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시절 인연

in #kr-pen6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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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이상하게 들릴지도 모르지만
나는 '시절 인연'을 믿는다.
사람을 비롯해 장소와 물건과의 만남까지도
꼭 지금인 이유가 있고,
그냥 나와 의미 없이 만난 것은 아닐 거라고.

그래서 나와 닿은 모든 것들에서
좋든 나쁘든 의미를 찾으려고 하고,
이왕이면 타인에게 좋은 의미로 남을 수 있는
사람이 되고자 노력하는 편이다.

물론 그 과정에서 상처를 받기도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보면 언제나 결과는 둘 중 하나였다.

좋은 사람, 좋은 일을 만난 것에 대해 감사하게 되거나
불필요한 사람, 쓸데없는 일로부터
나를 보호할 줄 아는 현명한 사람이 되거나.

분명 두 가지 모두 지금의 나를 깨뜨려
더 나은 내가 되도록 만드는 것이니
모든 경험은 나쁠 것 없다고 생각하며 살아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다만, 결국 누구나 매일 누군가와
상처를 주고받으며 살아간다면
적어도 자신이 누구에게 상처를 줬고,
또 지금도 주고 있는 건 아닌지를 돌아봤으면 좋겠는데
돌아보기는커녕 의식조차 못 하는 사람이 너무도 많다.
그래서 소중한 이를 잃는 사람이 너무도 많다.

사람 마음, 모두가 같을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그때의 그는 그렇게 할 수 밖에 없다는 걸 알면서도
때때로 울컥하게 된다.

언젠가 끼적였듯이
상처는 언제나 온전히
상처받은 사람의 몫이라는 게
가끔은 너무 가혹하다고 느껴지니까.


하지만 이 또한 내 만용이며 과욕이며 무지일 테니...
상념 없이 무사히 밤을 넘기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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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지금 만난 의미가 있다고, 만날 인연이었다고 생각한다면
순간순간에 더 집중하고 좋은 의미를 남기기 위해 살 수 있을 것 같아요! ㅎㅎ
그걸 다른 사람들도 알아주면 상처받을 일이 줄어들 텐데 말이죠..

ㅎㅎ 공감해요 그래퍼님.
그나저나 전 아침에 일어나 다시 글을 읽어보며 '나부터 잘 하자'라고 반성했어요. 괜히 하소연 한 것 같아 부끄럽기만 하네요 ^^;

상처는 온전히 받는 사람 몫이라는 사실이 너무 쓰라립니다.

상처를 주는 이도 마음이 편하지는 않을거라고 생각해 봅니다만...
아닌 경우도 많겠죠? ㅎㅎ

상처준 사람은 보통 잘못한지도 잘 모르죠.
상처받은 사람의 몫이라는 것에 크게 와닿네요.

네, 상처 준 사람도 종종 본인이 상처주었다는 사실에 상처를 받던데..
그런 사람은 많지 않은 것 같아요. ㅎㅎ

'상처는 언제나 온전히 상처받은 사람의 몫'이고
그에 대한 책임은 온전히 상처 준 사람의 몫이겠죠.

저는상처 준 이가 언젠가는 자신이 한 일을 깨닫고 그 사람 나름대로의 책임을 다하리라 믿으면서 되도록 받은 상처에 신경을 안 쓰려 합니다.

잠시 삶을 뒤돌아 보게 하는 글이네요^^
잘 읽었습니다ㅎ

사실 상처 받은 직후에 마음을 정리하는 방법으로는 그만한 방법이 없겠네요. ^^
감상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소한 인연이라고 생각될 수 있는 것도 소중하게 생각하면 소중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이 우주의 어마어마하게 긴시간과 말도 안되게 넓은 공간에서 너무나도 우연히도 만나게 된 것을 인지한다면 말이죠.

그렇죠 로키님? 생각하면 생각할 수록 신비롭고 소중한 인연이 분명한데, 우린 가끔 너무나 쉽게 그걸 잊고 사는 것 같아요.

저도 시절 인연 믿어요. 그래서 주변의 것들에게 의미를 부여하죠.

엔빵님 안녕하셨어요. ㅎㅎ 저도 마구마구 의미부여를 하는 타입이라, 가끔 어떤 것도 부여할 수 없는 인연을 만나면 당황하기도 해요. ㅎ 그러다 굳이 의미가 필요한가... 싶을만큼 지칠때도 있고요. 어떤 것이 인연을 대하는 옳은 방식인지는 모르겠지만(아니 옳은 방식이란 건 없겠지만) 무언가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오도가도 못할 때는 정말 힘든 것 같아요. 뭔가 그 때의 마음은 지금 제 댓글 처럼 혼란하고 또 혼란합니다. ㅎㅎ

'시절 인연'이라는 아름다운 단어를 배작가님 글에서 만나니 참 좋습니다!
배작가님 글을 읽으면 서늘한 도시의 느낌을 많이 받는데
완전히 치우치기 보다 조금은 긴장된 여유로움도 동시에 느껴져 이걸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저의 부족한 표현력이 아쉬울 따름이예요

음.. 습관인지는 모르겠지만 글을 쓸 때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는 걸 경계하는 편이에요.(저의 이야기가 아닌, 글의 화자가 따로 있더라도요.) 혹여 누군가 내 글로 인해 불편해 하면 어쩌나, 상처 받으면 어쩌나 하는 걱정일 수도 있고.. 어느편에도 서지 않음으로써 안전지대에 있고 싶기를 원하는 어중간한 성격 때문인 것 같기도 하고요. 그래서 가끔은 이도저도 아닌, 말하고자 하는 게 불명확한.. 비겁한 글쓰기를 하는 건 아닐까 돌아보곤 합니다. ^^
이건 자기 반성이고, 아마 ddllddll님은 좋은 의미로 댓글을 써주신거라 생각해요.
앞으로 더 좋은 글 보여드릴 수 있게 노력할게요. 감상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

저도 시절인연을 믿습니다. 모든 건 이유가 있을 거라고. 물건이든 사람이든 사건이든.

같은 생각을 갖고 계시다니 참 반갑습니다. ^^

좋은 사람, 좋은 일을 만난 것에 대해 감사하게 되거나
불필요한 사람, 쓸데없는 일로부터
나를 보호할 줄 아는 현명한 사람이 되거나.

좋은 사람, 좋은 일, 불필요한 사람, 쓸데 없는 일을 구분하는 능력도 결국 경험에 의한 것이니 경험은 좋은 것 같습니다. 다만.. 사람을 제 좁은 잣대로 구분해서 좋은 사람이었을 수도 있을 사람을 놓칠 수도 있는 것 같은데... 상처 받고 싶지 않아서 인지, 불편할 것 같은 인연은 더 이상 안 만들게 되는 것 같아요.

맞아요. 저 또한 이 생각들을 만용이라 한 것은 제 그릇 자체가 그리 크지 않기 때문이에요. ㅎㅎ 점점 갈수록 인연만들기에 인색해지면서.. 한편으론 마음이 편한데 이게 맞는 건지 아닌지는 모르겠네요 :)

그렇게 오늘도 인간관계론을 폅니다....(사실 요즘 읽는 속도가 무지 느리다고 한다)

오늘도 큐레이팅 슥-
사진예술 잘 보고갑니다 :D

거북님은 바쁘니까!! 모든 걸 이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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