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탄고도] 가을풍경100선:1~10, 황지연못steemCreated with Sketch.

in zzan2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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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는 그대여
돌아보지 말라고 했거늘
어찌 돌아 보아 망부석(望夫石)이 되는가
없는그대여
간혹 우리 사랑을 돌아보는가
나는 맨날 그대를 돌아보고 망부석(望婦石)이 된다
/01 황지못 전설 황부자 며느리 상,2022-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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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는그대여
날마다
가을 풀어놓고
깊숙이 잠기십니까
나를 불러 놓고 흔들리십니까
어찌 하오리까
나도 당신 따라 1천 3백리 굽이치며
따라가오리까
/ 02 황지못, 낙동강 발원지가 되다,2022-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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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소도시 태백
광해재단 지원금, 산소호흡기를 떼면
어찌 될까
1989년 석탄산업합리화이후
폐광과 함께 사람들은 떠나가고
떠나지 못한 사람들만 남아
서서히 죽어가는 도시
소멸의 도시 태백
진폐 행사를 비롯해 운탄고도 문화행사는
이곳 광장에서 열린다
없는 그대여
/ 03 황지못 광장 2022-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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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는 그대여
깊이를 알 수 없는 물은
제 1에서 솟구쳐
제 2지와 만나고
제 3지를 만나 물길 만들고
3개의 다리 밑 관문을 지나며
1천3백리 낙동강 물길을 만든다
/ 04 황지못 물길을 열다 2022-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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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5 황지못 제1지, 2022-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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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6 복원된 황지못 물길 목수국, 2022-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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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7 황지못 물길 백색 아스타, 2022-10-08

/ 08 황지못 물길 블루세이지, 2022-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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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9 황지못 물길 리아트리스, 2022-10-082022-10-09


/10 황지못에 가을이 잠기기 시작하다, 2022-10-082022-10-11
나의 사랑, 나의 슬픔, 없는그대에게
1981년 3월 1일
황지초등학교 교사로 첫걸음을 내딛었고
1985년 12월 7일
그대는 아들로 내 품에 안겼다가
어른들의 실수로 형체 없이 사그라졌다
버스 바퀴에 형체 없이 터진 시신을 수습해
1천3백리 낙동강 물길에 한 줌 재로 뿌리며
그대의 할머니가 실신하고
그대의 엄마가 실신해서 맘껏 울지 못했다
그해 나는 스물다섯 청춘이었다
37년을 이방인처럼 떠돌며
포항제철초등학교에서 동화를 쓰고
서울 연우무대에서 극본을 써 무대에 올리며
아프고 아파서 울지 못했다
2022년 2월 28일 퇴직 후
등뼈가 부러진 채 그대로 굳어
등이 굽은 아픈 그대의 할머니를 돌보며
나는 하루도 빠짐없이 황지 연못에 와서
없는그대를 나무로 만나고
잎사귀를 흔드는 바람으로 만나고
찰랑이는 물결로 만나고
물길에 피었다 지는 꽃으로 만난다
내 살아서 한 번도 잊은 적 없는
없는그대여, 못난 아비를 용서하고 놓아주라
난 이제 없는그대를 품은 슬픔의 힘으로
스팀잇에 글을 쓰며 늙어간다
걷다가 죽기를 기도하는 사람
걸죽기사로 살아가며
이 생이 끝나는 날 그대를 다시 만날 것이니
없는그대여
내 안에 살아가는 그대여
나의 사랑, 나의 슬픔 없는 그대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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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나무들이 떠나기 전 머리를 감네요.

삼푸도 없이 잘 감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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