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을 위한 글을 쓰기로 정해진 날

in #kr-diary5 years ago

도저히 잠을 이루지 못 하고 정신, 감정, 육체가 모두 힘들어하는 밤이 있다. 며칠간 이어진 악몽의 탓을 해도, 새벽까지 이어지곤 한 회의의 탓을 해도, 오락가락하는 환절기의 날씨를 탓해도변하는 건 아무 것도 없다. 나는 이대로는 잠들지 못 하는, 괴로운 밤을 보낼 것이 확실했다. 그것만이 중요하다. 그리고 나는 이런 날이면 바로 백팩을 메고 카페를 찾는다. 이 습성의 시작은 아마 게으름이었을 것이다. 평소라면 산책을 했을테지만, 걷기도 귀찮은 어느 날, 산책로를 걷는 대신 산책로 주변 카페에 들어갔다. 그리고는 계속 이어졌다. 처음에는 수첩이나 간단하게 읽을 책이 있었지만, 이제는 항상 랩탑과 함께한다. 참으로 신기한 일이다. 그렇게 뒤죽박죽으로 얽혀서 도저히 한점에 모이지 않던 정신, 처절하게 너덜거리는 감정, 도저히 움직여지지 않던 팔다리가 단숨에 조화롭게 움직인다. 카페로 향하며 몇번이나 생각의 톤이 변한다. 처음에는 극적이던 생각의 주제는 점점 밝아지고, 절망은 희망으로 변한다. 희망을 품기에 절망하는 것이라는 말이 있지만, 지금은 중요하지 않다. 항상 중요한 것은 현재다. 내일의 절망은 내일의 나의 몫이다. 오늘은 오늘의 나만을 위해 쓰여져야 한다. 그 과정에서 감정은 가라앉고, 머리는 맑아지고, 몸은 금새 기운을 얻는다. 어떤 카페를 가던 항상 반겨주는 노라 존스의 돈 노 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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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든걸 극복하고 좋은 날이 오길 기원합니다.
제안했던 프로젝트를 진행하지 못해서 부끄럽네요

아닙니다. 세상에 어디 마음 먹은대로 진행 되는 프로젝트가 있나요.
격려 감사합니다. 모닝님도 하시는 일 모두 잘 풀리시길 바랍니다.

돌아오시나요! 반갑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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