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넋담수첩] 별을 본다, 외롭지 않으려고.

in #kr-pen5 years ago (edited)


정말 외로웠다.
정말 외롭다고 느꼈는지도 모른다.

앞만 보고 가던 보이저는 외로움을 알았을까.
가기로 한 그곳, 토성은 이미 지나쳤는데.

앞만 보고 가던 보이저가 뒤를 돌아봤을 때,
어떤 느낌이었을까.

가가린보다, 암스트롱보다 더 엄청난 것을 느꼈을까.

효도르가 조이는 암바보다 더 한 음속의 제트기에서도 못 느끼는,
그 조임을 우리 모두가 다 알 수가 있을까. 그 조임도 우리 전부가 느낄 수 없다.

F-16 아무나 못 타자지 않은가. 효도르에게 암바를 다 못 당하듯이.

저 프레임안의 사진에서 점처럼 보이는 곳에서 사는데, 외롭다고 할 수 있을까.

저 점처럼 보이는 곳에서 사니까, 특별하다 할 수 있을까.

보이저가 본 프레임에선 정말 아무것도 아닌 존재이다.
그곳에서 빛을 쏴도, 확인하지 못 할 것이다.
우리는 이미 죽었을테니까.

보이저가 보내온 그 프레임의 점 안에서 온갖 프레임이 난무한다.
보이저가 고개만 까딱 움직여도 찍은 프레임이 엄청날텐데 말이다.

그렇다고, 그 점과 같다고, 나는 아무 것도 아닐 것일까.
보이저가 본 그 점 안에 지구에서 사는, 보이지도 않는 그 점도 아닌 존재일까.

보이저가 보기에는 칼 세이건이 외친 우리, 누구나, 모두 같다.

Every, every, every, every, every, every.
에브리라 외롭다, 그 중의 하나니까.

보이저가 본 그 점에서 점과 같은 우리가 외롭지 않으려면,
우리가 보는 무수한 시선의 선 중의 하나로
보이저를 Something으로 봐야 외롭지 않을까.

우리가 본 별 그 중의 하나로 말이다.

저 먼 곳에 있는 보이저는 효도르에게 암바도 당할 수 없고, F-16도 탈 수 없다.
돌아올 수 없으니.

우리 마음안의 별에는 모두가 반대했던, 뒤를 돌아보자던 칼 세이건의 외침이 있겠지.
그래야 할 것이다. 외롭지 않게, 별을 보려면.

친구들 조카 보고오니 별 생각이 다 드는 밤이다.

내가 본 프레임은 좁지만 넓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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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터널님~ ^^ 제목 보고 완전 깜놀!!! 했습니다~

그렇군요. 외로운 점 하나.

The only home we’ve ever known.

영상 감사히 잘 보았습니다. 완전 울컥 했어요. ^^

글 다 쓰고 나니 제목을 훔쳐오고 싶은 마음이 들더군요 ㅎㅎㅎ
마지막 칼 세이건의 음성은 정말 울컥하죠 ㅎㅎㅎ

저도 제목 보고 멈칫 했네요. ^^;

노린 것은 아니였어요... ㅎㅎㅎ
글 쓰고나니 잭의 외로움이 조금 느껴지는 것 같아서 달아봤는데 이제 보니 아직인 것 같아요.

와 영상의 무한도전과 세종대왕까지~ :D
별을 보시고 많은 생각이 드셨나봐요 !

실제 별은 못 보고 마음속의 별을 찾아 헤맨 것 같아요 ㅎㅎㅎ

창백한 푸른점...
참 좋은데
저걸 보면 허무주의에 빠질 수 있다는 단점이 있지요 ㅎㅎㅎ

맞아요.
저 영상은 볼 때마다 다른 느낌을 주는 것 같아요 ㅎㅎㅎ

주변에 흐릿하지만 점이 존재하지 않을까요..?

제가 빛을 쏴줘야 빛날 수 있을까요...?ㅎㅎㅎ

낯익은 제목입니다.^^
우리 모두 별을 보며 열심히 살잖아요.

별을 보고 산지가 꽤 오래된 것 같아요.
자주 올려다 봐야겠어요 : )

너무 예쁘네요 사진 ^^ 힘내세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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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제목 보고 멈칫... 그런데 내용이 ㅋㅋㅋㅋ 효도르랑 암바까지 나오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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