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2021.02.28 Sun

in #kr-diary4 years ago

지구의 자극점


지난 밑밥 글에서 지구의 지리적 극점에 대하여 간단히 소개했고, 극점과 비슷한 존재로 자기장 상의 극점인 자극점이 있다고 언급했다.

일단, 나침반이 북쪽을 가리키니 지구에 자기장이 있다는 것은 알겠는데, 이건 왜 어떻게 생겨나고 유지되는 것일까? 여기서는 먼저 전자기장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데, 이걸 처음부터 설명하기에는 나의 능력이 모자르니 가장 핵심만 적어놓기로 한다. 첫째, 전자기장은 서로가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 받기 때문에, 전류가 흐르면 그 주위로 자기장이 생기고 (예: 모터), 자기장이 변화하면 전류가 유도된다 (예: 발전기). 둘째, 흐르는 전류 주변에 자기장이 생기는 것은 "오른나사 법칙"을 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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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그러면 위 그림에서 빨간색 화살표가 돌아가는 모습이 지구의 자기장이라고 생각을 하면 지구 내부에서는 중심부에서 지표쪽으로 전류가 흐르고 있을 것으로 예측할 수 있다. 이런 식으로 주어진 현상에 맞춰서 개발된 이론이 Dynamo Theory이다. 이 이론은 맨틀의 대류 현상에 의해 철 성분이 움직이면서 전류가 생성되고 이 전류에 의해 자기장이 유도된다고 보고있다. 이 다이나모 이론이 현재 지구의 그리고 다른 여러 행성의 자기장이 만들어지고 유지되는 것을 설명하는 유력한 이론인데, 아직 가설 단계이다. 이게 아직 가설인 이유는 지구 내부를 뚫고 관찰할 수가 없어서, 그 외 다른 방법으로도 검증이 아직 안되었기 때문이다. 흔히 등잔불 밑이 가장 어둡다고 하는데, 우리 발 밑이야 말로 인간에게 있어서 완전 미지의 세계이다. 지진파와 화산 활동을 통해 간접 관찰하고 있는 지구 내부에 비하면 오히려 빛을 관측할 수 있는 몇 백 광년 떨어진 우주 천체에 대한 이해도가 더 높을 것이다.

지구의 자기장이 유지되는 정확한 이유는 아직 확정하지 못했어도, 자북극/자남극은 관찰 가능하다. 그리고 지구 맨틀의 역동적인(!) 움직임 만큼이나 자극점도 활발히 돌아다닌다.

image.png
(from https://en.wikipedia.org/wiki/Earth%27s_magnetic_field)

자북극의 경우 지난 200년 사이 위도를 약 15도 이상 가로질렀다. 이 말은, 부모 세대에 나침반에 의존하여 기록한 보물지도를 얻었어도, 그 자식세대에서는 같은 나침반을 손에 들고도 보물섬을 못찾을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더하여 자북극이 지 맘대로 돌아다녀도 북극 주위만 맴돌면 그래도 괜찮은데, 때로는 자북극이 아예 남극까지 지구 횡단 여행을 한다는 것이고, 이를 지구 자기 역전이라고 한다.

image.png
(https://en.wikipedia.org/wiki/Geomagnetic_reversal)

지금까지 밝혀진 바에 따르면 지난 8천 3백만년의 기간 중에 183회의 자기 역전 현상이 발견되었고, 지난 5백만년의 기록을 살펴보면 (위 그림), 때로는 몇 만년만에 역전이 일어나기도 하고, 가장 최근에는 78만년동안 유지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지구의 시간 흐름에서 자기 역전은 순간으로 느껴지겠지만, 실제로는 몇 천년에 걸쳐 발생하는 현상이라고 한다.

누군가는 도대체 몇 백만년 전의 자기 역전 현상을 어떻게 알 수 있냐고 물어볼 수 있는데, 액체 상태의 용암이 굳어서 화산암이 될 때 용암 속의 철 성분이 지표의 자기장에 의해 가지런히 정렬된 상태로 굳는게 밝혀져 있다. 따라서 대서양 한복판처럼 지각이 생성되는 곳에서는 해저의 화산암에 마치 하드디스크에 자료를 기록하듯 지구 자기장의 모습이 순차적으로 기록되고 있다.


처음 시작할 때는 두 편이면 될 줄 알았는데, 아직 본론을 시작 못했...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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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팀잇 덕분에 해박한 지식 덤으로 담아갑니다.

잘 읽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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