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알 같은 문학 7

in #kr-gazua6 years ago (edited)

[반말주의] 안녕! 오늘도 깨알 같은 문학이랑 지난 회차 정답 갖고 왔어. 물론 불금을 보내느라 집에 없는 형들도 많겠지? 우선 이번 회차 이야기부터 할게. 문학 작품 전체 요약 따위는 물론 없다! 시험칠 것도 아니니까! 깨알 같은 포인트 하나만 짚어 준다...지만 이번 이야기는 워낙 단편이라 그 자체가 깨알처럼 축약될 수 있어.

어느 여성의 관점으로 쓴 일기 형식의 이야기야. 이 여자는 환자로 케어를 받고 있어. 그녀의 주치의는 글을 쓰는 등의 작업을 절대 하지 말 것을 당부했고, 남편은 간호인까지 붙여주고 한적한 곳에 작은 집을 얻어서 부인을 머물게 해.

이 여자의 일기는 점점 그 방의 노란 벽지에 대한 내용으로 채워지게 돼. 대충 이런 느낌의 벽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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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간 역한 느낌의, 오래된 누런 벽지인데, 여자는 거기서 자꾸 무언가가 쳐다본다는 느낌을 받게 돼. 그리고 그게 벽지 속에 갇힌 어떤 여자의 모습이라고 확신까지 하게 돼.

결말에서 여자는 결국 완전히 미쳐버려. 의사와 남편이 걱정하던 일이 벌어진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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샬럿 퍼킨스 길먼의 노란 벽지라는 단편이야. 워낙 짧은 이야기고 일기 형식이라, 별다른 복잡한 줄거리도 없어. 여자의 일기는 점점 집착적이고 으스스한 느낌을 띄게 되지.

이 작품이 처음 나왔을 때(1892년)는 초자연적인 것에 대한 이야기로 해석이 많이 됐대. 유령이나 저주받은 집 같은 것에 관한 이야기 말이야. 그러나 오늘날 관점으로 보면 그런 것보다 훨씬 그럴싸한 해석이 많겠지?

그럼 이번 회차 질문: 환자인 주인공은 왜 누런 벽지에서 여자를 봤을까?

이번 질문은 주관식이야. 정답이 없고, 그래서 가장 개성적이고 멋진 답변이 정답이야. 어차피 일기 형식을 빌려서 쓴 작품이라 전지적 시점으로 쓴 게 아니잖아? 그래서 정확히 무슨 일이 있었는지 작품에 전부 다 나온 것도 아니고...상상력을 발휘하면 돼.

판에 박히지 않은 답변이 나오면 좋겠어. 그렇다고 해서 너무 터무니가 없으면 안되겠지만.

그럼 다음 회차까지 안녕!

p.s. 지난 회차 퀴즈에 대한 정답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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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만과 편견 영화들 중 하나에 제작진으로 참여한 유명 작가는 누구인가?

Brave New World (멋진 신세계?라고 번역하더라 요즘은)의 저자로 유명한 올더스 헉슬리지. 헉슬리는 '찰스 다윈의 불독'으로 알려진 토머스 헨리 헉슬리의 손자이기도 해.

올더스 헉슬리는 영화 오만과 편견 (1940)의 각본을 썼어. 개인적으로 오만과 편견 영화 중에서 가장 코미디 요소가 많았던 것 같네. 주연 로렌스 올리비에는 명배우지만 이 역할은 좀 아니었던 것 같고.

정답을 맞춘 @wonderina 축하해! 항상 멋진 발레 포스팅을 하고 있는 형이지. 미약하지만 풀봇과 칭찬을...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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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그건 벽지가 아니었지
거울이었어
반대편에 있는 누런 벽지와 거울속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본거야 ㅇㅇ

와 소름. 이거인듯.

이거다!!!

졸지에 캐마행 ㅋ 답변 접수!

난 책 안읽은지 오래라 장편은 반도 읽기 힘들어졌어; 단편에 일기형식이라니 꼭 한 번 읽어보고 싶네~ 나도 대리석 문양같은거 계속 들여다보다가 사람 표정 형상 발견하곤 했던 게 생각났어ㅋㅋ

저 시대에는 여성의 활동 제약이 많았을텐데, 문학적 재능이 뛰어났던 주인공 여자는 샘솟는 영감을 글로 표현해야만 하는 타고난 글쟁이였어. 그녀의 문학세계는 시대를 너무 앞서나가서 누구에게도 인정받지 못했지. 그녀는 쇠약해져갔고 남편은 그녀가 이상한 글을 더이상 쓰지 않기를 바랐는데 그럴수록 그녀는 글쓰기에 집착하게 되었어. 의사 역시 감히 남편의 말을 듣지 않는 여자가 미쳐간다고 생각했고, 글쓰기가 그녀를 미치게 만드는 원인이라고 진단내렸지. 재능이 있어도 꿈을 펼치지 못하고 억압받는 자신의 신세가 한스럽고, 그렇게 가둬진 재능이 화병이 되어서 노란 벽지 속에 자신이 갇혀있는 것처럼 느끼게 된거야. 그 안에 자신을 연민으로 바라보다가 완전히 미쳐버린거지.

결국 그녀를 미치게 만든 건 사회와 남편과 의사였고, 치료약은 글쓰기와 업보트 였던 셈이야.

라고 생각해 봤어~

오...성실하고 꼼꼼한 답변 좋아. 접수!

그여자를 이해할 수 있어 난.
나도 실은 요즘 하늘을 바라보고 있으면 누가나를 비웃는것같은느낌이들어 아직도 비트코인하는 말랑카우가있냐고
내가 생각하기에 그 여자는 미치지않았을거야, 아니 미치면 안돼, 왜냐면 그여자가 미친거면 나도 미친놈이니까;;

논리적인 유추로는 범접할 수 없는 경지...캬...

초반에 보고 디아워스란 영화 소개하는 줄 알았네...ㅎㅎ
편집증때문에 더러운 벽지를 박박 문지르다가 광이 나서
자신의 얼굴이 비쳐보이고 자신의 얼굴을 잊어버린 그녀가
자신을 바라보는 여자를 보고 그렇게 더 미쳐버린게 아닐까?

답변 접수!

스팀잇 먹통되기 직전에 올렸는데 이제 겨우 접속이 되네.

노란벽지를 하도보다 보니까 어쩌다 사랑에 빠졌는데, 알고보니 동성애자라서 여자로 보였던것..결국 벽지와함께 사라지다.

ㅋㅋ사라지다에서 웃었다 형 요즘 드립력 좋네 ㅋㅋ답변 접수

전성기때 드립에 비하면 이정도 드립은 개발의 피야....응?ㅋㅋㅋㅋ

sampling형이 이미 댓글달아줘서 바꾸진 좀 그러니 요따 그냥 쓸게 형 ㅋ

나는 글을쓰지말라는 경고에서 힌트를 얻었는데 일기를 쓰다보면 계속보고 닳아지고 책지가 누래지잖아. 자기 자신은 일기쓴 기억조차 안나는데 맨날 일기쓰면서 누군가 자기랑 같은 생각을 하는것이 무섭고 그 누런 색의 종이만 봐도 무서워지는거지. 그러다보니 노란 벽지까지 무서워진거야! 어때? ㅋㅋㅋㅋ

오...힌트까지 얻고 좋은데? 답변 접수 ㅋㅋ

우와앙 맞혔다~!! ㅎㅎㅎ 제이미형 감사.. 근데 난 1940년판을 본 적이 없어서 너무 옛날꺼 아니냐고 했던건데 진짜 그거였구나! 심지어 그걸 봤다니 고전영화도 진짜 많이 보나봐. 대단.. 난 유명한 작품들 말고는 고전영화 잘은 몰라서(오만과 편견 1940년판의 존재를 이번에 처음 알았어!)... 막상 보면 좋아하지만 ㅎㅎ

오늘 퀴즈는.... 내가 상상력이 메마른 인간이라 패스! 다른 형들 댓글 구경하러 나중에 또 와야지ㅋㅋ

ㅋㅋㅋ 스팀잇 아까부터 계속 먹통이어갖고...이제 겨우 두 형만 댓글 달았는데도 내용들이 특이해 ㅋㅋ

주관식은 넘 어려워~ㅋㅋ
첨에 했던 생각은 @ song1님과 비슷해서,
다른 것을 쓰려고 한참을 고민했는데....
머리만 아프네~ㅋㅋ 난 패~쓰~^^

ㅋㅋ주관식 참여율이란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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