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친구 John

in #kr-newbie6 years ago (edited)

@kimthewriter 님이 연재중이신 소설, "별을 본다. 외롭지 않으려고."를 아시나요? 혹시 아직 안 읽으셨다면 적어도 6회까지는 읽고 다시 오세요.

스포가 될 수 있습니다 ^^

Screen Shot 2018-03-13 at 2.00.46 PM.png

이 소설을 우연히 발견해서 읽다가 그만 깜짝 놀라고 말았습니다. 소설 속 주인공에게 일어났던 일과 비슷한 일이 제 동료에게 일어났었기 때문입니다.

제 옆자리 동료 John이 어느날 작은 전자 온도계를 들고 왔습니다. 그 온도계에는 외부 온도를 잴 수 있는 긴 probe가 달려 있었지요. 그는 자기 자리에 온도계를 놓고, 큐비클 벽 넘어 제 자리에 probe를 놓고서 매일 아침 제게 "현재 온도를 맞춰보라"고 농담을 하곤 했습니다.

John이 회사를 떠나기로 결정하고나서는 그 온도계를 제자리에 두고 probe를 그의 자리에 놓은 뒤 제가 아침마다 "현재 온도를 맞춰보라"고 농담을 했습니다. 그러다가 John이 쓰러졌지요.

응급실에서 아직 코마에 빠져있는 John을 방문했을 때, 그가 들을 수 있는지도 모르는채 저는, "어서 일어나서 현재 온도를 맞춰보라"고 얘기를 하고 돌아왔었습니다.

방금 John으로부터 전화가 왔습니다. "현재 온도는 화씨 74.9도 아니냐?"고 합니다. 현재 온도는 화씨 75도 였으니 거의 맞췄습니다. 눈물이 납니다. 기도해주셔서 감사합니다.

2012년, John이 깨어났을 때 적은 글입니다. John이 감기에 걸린 것 같은데 운전을 못하겠다며 병원으로 데려다 달라고 해서 병원으로 데려다주고 잠시 있다가 다른 동료와 교대하고 돌아왔는데 그 이후로 1년 가까이 Guillain–Barré syndrome이라는 병으로 쓰러져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기적처럼, 소설처럼 깨어났지요.

오늘 John이 같이 점심을 먹으러 저희 회사를 방문했습니다.
빨간 자동차를 직접 몰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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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께서 사람 인생 하나 구하셨군요.
미국있는 제 친구도,
동료와 단둘이 사무실 늦게 남아있다가
이상한 거동을 보인 동료를 병원에 실어날랐고,
빠른 치료로 뇌졸중? 같은 병을 가볍게 넘길수 있게 했다고 합니다.

주위에 도움이 되는 일을 많이 해야 겠습니다.

제가 한 건 별로 없지요. 말씀하신 친구분이야말로 대단하시네요!

이렇게 또 작품 소개까지 해 주시니 감사합니다. 빨간 자동차가 단순히 취향일지도 모르지만 두 번째 삶을 더 열정적으로 살겠다는 마음의 반영인 것도 같아 반갑네요.

아 빨간 자동차에 대한 작가님의 해석, 좋아요!

어머 정말 이런일이 있군요.
김작가님 소설을 좋아해서 매번 읽는데 댓글 남기신걸 읽은적이 있었어요. 그래도 1년만에 깨어나서 다행입니다.
마지막 빨간 자동차를 직접 몰고서 - 라는 말이 참 기쁘게 다가오네요 ^^

댓글, 감사합니다. 이게 벌써 2012년 일이에요 ^^

와, 왠지 모르게 무지 감동적인 글입니다. 존이 전화걸었다고 했을 때 전율이 일었어요. 잘 됐네요 깨어나서. 정말 소설같은 일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정말 기적같은 일이었어요!

코마상태에서 그 음성을 듣고 힘을 내셧나 봅니다. 응원합니다. !

나중에 이야기 들으니 그때 코마가 아니었대요. 몸은 움직일 수 없는데 소리는 들을 수 있고, 의식도 있었다고...

짱짱맨 보팅하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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