벤트를 신청해보는 것은 어떠세요? ㅎㅎ

좋은 하루 보내세요.
축복합니다.^^

구입해서 아이랑 남편이랑 같이 봐야 할 것 같아요.
좋은 책 알려주셔서 감사해요.

ㅎㅎ 그림책드림 이벤트는 화요일에 계속됩니다. (소근소근)

좋은 이야기네요.
우리는 '화'자체에 대해서 잘못접근하고 있는데, 그걸 또 당연하게 생각하는 것 같아요.
아이들에게 잘 가르치려면 내가 먼저 잘 아는 게 필요하겠네요. ^^

도움이 되셨다니 매우 기쁩니다. ^^

화를 표현하는 방법은 다양한 것 같아요.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거나 물건을 망가뜨리는 것은 나쁘지만 마냥 말로만 표현하는 것도 적절하지 않을때가 있어요. 화가 난 것도 소통의 정도를 맞추는 거라..참 어렵더라구요.
저는 주로 화가 나면 화가 난 상황이나 감정을 말로 표현하는 편인데 그랬더니 꼬맹이의 반응이 이렇더라구요. "엄마 기분이 나빠요? " 이렇게요. 하하하....사실 기분이 나쁜건 맞죠. 근데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더라구요.
반대로 동생은 감정적인 사람에 속하는데 오히려 화가 나면 감정 표현을 격하게 하는게 맞다고 제 꼬맹이한테 알려주더라구요. 으...나 화났어. 이렇게 표현하라고..
참 어려워요. 정답이 없는 것 같아요.
정말 화가 나는 건 당연한 건데...

아..
질문이 있어요.

주로 화가나면 화가난 상황이나 감정을 말로 표현하는 편

일때 예를 들어서 " " 로 좀 알려주세요.
궁금해요~ ㅎㅎ

루덴스님의 댓글 요청을 받아 적다보니 내용이 길어저 포스팅을 했어요.
육아. 대충 숙제로 아이와 밀당
https://steemit.com/kr/@ohnamu/3aewdf

쓰고 나니 저 쪼잔하고 유치해요. 제가 기억하는 얘기이니 더 과하게 집요하게 얘기했겠지만 전 기억이 안나는 걸로~~ 휘리릭.

네 읽으러 갑니다. ~~

화는 에너지였군요. 좋은 쪽으로 쓸 수 있는 것을 우리가 표현을 잘못하여 상대방 뿐 아니라 우리 스스로에게도 상처와 긁어 부스럼을 만드는 것이었어요. 나름 마음의 여유가 깃들어 화를 바로바로 내지는 않게 되었는데 '나는 이래 이래서 화가 났어. 너를 아끼기 때문에 말하는거야' 라는 식으로 얘기해도 '아 됐고.' 하거나 '안물안궁' 하는 경우에는 오히려 화가 두배로 치민다는^^ 그나저나 엄마코끼리는 어떻게 되었는지..

'아 됐고', '안물안궁'에 등장하는 인물은 누구신지요??
가까운 사이에 화가 났다는 것은 서운하다는 뜻일 경우가 많은데..

그나 저나 '안물안궁'은 누구일까???

메가님 이벤트를 오늘 따라합니다. 1일 1추천 ㅍㅎㅎ

<사랑하는 사람이 화가 났을 때> -https://steemit.com/kr/@ludense1/1

어릴 때부터 '화'를 표현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드네요~그리고 중간에 부모님이 먼저 얘기 하면 좋다는 조언이 와 닿았어요. 정말 경험에서 우러나 온 조언 같아서 아이는 없지만 공감했어요~ 아이들은 항상 부모를 따라하고 배우니까요..

ㅋㅎㅎㅎㅎ
중이 제머리 못깍는 다는 말이 괜히 있는게 아이더라구요.
메가님 말씀을 빌리면..

말로는 <승천>이라도 한다구.
ㅎㅎ

지금도 다스려 지지 않는 화를 .... OTL 오히려 아이에게 배우는처지입니다.

오후..
아내분을 닮은 현명한 따님이 계서서 참 다행입니다.
얀카님~~
축복받으셨어요 ㅎㅎㅎ

맞아요 육아서를 봐도 표현하라고 하더라구요
늘 읽으면 몇일간 써먹다가 또 까먹네요~ 오늘 루덴스님 글 읽었으니 주말까지는 잘 해보는 걸루요 ^^

ㅎㅎㅎㅎ 헤스티아님 반갑습니다. ~!!
스티미언들이 스스로 자신의 덧신을 뜨개질 해서 신어버리는 그날까지
가. 즈. 앗. (조선생님 스타일)

진지하게 읽어가다 마지막 포스터에 빵 터지네요. 제 머리속의 지우개가 루덴스님을 지우지 못하도록!
아이의 마음 공감해주기, 화를 잘 다루자, 선생님 같은 동화책 화가 나는 건 당연해 적고 갑니다. 루덴스~

ㅎㅎㅎㅎ
포스터에 빵터져 주셔서 감사해요..
몹시 기쁩니다.
후피님이 오늘 아침 저에게 엔돌핀을 선물하셨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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