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음식이야기|| #3 추워져서 쓰는 소소한 국밥이야기

in #kr-food7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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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스트푸드(Fast Food). 음식을 주문했을 때 빠르게 나오는 음식을 의미한다. 대표적인 음식으로는 햄버거. 햄버거는 한국 외식문화 발전시기와 맞물려 가장 빠르고 널리 퍼져간 패스트푸드다.
패스트푸드 하면 서양 음식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가장 먼저 등장한 패스트푸드점도 1979년 소공동 롯데백화점에 생긴 롯데리아였으니 그럴만하다. 그러나 한국에는 이미, 그것도 꽤나 오래전부터 패스트푸드가 존재했다. 바로 국밥이다.

국밥은 국물이나 탕 요리에 밥을 곁들여 먹는 음식으로 한국에서 흔히 먹을 수 있는 음식이다. 순대, 선지, 돼지, 콩나물, 장터, 소고기, 추어, 곰(?), 설렁탕 등등. 재료에 따라 이름이 붙어 그 종류도 다양하다.

국밥이 패스트푸드가 될 수 있었던 것은 남다른 조리방식에 있다. 대부분의 음식은 주문과 동시에 조리에 들어간다. 그래야 맛이 좋다. 반대로 국밥은 미리 조리해야 맛이 좋다. 특히 뼈가 재료로 들어간 국밥은 장시간 대량으로 끓일수록 더 좋은 맛을 끌어낼 수 있다. 소위 말하는 진국인 것이다. 이렇게 미리 끓여 놓은 국물에 밥과 반찬을 내놓으면 되는 것이니 빠르지 않으려야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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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별개로 국밥의 특이한 조리법이 하나 있다. 토렴이다. 토렴의 어원은 퇴렴(退染). 토렴은 그릇에 밥과 재료 넣고 미리 끓여 놓은 국물을 부었다 덜었다를 반복해 익혀 음식을 익힌다. 사실 익힌다기보다는 미리 조리해놓은 음식을 데우는데 의미가 크다.
토렴식으로 국밥을 내게 되면 밥이 퍼지거나 재료가 물러지는 걸 막아 식감이 좋다. 그래서 맑은 국물을 내는데 용이하다. 지금도 전주에 가면 토렴식으로 내오는 콩나물국밥을 종종 볼 수 있다.

국밥은 패스트푸드 이전 한국인의 대표적인 서민음식이다. 따뜻한 국물에 소주 한 잔은 고된 노동을 끝낸 우리 내 아버지들에게 크나큰 선물이었다. 갑자기 추워진 요즘. 유독 더 생각나는 음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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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슬으슬한 감기로, 이틀전, 어제, 오늘까지 점심으로 연이어 국밥을 먹었네요. 역시 쌀쌀한 날씨엔 따뜻한 국물을 후후불어가며, 밥과 함께 말아먹는 국밥이 생각납니다. ^^

아아 감기에 걸리셨다니. 약은 드셨나요? 쉬는 것도 좋은 약이니 주말 동안 푹 쉬시고 언능 감기 떨쳐버리세요. :)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0^

정말로 따끈한 콩나물 국밥 생각나네요. :)

안 그래도 어제 저녁에 먹어 보니 딱이더라고요. 날씨랑 음식이랑. :)

토렴이라는 조리법은 처음 알았어요 ^^ 토렴식 전주 콩나물 국밥은 더 맛있을까요? 술마시고 해장으로 먹는 콩나물 해장국밥도 좋은데요 ^^ 추울때 뜨근하게 먹는 국밥도 너무 좋아요 ^^ㅎㅎ

토렴은 예전 밥솥이 잘 없던 시절 밥을 데우기 위해 많이 이용됐던 거 같아요. 그래서 지금은 많이 없어진 방식이죠. 요즘은 거의 찬밥이 없으니까요. :)
토렴식으로 만들어진 음식을 저도 먹어보지는 못했지만 여러 문헌에서는 너무 뜨겁게 재료가 익혀지지 않아 먹기 편했다고 하네요. ^-^

안그래도 따뜻한 국밥 생각이 났는데~사진보니 더 먹고싶어져요~😋👍

오늘 날씨도 몹시 쌀쌀한데 저녁에 한뚝배기 하시지요? :)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0^

국밥을 보니 추어탕도 땡기네요~
토렴이란 단어는 첨듣네요.

토렴은 예전 밥을 데우기 위한 방식이라 요즘은 찾아보기 힘들어 그럴 거예요. :)
추어탕도 겨울철 별미죠. ^-^

왠지 패스트푸드는 몸에 안좋은 음식이라는 인식이 강해서 그런지
몸에 좋을 것 같은 국밥에는 패스트푸드라는 이름이 안 붙는 것 같아요.ㅎㅎ

어, 저도 그래요. :) 패스트푸드=햄버거 라는 인식이 있어서요. :)
근데 주문하고 나오는 속도를 보면 정말 햄버거 저리 가라죠. ^-^

어머..,, 국밥이 패스트푸드였다니... 정말 생각해보니 그렇네요 ㅎㅎ 발상의 전환이에요 @chocholate1st님 ㅎㅎㅎ 이젠 패스트푸드가 나쁜것만 있다는 고지식한 생각은 버려야겠어요 ! 그나저나 저 순대국밥 넘 좋아했는데.. 저에게는 시련입니다요 ㅠㅠ ㅎㅎㅎ

저도 순대국밥 너무 좋아해요. 그래서 동네 단골집도 있어요. :) 근데 미국엔 순대국밥을 파는 곳이 있나요? 왠지 불고기나 비빔밥은 있는 걸 알지만 국밥을 먹었다는 이야기는 못 들어 본 거 같아서요. ㅇ_ㅇ

아무리 외국에서 오래 살아도.
똑같은 페스트푸드임에도 햄버거는 주전부리 새참 간식정도로만 느껴지고
국밥은 든든한 한끼 식사로 느껴지는 저는
토종 한국인것 같아요.ㅎㅎ

그러다고 하시면 틀림없이 토종 한국인 맞습니다. :) 저 역시 끼니로는 무조건 밥을 먹어 줘야 뭔가 먹은 거 같거든요. ^-^

잘 어울리는 계절이 돌아오고 있네요. 알바하던 기억이 나네요 국밥집 알바 ㅋ 힘들지만 재미있던 기억이 많은 곳이죠

네. 추워지는 게 국밥의 계절이 돌아 온 거 같아요. :)
국밥집에서 알바를 하셨다니 의외인데요? 쌤은 항상 공부만 하셨을 거 같았거든요. ^-^

햄버거먹을래? 국밥먹을래? 하면 전 망설임 없이 국밥을 택할테에요~~^^ 날씨가 쌀쌀해지니 따끈한 음식들 생각이 절로나네요. ^^

국밥을 택하신 홈슐랭님은 한국인이 틀림 없으신군요. :)
요즘 같은 날씨면 저 역시 국밥을 선택 할 거 같아요.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디.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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