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jy의 샘이 깊은 물 - 딸 바보의 비명

in zzan3 years ago

img085 대문.jpg

비소식이 있는 주말, 하늘은 벌써 흐린 얼굴로 낮게 내려와 있습니다. 흐리거나 말거나 주말이라고 카톡이 계속 울어댑니다. 눈을 감은채 더듬더듬 손을 뻗어 폰을 열어보니 난데 없이 해장국 사진이 와 있습니다.

비소식에도 야외를 찾은 친구는 첫 새벽에 출발했는지 현지에서 아침 식사를 하고 가까운 산으로 출발합니다. 오늘 비 온다는데 웬 산이냐고 높은데 너무 좋아하지 말고 평지에서 놀라고 하니 이럴 때 잠간 다녀오기 좋은 곳이라고 하며 좋은 일 생기면 연락한다고 하는데 나는 하품이 나옵니다.

부지런한 사람들은 한 나절이라도 알뜰하게 즐기려고 꼼꼼하게 계획을 짜서 가족들과 하루를 즐기고 또 한 주간을 지낼 에너지를 충전합니다. 거기에 예쁘게 자란 딸이 아빠를 얼마나 따르는지 주말이면 늘 함께 다녔는데 어느 날 어머니께서 걱정을 하더랍니다. 그렇게 제 아빠만 따라다니면 남자랑 연애도 못 해보고 나이만 먹으면 어쩌느냐고 걱정을 하더랍니다.

그 말을 듣고 보니 틀린 말씀도 아니고 그동안 너무 딸을 끼고 살았나 걱정도 되어 이제부터 거리를 떼려고 했는데 오늘도 먼저 준비를 하고 어디로 가느냐고 생글거리는데 걱정은 나중이고 지금 당장은 좋으니 좋은 몫을 택한다고 합니다.

사실 이렇게 예쁘게 키운 딸 남 준다고 생각하면 지금부터 가슴이 철렁하고 하늘이 노래진다고 엄살입니다. 딸이랑 전국에 있는 산을 다 다니며 맛집 탐방도 하고 재미있게 사는 게 좋아 딸 나이 먹는 줄도 몰랐다네요. 그렇게 예쁜 딸이 남의 식구가 된다는 상상은 하고 싶지도 않아 결혼 해서도 옆에 끼고 살면 좋겠다고 하면서 예전에 제가 한 말이 생각난다고 합니다.

남자가 태어나서 세 번 운다고 하는데 첫 번째가 태어날 때이고 두 번째가 부모님 돌아가셨을 때인데 마지막 하나가 딸이 산고를 겪을 때라고 했더니 뭐가 그렇겠어 하고 흘려버린 말이 아직 떠나지 않고 다시 역류를 하는 건 어떻게 설명이 안 된다고합니다.

그 중에서도 세 번째가 제일 마음을 찌른다고 합니다. 역류성 식도염처럼 가슴을 쓰리게 하는데 왜 그런 말을 했느냐고 딸도 없는 주제에 남의 속을 긁어 놓다고 투정을 하는 딸 바보가 비를 쪼로록 맞지나 않았는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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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훈한 우정이 읽혀지네요. 딸도 아들도 늘 걱정이지요.

아들 딸 다르기야 하겠습니까
그런데 딸은 늘 눈에 아른거린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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