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에 이르는 길?

[ 도후쿠지 ]

교토에서 숙소를 옮겼다. 새로운 숙소에서 봄바람 맞으며 산책하듯 찾아간 사찰이다. '쓰텐교'에서 바라보는 가을의 단풍이 명품이라는 곳인데, 몇번을 오면서도 늘 환상적인 풍경을 보여주는 때는 아니었다. 그러나 오히려 마감시간이 가까운 때에 입장하니 본당에는 못들어 갔지만, 북적이는 사람 없이 전세 낸듯 경내를 호젓하게 돌아보는 행운을 가질 수 있었다.
도후쿠지는 1255년 완성된 사찰로 나라 최대의 도다이지, 나라에서 가장 융성했던 고후쿠지, 이 두 사찰의 이름에서 '도(東)'와 '후쿠(福)' 자를 따서 명명되었다.

변함없는 골목을 걸어 와운교(臥雲橋)를 건너 사찰 안으로 들어선다. 와운교에서 바라보는 통천교(通天橋)는 이름처럼 두 발을 디딘 이곳 세상과는 다른 세상에 있는 것만 같다. 별 색채가 들어가지 않은 모습도 저리 예쁜데, 흩날리는 꽃잎도 아까운 벚꽃이 만개하거나 아낌없이 불태우는 듯한 단풍이 절정일때는 그 모습이 가히 하늘에 이르는 다리와 같겠다.

본당으로 가본다. 개방은 하지 않고 성긴 창살 너머로 안을 든여다보고 사진도 찍어본다.

문득 카메라에 담긴 용과 눈이 마주치고보니, 사진 촬영은 안된다고 하니 얼른 뒤돌아선다.

난젠지의 산몬과 비슷하기도 하고 좀 다른 모습도 보이는 커다란 산몬이 보인다. 연꽃 연못을 앞에 두고 있는 산몬은 여러번의 지진으로 파손 되었다가 1425년 지금의 모습으로 복원되었는데, 이는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선종 사찰의 선문이라 한다.

이제 와운교에서 보았던 통천교를 건넌다. 작지만 깊은 계곡 건너엔 이 절의 창시자인 엔니벤엔 스님의 상을 모신 가이산도가 있다. 가이산도에는 교토의 사찰 대부분에서 볼 수 있는 '가레산스이'가 있다. 에도 시대에 조성된 이 가레산스이의 앞쪽은 백사를 여러 방향으로 갈퀴질하여 기하학적 구성을 보여주고, 뒤쪽은 연산홍 속에서 솟아오른 괴석에 학바위, 거북바위라 하여 자연을 상징한다.

정원을 바라보며 앉아 있다가 통천교 아래쪽 계곡도 찬찬히 한바퀴 돌아 사찰을 나섰다. 방장(500¥)과 통천교(600¥)는 별도의 입장료를 받기도 하고 통합권(1,000¥)을 구매하기도 하는데, 방장의 입장은 더 일찍 제한을 해서 들어가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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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분에 오늘도 좋은 글 사진 눈호강 지대로 했네요.. 😀

아름다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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