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와 함께한 하루

in #kr-diary6 years ago

chosigageo_cyphers_trivia_2018-02-17.jpg
@chosigageo 께서 그려주신것 처럼 촤악...!

올 여름은 무척 더워서 그런지.. 아니면 사는 곳이 운이 좋아서 그런지 모기와의 전쟁을 며칠밖에 안했던거 같다. 하지만.. 가끔 환기시키기위해 열어둔 현관문을 통해 파리 한두마리가 집에 침투해 온다. 감히..




Please, Don't try this at home

파리와 함께한 하루
파리와의 전쟁



살짝 불쾌한 표현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혹시..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분들께는 좋지 않은 글이 될 수 있습니다.

Paris 가 아닌 Fly 입니다.

파리가 언제 생긴지는 모른다. 하지만 내 인생에서 파리가 기억되는 시점은 군시절이다. 그 전까지는 파리가 보이면 그냥 손짓 발짓으로 내쫓기만 했을뿐 처리해야지.. 라는 생각은 한적이 없었다.


군시절 파리와의 추억

군시절.. 어느 고참이 파리가 날아다니는 것을 보고 슬금슬금 쫓아다니는 것을 목격했다. 저인간이 뭘하나 싶었는데, 정말 나비처럼 날아서 벌처럼 쏴라 라는 말이 걸맞게 파리를 낚아채는 모습을 목격했다. 그리고 낚아챈 손을 흔들더니 땅바닥에 내리꽂는 것이었다. 그 때까지 나의 생각은.. 파리(fly) 에 걸맞는 이름이라.. 땅바닥에 추락하기전 다시 날아오를 것 같았는데, 그 고참의 손아귀에서 빙빙 어지러움을 느꼈는지.. 아니면 쓸때가 없어서 넘쳐나는 힘에 밀린건지.. 모르지만 파리는 땅바닥에 '탁!' 소리와 함께 떨어졌다.

떨어진 파리는.. 잔인하게 파악...! 되지는 않고 잠시 기절한것으로 보였다. 기절한것으로 보인 이유는.. 몇초뒤 살기위해서 꿈틀거리는 것을 봤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파리가 정신을 차리기전에... 그 고참의 쓰레빠가 몸을.... (잔인해서 생략)

어린? 마음과 여린 마음의 소유자 이면서 짬 찌끄레기였던 나는 놀라움과 신기함.. 그리고 끔찍한 것을 목격한 듯한 표정을 지었던거 같다. 그리고.. 그 잽싼 파리를 손으로 잡을 수도 있구나.. 라는 생각도 동시에 들었었다. 그리고 굳이 저래야 하나 싶나.. 라는 생각도 들었었다..

하지만 몇개월뒤 그리고 전역 전까지 그 고참의 행동을 (손으로 파리 잡기) 따라하고 있는 내 자신을 발견했다. 그 고참도 정말 심심해서 했던거 같다. 그리고 청출어람이라고 나는 한번에 2마리 잡기를 자주 성공했고, 딱 한번.! 한번의 스윙으로 3마리를 잡았던 영광의 순간도 있었다.

물론 이 모습을 처음본 사람들은.(당연히 군대에서!). 과거 내가 지었던 이상한표정을 나에게 보여줬다...


다시 현재로 돌아와서.. 파리가 한두마리 침투해오는데 여간 거슬리는게 아니다. 잠시 놔둔 음식위에 올라가기도 하고, 내 팔위에 올라와 애교도 부리고, 잠에 들라치면 놀아달라고 내 귓가와 몸에 달라 붙기도 한다. 그래서 내가 피해 입기전 딴짓하는 척을 해서 파리를 방심시킨뒤 군시절 익힌 스킬로 몇번 처리를 했다.

물론 그 당시 피지컬과 현재의 피지컬 차이가 있어서 그런지 시행착오를 몇 번 겪었다. 생각보다 내가 잽싸지 않다는걸. 나도 알고 파리도 눈치챘다. 몇번의 굴욕을 맛본결과 과거의 영광을 되찾을 수 있었다. 낚아 챈 뒤의 처리 방법은 화장실 특정 공간에 던져넣어서 수장하는 형태를 취했다. 나도 물에 빠져 죽을뻔한 경험이 있어서 파리들의 고통을 모르는건 아니지만 나와 함께사는 사람들을 위해 어쩔수 없는 선택을 했을뿐... 그러니깐 우리집에 들어오지말고 차라리 옆집에 가라. 나도 살생하긴 싫다.

물론 더러운 파리를 잡은뒤에는 손을 깨끗이 씻는다. 난 청결하니깐. 그리고 나도 못잡는 파리가 좀 있다.
내가 아는 파리종류는 2가지. 일반파리와 똥파리(라 불리는 초록색 파리) 2가지 종류. 그리고 왕파리. 모든 파리가 다 더럽지만 개인적으로는 일반파리까지는 어느정도 용납한다. 하지만 똥파리는.. 보기만해도 혐오감을 일으킨다. 그리고 왕파리는..ㄷㄷ 왕파리에 똥파리라면.. 아.. 그곳이 바로 지옥.

다행인점은 우리집에 침투하는 파리들이 대부분 일반파리다. 가끔 x파리가 들어오는데 문열어두고 친절히 내보내려고 노력하지만 어쩔수 없을때는 그냥 처리한다.

그러던 어느날.. 이제 자기 위해 문을 모두 닫았는데, 왕x파리가 집안에 침투해 있었다. 왕x파리라 그런지 무척 눈에 띄었고, 소리 또한 장난아니게 시끄러웠다. 녀석을 처리해야하는데, 노련한 파리였던지 가만히 안있고 계속 날아다녔다. 그리고 내가 극혐하는 파리종류.. 함께 사는 사람들과 나를 위해 처리를 해야 하는데, 고민에 빠졌다.

일단 볼일 보러 화장실에 들어갔는데 녀석이 나를 도발하듯 화장실로 따라왔다. 하.. 하.. 건방진.. 나는 화장실 문을 걸어잠갔다. 화장실은 크지도 작지도 않은 크기. (아마도). 윙윙 거리며 날아다녔던 녀석도 당황했는지 구석으로 날아가 잠시 휴식을 취하는 것처럼 보였다. 나는 맨손으로 녀석을 상대할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하고 비겁하지만 화장실에 있는 도구들중 쓸만한 것을 검색했다. 그러다가 눈에 들어온건 딸기 과일 바구니? 이거다.!


(출처 - @asinayo 사진첩)

바구니를 장착하고 녀석을 눈으로 쫓았다. 그리고 눈에 띄었을때 바구니에 맞고 날아가라고 손목의 스냅을 이용해서 휘저었다. 하지만 녀석은.. 비겁하게 지형지물을 이용해 피해다녔다. 1~2분정도 상황이 반복되자. 녀석은.. 내가 직접타격을 못한다는 사실을 눈치챘는지 내가 바구니로 일으킨 바람을 맞아도 움직이지도 않았다. 졸지에 파리에게 부채질을 하게 됬는데... 이 치욕감 말로 표현이 힘들다.

바람으로는 안되니 근처 물건을 부셔지지않게 톡톡 치면서 녀석을 날아다니게 했다. 그러다가 수건이 널려있는 곳으로 유인했는데 갑자기 녀석이 사라졌다. 바구니로 매서운 바람을 불어보고, 수건을 톡톡 쳤는데도 녀석은 보이지 않았다. 혹시나 수건을 살짝 들쳐봤는데...! 녀석이 수건안쪽에 붙어있었다. 이 기가막힌 녀석.. 솔직히 깜짝놀랐다. 상당히 똑똑한 녀석이네.. 뒤늦게 바구니를 흔들어봤지만 녀석은 이미 안정권으로 날라갔고.. 나는 슬슬 짜증이 몰려왔다.

강력한 샤워기 물줄기로 처리할까 했는데 그러면 화장실이 난장판이 될것 같고.. 하 진짜 .. 야밤에 뭐하는 짓인지.. 녀석은 재미들렸는지 이리저리 왔다갔다.. 하다가 화장실 불이 있는 등쪽으로 숨어들어갔다.


(출처 구글)

우리집 화장실 등은 이런 구조로 되어있어서 녀석이 숨기에 안성맞춤이었나 보다. 겉을 바구니로 톡톡치면서 손가락만 빨고 있었는데 녀석이 귀퉁이로 나와 승리의 세레모니를 춤추던 (추측) 그 순간! 나의 손과 바구니는 춤을 추었다. 바구니를 들고 있는 손에도 그 충격이 전해졌고, 난 승리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녀석이 날아간 방향을 따라가보니 욕조에 자빠져있었다. 샤워기로 조져버릴까 처리할까 했는데, 왠지 정신차리게 해줄것 같아 화장지를 조금 뜯어서 녀석에게 이불 덮듯 감싸주었다. 물론 물을 뭍혀서..

촉촉한 화장지가 녀석의 몸을 조여오자.. 녀석은 정신이 들었는지 반항을 하기 시작했고 빠져나가는 듯... 보였으나 그럴수록 화장지는 녀석의 몸을 감쌌다. 나는 화장지 채로 들어올려서 화장실에 있는 그곳에 던져 넣었다. 몇초가 지나니 녀석은 살기위해 발악하는듯.. 화장지 안쪽에서 벗어나 화장지 위로 올라갔다. 하지만 녀석의 날개는 이미 촉촉했는지 바로 날지 못했고, 나는.. 특정 버튼을 눌러.. 녀석을 소용돌이 속으로 빨려들어가게 했다.

과거 에도 이런 비슷한일이 있었는데, 오늘도 .. 아무도 알아주지 못하는 선행을 했다는 사실에 뿌듯해하며.. 화장실을 벗어났다. 습했던 화장실을 벗어나지 시원했고, 기분도 정말 상쾌했다.

파리와의 전쟁 끝......!?


ps 집에서만 그러지 밖에 나가서는 안그럽니다. 이 추한모습.. 남들에게 보여줄수는 없지요.
ps 지금 글쓰면서 떠오른건.. 전기채가 있으면 간단한데.. ㅎㅎ...

요약

  1. 파리 한마리가 집안에 침투함
  2. 화장실에서 인간 vs 파리
  3. 인간 Win
  4. Happy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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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이나 지난 글이니 아무도 안 보겠지?? ㅎㅎㅎ
지옥으로 가시길ㅎㅎㅎ 지옥 길에 밉화꽃 한 송이 뿌려드리오리다 ㅎㅎㅎ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혼자는 못가지 ㅋㅋㅋㅋㅋ같이 가즈아

newiz님이 asinayo님을 멘션하셨습니당. 아래 링크를 누르시면 연결되용~ ^^
newiz님의 #kr-hello challenge / @asinayo (하고 싶었던 말 맘껏 해보자!)

...enter><대문은 kiwifi형 작품을 차용>

hello, asinayo.
제이미형이 좋은 태그를 기획해줬네. 포스팅으로 하기엔 사적이고 가벼운 글들도 편지처럼 마음껏 쓸 수 있는...

simsimi님이 asinayo님을 멘션하셨습니당. 아래 링크를 누르시면 연결되용~ ^^
sjchoi님의 [일일 미션] 2018년 9월 6일 초성퀴즈 + 보팅 추첨

... 0.031 826 10 asinayo/td> 2018년09월05일 22시48분
0.027 427<...

뒤져라 파리ㅎㅎ

ㅋㅋㅋㅋㅋㅋ 오늘은 10%정도 영혼이 실려있군

ㅋㅋㅋㅋㅋㅋ 역시 인간 vs 파리는 여러가지 의미로 인간의 승리군요 ㅎㅎㅎ

인간은! 승리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

바가지 사진 돌려막기 가능한 부분입니까? 네?
역시 우려먹기의 초고수시군요 ㅋㅋㅋㅋ

아.. 이래서 눈치빠른형들은! ㅋㅋㅋㅋㅋ 돌려막은게 걸렸군요 ㅋㅋㅋㅋㅋ 제길 ㅋㅋㅋ

난...모기는잡고
파리는두는데ㅠ.ㅠ

모기는 필수로 잡아야죠!
파리는.. 일단 귀찮으니.. 근데 더러우니 어쩔수 없이.. ㅠㅠ

ㅋㅋㅋ파리와의 전쟁에서 승리하셨군요!!

몇번 잡으니깐 파리들 입소문이 돌고있는지 요새는 잘 안오네요 ㅋㅋㅋ

파리 한마리가 이렇게 재미있는글을 만드네요..ㅋㅋ

과거부터 쌓아오면 파리와의 전쟁.. 경험이 이번의 파리를 잡을수 있던겁니다! ㅋㅋㅋㅋ

저기...조성모님...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파리 2탄도 있으셨으면 좋켓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그러면 어쩔수 없이 파리들을 .... 좀 더 다이나믹하게 잡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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