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읽는 시간] 질투는 나의 힘(기형도)

in zzan2 month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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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투는 나의 힘

-- 기형도

아주 오랜 세월이 흐른 뒤에

힘 없는 책갈피는 이 종이를 떨어뜨리리

그때 내 마음은 너무나 많은 공장을 세웠으니

어리석게도 그토록 기록할 것이 많았구나

구름 밑을 천천히 쏘다니는 개처럼

지칠 줄 모르고 공중에서 머뭇거렸구나

나 가진 것 탄식 밖에 없어

저녁 거리마다 물끄러미 청춘을 세워두고

살아 온 날들을 신기하게 세어보았으니

그 누구도 나를 두려워하지 않았으니

내 희망의 내용은 질투뿐이었구나

그리하여 나는 우선 여기에 짧은 글을 남겨둔다

나의 생은 미친듯이 사랑을 찾아 헤매었으나

단 한번도 스스로를 사랑하지 않았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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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잠님은 스스로를 아주 많이 사랑하고 계시는 것 같은데요. ^^

밤 너무 맛 있다고 살 수 있으면, 사고 싶다고 마눌님이 뭐라고 하시네요.
잘 먹었습니다.

기형도 시인의 엄마 생각이란 시가 생각납니다.
열무 삼십단을 이고 시장에 간 우리 엄마 안 오시네,
날은 어두워지는데 천천히 숙제를 해도 오지않던
엄마를 기다렸던 기형도 시인,,,

느낌이 Jy님도 시인이신 거 같아요.

시를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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