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위만 같아라.

명절이 좋기는 좋다.
가족 모두 모이니 더없이 좋다.
손자의 재치는 한바탕 웃음보를 터트리게 한다.

잠시도 쉴 틈 없이 뛰어놀자는 손자 놈에게 잠시 쉴틈을 만들어 주려고 할머니 할아버지처럼 팔 굽혀 펴기를 해봐 그럼 팔에 알통 근욱이 생긴다며 한번 해볼래 하고 포즈를 취해주니 거실 바닥에 같이 엎드려 따라 하려는데 마음대로 뭔가 안 되는 거 같으니 얼른 탁자 있는 곳으로 가더니 탁자 위에다 발을 걸치고 열심히 어깨와 머리를 흔들며 팔 굽혀 펴기 흉내를 냅니다. 그리고는 팔에 알통이 생겼다며 아빠 엄마 작은 아빠 작은 엄마 할머니 할아버지에게 자랑을 하는 모습이 얼마나 귀여운지 모르겠습니다.

아이들 보는 데서는 역시 냉수도 마실만 합니다.
덥다고 에어컨까지 틀어 놓고 노는데 그래도 덥다고 옷까지 벗어던지고 뛰는 놈이 맨바닥에서 안되니 저렇게라도 해 보겠다는 생각을 하니 얼마나 기특한지 귀엽기가 한이 없습니다.

사진을 찍으니 사진도 찍지 말고 같이 놀자고만 하는 놈, 울거나 떼쓰지 않고 무럭무럭 자라고 잘 노니 고맙기까지 합니다.

올 적마다 잠시도 안 있고 같이 놀자며 이 놀이 저 놀이하자는데 이렇게 같이 뛰며 놀자는 것도 잠시일 거란 생각입니다. 좀 더 커서 학교라도 가면 그때는 같이 놀자고 해도 싫다고 할터이니 지금 기회가 있을 때 최선을 다해서 놀아 주려 합니다.

운동 운동 이런 운동 없다 싶게 열심히 뛰어노는데 이유도 있어 보입니다. 살고 있는 집에서는 아래층 고3 형아가 있어 마음껏 못 뛰는데 할머니 집에서는 그런 걱정이 없어 마음껏 달리기도 하고 숨바꼭질도 하고 공차기도 하고 연실 무궁화 꽃을 피우고 보물이 있는 이곳저곳을 살피는 모습이라니 너무나 귀엽고 사랑스럽습니다.

한가위만 같아라 하는 말처럼 그냥 마냥 행복한 명절입니다.
스티미언 모두 행복한 오늘 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