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gazua] 앉으나 서나 똥쌀 때도 소설 생각 (부제: 창의적인 뇌 만들기)

in #kr-gazua6 years ago (edited)

안녕. 난 소설쓰는 책중독자 나하야.
소설 하나 새로 연재하는데 재밌나 모르겠어.
재미 없으면 없다고 달아줘야 알지.

오늘은 새 소설을 어떻게 생각해냈는지(?) 얘기해볼게.
첫 소설을 출판하고 다음 소설을 구상했어.
그냥 일하는 시간 빼고 거의 종일 생각하는 거지.
똥 쌀 때도 생각해.
걸으면서도 생각하고 밥먹으면서도 생각해.

그전 회사 사무실 입구엔 어항이 하나 있어, 그리고 사무실에도 하나 있고.
두 어항은 크기나 모양이 같아.
금붕어가 사는데 어느 어항에 누가 들어갈지는 정한 건 없어.
그냥 두세 달에 한 번 어항 청소할 때 한 어항으로 모조리 옮겼다
청소 끝나면 다시 나누는 거야.
금붕어들은 두세 달에 한 번씩 친구들이 바뀌는 거지.
하루는 어항 청소하는 걸 지켜보다가 '아하~~~' 했어.
그래, 이걸 소설로 쓰는 거야.
그렇게 소설로 썼지.
첨엔 단편이었어.
쓰다보니 동화같더라.
그래서 창작동화에 마구마구 냈어.
뭐, 당연하겠지만 모조리 떨어졌지.
소설 몇 년을 썼으면서도 공모전 수상 한 번 한 적 없는 아마추어 작가가 잘 써봤자지 뭐.

그담엔...
나쓰메 소세키의 <나는 고야이로소이다>를 읽다가 문득 생각이 든 거야.
'어라, 화자가 동물이어도 괜찮겠다.'
형들 다 읽어봐서 알겠지만 저 소설은 고양이가 화자잖아.
어떤 동물로 할까 생각했지.
고양이로 하면 따라쟁이가 되잖아.
그래서 너무나 평범하고 당연하게도 개를 화자로 하기로 했어.

그당시 나는 오즈의 마법사 전집을 열심히 읽고 있었어.
형들은 잘 모를 거야.
이 책이 한 권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해리포터처럼 몇 권을 우려먹어.
그런데 정말 짱 잼나지 뭐야.
그래서 열심히 낄낄거리면서 읽다가 도로시의 왕팬이 돼버린 거야.
게다가 오즈의 마법사 세계관을 배경으로 소설을 쓰고 싶어졌어.
그때 아~~~ 싶었지.
도로시의 애견 토토.
그래, 토토 1인칭으로 소설을 쓰는 거야. 와우~~~
그런데 어떻게 시작하지?
그러자 예전에 쓴 금이 붕이 단편동화가 떠올랐어.

그렇게 단편동화를 싹 뜯어고쳐서 소설 도입부로 적용했지.
그리고 난 오래전부터 2인칭 소설을 쓰고 싶었어.
1인칭 3인칭 너무 식상하잖아.
내가 성격이 더러워서 남들 다 하는 건 짱나서 안 하거든.
그래서 첫 소설 말아먹었지만, 어쩔 수 없어. 성격이 그지같은 거니까.
구글링을 해봤어. 2인칭 소설이 있나 해서.
없더라고.

2인칭이라고 홍보하는 소설은 있지만, 결국 1인칭 관찰자하고 다를 게 없는 거야.
그래서 그냥 토토 1인칭 관찰자로 쓰기로 했는데 영 찝찝한 거야.
왜냐면 내가 1인칭 관찰자 소설을 처음 쓰는 거였거든.
기왕 처음 쓰는 거 남들이 잘 안 쓰는 작법으로 쓰고 싶었어.
그때 떠오른 게 반말이야.
(난 이 후로 에세이도 반말로 써봤어. 은근 반응 좋더라.
반말로 쓴 에세이 중 하나가 사람하기 싫은 날 1. 밥값 밥벌이야)
'그래 1인칭 관찰자 반말 소설을 쓰는 거야.'
그렇게 1년쯤 써서 초고를 1부만 완성했어.
대략 20~30회 정도 분량이 되더라.
2부를 써야 하는데,,, 써야 하는데... 하다가 못 쓰고 있었는데,,,
일단 1부라도 퇴고하려고 연재를 시작했어.
그러니 와서 좀 읽어줘.
조회수가 너무 낮아 슬프다구.

아, 원래 하려던 말은 이게 아냐.
난 프로인 척하는 아마추어 소설가지만 시간만 나면 소설 생각을 해.
어떻게 쓸지, 어떤 스토리로 할지 등...
그런데 이런 생각을 한다고 소설이 만들어지진 않아.
창의적인 머리로 만들어야 해.
그래서 창의적인 머리로 만드는 방법을 알아보려고 관련 책들을 닥치는 대로 읽었어.
내가 책중독자잖아. 닥치는 대로 읽는 건 잘하지.

여러 책을 읽고 내린 결론은 이래.
창의적인 머리로 만들려면 '당연하다는 생각을 하지 마라'라는 것.
일부러라도 '왜?'라는 질문을 붙이고, 관찰하고 궁리하라는 거지.
창의성의 가장 큰 적은 고정관념이거든.
그래서 난 내 뇌를 훈련하려고 이런 생각을 하기 시작했어.
'천동설은 정말 비과학적일까?'
지구가 태양을 도는 게 아니라 태양이 지구를 돌려면 어떻게 돌아야 하는지 틈만 나면 그려댔어.
물론 난 지동설을 믿어. 훈련하기 위해서 이런 짓거리를 한 거지.
검색도 해가며 한 2년 정도 그려댄 것 같아.
물론 난 과학자가 아니니까 답은 못 찾았어.
하지만 이런 훈련의 결과로 난 창의적인 사람이 됐어. 아니 되가고 있어.
어떤 문제나 난관이 닥쳤을 때 창의적으로 풀어가는 내 모습을 발견하곤 깜짝 놀랄 정도거든.
완전히 다르게 생각하기, 이게 바로 창의성이야.

아들 딸 키우는 누나 형들은 알아야 할 게 있어.
미래엔 지금의 직업 60~70%가 사라진다고 해.
인공지능 시대가 오기 때문이지.
가장 먼저 운전기사와 전화상담원이 사라질 거고 번역가도 사라질 거야.
그럼 어떤 직업이 남을까?
창의적인 일을 하는 직업이 남아.
그럼 아이들을 창의적인 사람으로 키워야 해.
아이의 창의성을 망치는 최악의 방법이 뭔지 알아?
'정답을 가르쳐주는 것' '혼내는 것'
아이가 엉뚱한 말을 해도 '틀렸어'라고 말하면 절대 안 된다는 거야.
'아,,, 너는 그렇게 생각했구나. 왜 그렇게 생각했지? 어머, 그렇구나. 엄마는 이렇게 생각해.'라고 하는 거지.
그리고 혼내면 안 돼. 혼내면 아이는 엄마의 명령에 따르려고 하지. 창의성을 죽이는 최악의 실수가 혼내는 거야.
혼내지 말고 왜 그랬는지 이유를 들어보고 대화로 풀어야 한다고.

물론 하루아침에 되진 않아.
그러니까 나처럼 그냥 '천동설이 맞을 지도 몰라'라고 가설을 세우고 틈만 나면 머리를 굴려보는 거지.
그럼 창의적인 머리가 돼.
그리고 아이를 혼내지 마. 이건 정말 중요하다구.

그럼 난 이만.

참, 내 소설좀 읽어줘.

[연재소설] 오즈의 토토 Toto of OZ 1 | 프롤로그 (1)
[연재소설] 오즈의 토토 Toto of OZ 2 | 프롤로그 (2)
[연재소설] 오즈의 토토 Toto of OZ 3 | 프롤로그 (3)
[연재소설] 오즈의 토토 Toto of OZ 4 | 마법사의 나라 오즈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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썼다지웠다 하느라 수고가 많으시오 보팅이나 받으시오

고맙소. ^^

이런 점에서 가즈아가 참 좋단 말야 ...난 글쟁이 전문가는
아니니까 편하게 독자평이라고 생각하고 들어주면 좋겠어 ㅋㅋ

일단 가서 쭉 읽고왔어
칭찬하나 던지자면 우선 세계관 컨셉은 괜찮은 것 같아

다만 캐릭터 설정이 좀 약한 것 같아 - 이건 내 직업병이야
예를 들면 토이스토리에서 조연으로 나오는
스프링 달린 강아지 알지?
높은 곳에서 탈출하는 상황이 생기면 여지 없이 활약 하잖아

그런 케이스 처럼 주조연 캐릭터가 어떠한 능력을 가지고 있는
지가 좀 더 흥행 요인이라 생각해.
도로시의 텔포는 괜찮긴 한데 뭔가 좀 더 이쪽 세계관 만의
특수스킬을 만들어서 초반에 흥미를 줘야 하지 싶어

금붕어 탈출 시키는 건 그런면에서 신선함이 약했던것 같아

뒤에 더 있는데 아직 안보여 준것일 수도 있으니 좀 더
기대하면서 지켜 볼게 +_+

아핫,,, 고마워. 큰 도움이 되었어. 앞으로도 잘 부탁할게. ^^

창의력이 떨어져 가는 나의 뇌를 위해서 소설을 읽어볼게~~

소설이야말로 창의력 향상에 특효약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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