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이의 영어 이야기] #19. 영어 독해, 무엇을 어떻게 읽을까? - 1편

in #kr-english6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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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독해의 바다로 뛰어들 시간


지난 시간에는 <어떻게 하면 독해를 잘할 수 있을까?>에 대해서 알아봤다. 하지만 거기에서 멈추면 안 된다. 지난 글에서 말했다시피 많이 많이 읽어봐야 한다. 우리는 글로 수영에 대해서 배울 수 있다. 박태환 선수의 수영 영상을 보며 익힐 수도 있고, 수영 강사님의 시범을 직접 눈 앞에서 보며 배울 수도 있다. 하지만 진짜로 수영 실력이 늘려면 자기가 직접 물에 들어가야 한다. 코로 입으로 물 먹어가며, 머리로 아는 걸 몸으로도 익히게 첨벙거려봐야 수영실력이 는다. 그러니, 독해를 잘 하고 싶다면 더 이상 미적거리지 말고 독해의 바다로 뛰어들어보자. 물에 빠질 염려는 하지 않아도 된다. 바로 아래에서 구명조끼와 튜브 – 무엇을 어떻게 읽을지에 대한 조언 – 를 잔뜩 던져줄 테니.


무엇을 읽을까?


1. 독해집


독해 실력을 쌓고 싶다면 시중에 나와 있는 독해 문제집을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시험대비용 문제집뿐만 아니라 중고등학생용 독해집도 좋다. 이런 독해집의 독해 지문은 비교적 길지 않고 짧은 편이다. 또한 문제집에 따라 단어 해설, 문법 설명, 독해 기술 등을 친절하게 설명해 놓고 있기 때문에 초보자가 독해 실력을 높이기엔 딱 적당하다. 영어공부에서 손 뗀 지 오래되신 분들, 독해 초보자인 분들, 기본 문법 실력이 잘 닦여져 있지 않은 분들, 시험을 앞두고 있어서 단기간에 독해 실력을 높이고 싶은 분들, 문법 따로 단어 따로 독해 따로 공부하기가 버거운 분들은 독해집을 활용해보자. 너무 욕심부리지 말고 하루에 한두 페이지 정도만 꾸준히 해도 효과가 좋을 것이다.

다만 단점은 독해집을 풀고 있으면 너무 “공부한다”는 느낌이 팍팍 든다는 것이다. 독해집이 영어 실력을 늘리는 데 좋다고는 해도 다시 ‘수험생’ 기분을 느끼는 건 별로일 것이다. 게다가 독해집의 독해 지문은 내가 선택할 수 있는 내용이 아니다. 즉, 그 말은 어떤 지문은 굉장히 흥미롭고 재미있지만, 어떤 지문은 지루하고 딱딱한 내용일 수 있다는 거다. 그렇다고 독해집을 한 페이지 풀고, 한 페이지는 건너뛰고 이렇게 풀 수는 없으니 아마도 대개 지루한 지문이 나오는 부분에 딱 멈춰 서서 더 이상 진도가 나가지 않을 확률이 높다.



학교 졸업한지가 언젠데, 또 수험생 노릇을 하라는 말인가.


2. 영자 신문


수험생 기분이 나는 독해집이 별로라면 신문 기사 읽기를 추천한다. 종이로 된 영자신문도 좋고, 인터넷 판 신문도 좋다. Korea Herald나 Korea JoongAng Daily 같은 우리나라에서 발간되는 영자신문도 좋고, New York Times 같은 외국의 영자신문도 좋다. 신문기사는 영어 독해 공부를 하기에 딱 안성맞춤이다.

일단 지문의 길이가 그다지 길지 않다. 물론 긴 기사도 있긴 하지만, 처음에는 짧은 기사들을 골라서 독해를 하면 된다. 자기가 원하는 주제의 기사를 정해서 읽을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문화, 정치, 경제, 과학, 예술 등 자기가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야의 기사를 골라서 읽을 수 있다. 심지어 만화도 있다.

신문기사로 독해 공부를 하게 되면 세상 돌아가는 일을 잘 알 수 있고, 다양한 분야에 걸쳐 교양을 쌓을 수 있다. 기사에는 일정하게 정해진 작성 문법이 있기 때문에 거기에 익숙해지면 처음엔 어려웠던 독해가 점점 더 쉬워진다. 기사에 쓰이는 세련된 단어를 배울 수 있다거나, 깔끔한 문장을 익힐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또한 큰 사건에 대한 기사일 경우 매일, 혹은 몇 주, 몇 달에 걸쳐 같은 주제를 가진 기사가 사건의 진척사항을 업데이트해서 반복 게재되는 일도 많다. 이럴 때는 자동적으로 반복학습/복습이 되기 때문에 공부하기에 더욱 좋다.



게다가 영자신문 읽는 사람은 뭔가 멋있어 보이지 않는가? ^^


한글로 된 우리나라 기사와 영문 기사를 함께 공부할 수도 있다. 독해가 어려운 사람은 우리말로 된 기사를 먼저 읽어보고, 그 배경과 단어 등을 익힌 후에 영문기사를 읽게 되면 훨씬 더 해석하기가 쉽다.

신문기사의 경우 따로 ‘해설집’이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이런 식으로 공부하면 자신이 제대로 해석했는지 확인할 수 있다.

신문기사로 독해 공부를 할 때는 너무 욕심부리지 말고 일주일에 신문기사 2개씩만 정복해보자. 이때 하나는 자기가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야의, 적당히 짧은 기사(즉, 독해하기 만만한 기사)를 고르고, 나머지 하나는 평소에 관심을 잘 두지 않는 분야의 기사를 고른다. 너무 어려운 기사만 고집하면 금방 지쳐서 포기하기 쉽고, 너무 쉬운 기사만 읽게 되면 실력이 늘지 않기 때문이다.

시간이 많고, 더 공부할 여력이 된다면 하루에 신문기사 2개씩 공부하는 것도 말리지는 않겠으나, 무리하지 말고 일주일에 신문기사 2개로 시작해보자. 신문 한 부 샀다고 첫 기사부터 마지막 기사까지, 사설부터 오늘의 운세까지 모두 다 해석하려고 애쓰지 말자. 의욕은 좋지만 금방 지친다. 한 걸음, 한 걸음씩만 나아가자.

그렇다면 신문 기사로 독해 공부를 하는 데 장점만 있느냐? 그건 아니다. 신문기사는 작성하는 방식이 정해져 있다.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육하원칙을 들먹이지 않더라도, 신문기사를 좀 읽어보면 대개 비슷한 형식으로 기사가 흘러간다는 걸 알 수 있다. 이런 글의 문법에 익숙해지면 신문기사가 무척이나 쉬워진다. 그때부터는 그냥 ‘단어 싸움’이다. 새로운 단어만 알면 독해가 무지 쉬워지는 것이다. (물론 이렇게 쉬워지기까지는 6개월~1년 정도 꾸준히 독해를 해야겠지만 말이다.) 게다가 기사에 나오는 사건들이란 거의가 대동소이해서 다 어디선가 본 것 같고, 들은 것 같다. 재미가 떨어진다는 얘기다.

또한 처음에는 신선하다고 느꼈던 기사들도, 한참 공부를 하다 보면 너무나 진부한 표현이 많다는 걸 깨닫게 된다. 이건 우리말 기사만 봐도 알 수 있다.


숨 막히는 뒤태. 아기 엄마 맞아? 일상이 화보.

무역 청신호.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현장. 세계 1위의 위엄.


제목만 봐도 무슨 말을 하려는지 알 것 같은 이런 상황이 영문기사에서도 똑같이 벌어진다. 별로 기사를 읽고 싶지 않은 제목들이다. 그러다 보면 점점 “독해 실력도 늘었겠다, 이젠 더 재미있는 읽을거리가 없을까?”하고 찾게 된다.


생존수영, 그 다음은?


살기 위한 생존수영을 익혔다면 이젠 다음 단계로 넘어가야 한다. 그래야 돌고래와 함께 바다 수영도 하고, 스쿠버 다이빙도 하고, 유유자적 즐기면서 수영을 할 수 있지 않겠는가?

신문기사를 읽으며 어느 정도 독해의 기본기를 다졌다면 이제는 조금 더 길고, 재미있고, 다양한 글에 도전해볼 차례다. 유유자적 즐기며 독해를 할 수 있으려면 또 뭘 읽어야 할까?



[불이의 영어 이야기] 지난 글들 최근 5개 링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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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이의 영어 이야기] #14. 영어회화에 임하는 우리의 자세

[불이의 영어 이야기] #15. 왕초보들이 영어회화를 시작할 때

[불이의 영어 이야기] #16. 중급자들을 위한 영어회화 공부법

[불이의 영어 이야기] #17. 영어회화 중급자들이 범하기 쉬운 오류

[불이의 영어 이야기] #18. 어떻게 하면 독해를 잘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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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 글을 읽어야지요. 그곳에 돈이 있다~ 생각하고 읽으면 독해가 늘지 않을까..기대해봅니다만. 딱히 느는것 같지 않을 때도 있네요. ㅎㅎ

그래도 잘하고 계신 겁니다!
원래 영어가 느는 그래프가 곡선이 아니라 계단식이라고 하거든요.
실력이 안 느는 것처럼 그래프가 옆으로 이어지다가 어느 순간 계단 올라가듯이 껑충 뛰고...
지금 이렇게 공부하는 시기가 없으면 다음 계단으로 올라갈 수가 없어요.
화이팅입니다!

항상 계단보다는 엘레베이터를 이용하고 싶은게 심리인지라 쉽지만은 않네요. 즐건 주말되세요~

저는 영화를 보면서 공부하고 싶습니다
물론 자막없이!

공부할 때는 자막이 필요해요. ㅎㅎ
자막없이 영화를 보더라도 자신이 제대로 알아들었는지, 못 알아들은 건 뭔지 확인하고 공부하려면 결국 자막이 있어야 되거든요.
꾸준히 하면 나중엔 자막없이 영화를 볼 수 있는 날이 올 거예요. :)

영어 독해 해보려고 영어 소설책 정말 많이 샀었는데 ^^;;
다 헌책방에 넘기고 포기하면 편하다는 걸 경험했어요.

뇌의 부담을 줄이고 마음의 평안을 얻으셨군요. ㅎㅎㅎ
잘하셨어요. 부담감이 크면 공부해도 효율도 없을 거예요.

오호 영자 신문기사 읽기~ 좋은 팁이네요. 저도 도전해봐야겠어요^^

처음엔 짧은 기사나 이미 우리말로 내용을 알고 있는 기사, 자신이 관심이 많은 분야의 기사부터 시작하시는 게 좋아요.

인터넷 영자 신문에 도전을 해볼랍니다.

이미 우리말로 알고 있는 기사를 읽어보세요. 우리말 기사와 비교해서 보시는 것도 좋고요.
모르는 단어가 많으면 기사 하나 읽는데도 힘들 수 있는데, 하루에 한두문단 정도만이라도 시도하시면 좋을 거예요.

제일 필요하면서도 따로 공부하자니 시간 할애가 애매한 원수같은 영어 흑흑

영어 너무 미워하지 마세요. ^^;
운동도 그렇지만 영어도 하루에 1시간씩 시간 내려서 하려면 너무 힘들어요.
20~30분이라도 자투리 시간을 활용하는 수밖에요.
물론 바쁘면 그 자투리 시간도 잘 안 나지만요..

요즈음은 뭐든 잘 안 읽게 되네요, 바로 들려주고 보여주니...
다시 읽는 걸로 돌아가야겠습니다.

저도 그래요. 신문 기사도 요새는 헤드라인만 보게 되더라고요.
기사가 좀 길면 스킵...
책은 진득하게 앉아서 보는데, 아무래도 신문은 짧은 시간 내에 많은 정보를 얻는 거라는 인식이 있어서 그런가 봐요.
기사 제목만 죽 훑게 돼요.

인터넷 덕분에 공부하기는 정말 편해졌어요
근데 문제는 꾸준히 못한다는게 항상...ㅎ

맞아요. 인터넷 없었으면 어쩔 뻔 했나요. ㅎㅎㅎ
영화 많이 보시니까 영화로 공부하시는 게 제일 나을 듯 싶은데요? ^^

처음 이사왔을 때는 이것 저것 신기해서 신문도 읽고, 매주 발행되는 잡지도 구석 구석 다 읽었는데 어느순간 다 귀찮아서 뉴스는 들어가보지도 않고 잡지는 사진만 보고 있었어요.
브리님 글 보며 반성해봅니다.

저도 그랬어요. 처음 미국에 왔을 때는 선전 종이며 팜플렛도 다 읽고, 신문도 다 읽고.. ^^
짧은 것부터라도 조금씩 시작해보세요.
원래 잘하셨으니 금방 속도가 붙을 거예요. :)

아주 옛날에 영자신문 읽다가 포기했다는...ㅋㅋ
그때 브리님을 알았더라면 좋았을텐데요..

영자 신문 읽기가 쉽지 않죠? 저도 처음 도전할 땐 그랬어요.
짧은 기사 하나에 모르는 단어는 왜 이리 많은지..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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