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자기 소개

in Korea • 한국 • KR • KO3 years ago (edited)

378db97956.png

법적 분쟁에 연루된 동갑내기 사업가 친구를 따라 파티에 참석했을 때다. 그 연배에서 세손가락에 꼽히는 연예인이 쓰던 오피스텔에서 열린 파티였고, 참석자들의 면면은 화려했다. 달리 화류계 종사자들도 아니었는데 예쁜 여자들이 많았고, 남성들은 대부분 중년인데 여자들은 다 내 나이 또래라 기분이 묘했다.

내 친구와 갈등이 있던 그 파티의 호스트는, 내 친구를 파티까지 초대했지만 그와 별도로 아직 돌려줘야 할 것은 전혀 돌려주지 않은 상태였다. 내 친구가 파티에 나를 부른 것은 자신에게 변호사 친구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함이었다. 무언의 압박을 하고 싶었던 것이다.

홀을 지나 회장이 있는 방에 가자, 십수명의 중년 남성들이 앉아있었고 내 친구가 나를 소개하자 그 회장은 대뜸 옆자리에 앉은 남자를 가리키며, "여기 이 친구는 서울대 법대 나온 부장판사 출신 변호사인데, 이변호사는 특기가 뭡니까?"라고 물었다. 나는 "소 잡는 칼이 있고 닭 잡는 칼이 있는데, 저희는 닭을 잘 잡습니다."라고 답했다. 환청일지도 몰라 확실치는 않지만 앉아있던 사람 중 몇에게 감탄사를 들었던 것 같다.

분쟁은 잘 해결되었고 친구는 물건을 돌려 받았다.

다시 생각해보니 그때 나 조금 멋있었던듯. 그리고 글이 짧은 덕에 자뻑성 글이든 어쨌든 1일 1포스팅 결심을 무사히 넘긴다.

Sort:  

와 드라마같네요 ㅎㅎ 멋지십니다

 3 years ago 

과찬이십니다 ㅎㅎ 감사합니다

닭 잡는 칼. 와우 멋진 표현입니다. 그 자리에서 그런 말이 나올수 있다는 것은 매우 '스마트'한 분이시라는 증명이죠 ㅎㅎ 살짝 드라마의 한장면 같다는 느낌적인 느낌이 있네요 ^^

 3 years ago (edited)

사실 삼국지에서 화웅이 동탁에게 자기가 여포 대신 출전하겠다고 자기를 소개하는 장면입니다 ㅋㅋ 감사합니당

제가 삼국지를 읽지를 못해서... ㅠㅠ 필독서를 못읽었으니... 꼭 한번 읽어봐야겠습니다.

친구가 정말 뿌듯해했을 것 같습니다 ㅎㅎ

 3 years ago 

ㅎㅎ 배불리 밥 잘 얻어먹었습니다~^^

 3 years ago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ㅋㅋ

Coin Marketplace

STEEM 0.18
TRX 0.15
JST 0.029
BTC 61986.20
ETH 2421.27
USDT 1.00
SBD 2.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