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편지

in zzanlast ye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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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편지>

---곽 재 구---

늦은 밤
구례구역 앞을 흐르는
섬진강변을 걸었습니다
착한 산마을들이
소울음빛 꿈을 꾸는 동안
지리산 능선을 걸어 내려온 별들이
하동으로 가는 물길 위에
제 몸을 눕혔습니다
오랫동안
세상은 사랑할 만한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억압과 고통 또한 어두운 밤길과 같아서
날이 새면 봉숭아꽃 피는 마을
만날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사랑하는 이여
나 아직 스무 살 첫 입맞춤의 추억
잊지 않았습니다
폭염 아래 맨발로 걷고 또 걸어
눈부신 바다에 이르렀을 때
무릎 꺾고 뜨겁게 껴안은
당신의 숨소리 잊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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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하산한 별들이 물에 떠 하동으로 가는군요

갑자기 재첩맛이 생각났어요.^^

아름다운 섬진강변이 떠오르네요
기분좋았던 산책길이~~~~^^

여러가지 사연으로 그리운 곳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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