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rtunately



그를 만나기 직전, 산티아고데 쿠바



Fortunately, Mi Cubano를 다시 꼼꼼히 읽고 있다. 본격적인 서스펜스를 동반한 여행이 시작하자 동어 반복을 피할 수도 없이 '다행히도' 라는 수식어가 문장 하나 걸러 존재한다. 수정하려다가 수정할 수 없단 걸 알았다. 그때 그 마음은 다행히도 말고는 없다. 다행이다란 생각을 수도 없이 많이 했고, 그 여행을 무사히 끝마치게 만들었던 건 '다행이다' 덕분이었다. 알레말대로 다시 생각해보면 위험천만한 여행이었다. 내가 괜찮을 거라는 확신은 있었고 왠지 모르게 그도 무사할 거란 확신은 있었지만 근거는 전혀 없었다. 그저 다행인 순간들을 지나칠 때마다 긴장을 한꺼풀씩 벗을 수 있었고 하늘과 그가 믿는 신에게 감사했다. 운이 좋았다. 다행이었다.

어쩌면 이전에 그렇게 긴 여행을 하면서 한 번도 소매치기를 만나거나 크게 사기를 당한 적 없고 나쁜 일을 당하지 않을 수 있었던 이유는 내가 꼭 해야만 할 여행이 있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내가 특히 조심했다거나 똑똑했거나 촉이 좋다기보다는... 물러설 수 없이 자연스럽게 이 여행을 가게 만들 서사가 쌓이기 위해서였던 걸지도 모른다. 좋은 사람들을 운 좋게 만나면서 내 경계심은 한 없이 허물어졌고 짧은 인연에도 평생 잊을 수 없는 의미를 지닌 만남이 있다는 걸 경험으로 이미 알고 있었다. 그덕에 댓가 없이 정말로 소중하게 믿는 가치를 별 심각한 고민 없이 따라갈 수 있었다. 역시나 다행이다. 그것이 아니었다면 내 안의 자유는 그저 보이지 않는 세계 속 가능태로 부유했을 것이다. 나는 힘주어 말할 수 있다. 자유와 사랑은 나의 가장 소중한 가치라고. 그렇게 말하는 순간 그건 지시적 언어가 아니라 행위에 가까운 실행과 의식이라고.


p.s. 길치력을 뽑내며 제법 난감한 상황에서 어쩔 줄 몰라하는 상태에서 꿈에서 깼다. 역시 꿈은 그저 꿈일 리가 없다. 또 어쩌다 이런 글을 쓰게 되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오늘 하늘이 끝내주게 예쁘다. 그리고 하기 싫거나 귀찮은 일은 차라리 먼저 후딱 해버리는 습성이 있다.

2022년 7월 29일, by Stel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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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텔라님이 원체 선량하게 생기셨네요. 사기치러 왔다가 그냥 갈 정도로. ㅎㅎㅎ

하하하 감사해요. 그런 거였을까요 그렇다면 계속 효력이 있으면 좋겠어요 😛

꺄 반가운얼굴 ㅎㅎ 그때나 지금이나 그대로인 슈퍼동안 맞았네요ㅋㅋㅋ

오늘 글은 뭔가 꿈같아요

으하하 반갑죠 행복해보이는 사진이에요
ㅋㅋㅋㅋㅋㅋ계속 슈퍼동안이고 싶어요😎

요새 그렇게 꿈을 꿉니다. 잘 해석은 안 되는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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