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파만파 독서잡기 22-34] 파인(윤태호)

오랜만에 만화 4권 섭렵.
윤태호 작가는 《이끼》《미생》등으로 유명하다.
허영만 문하 출신이고 청출어람,
스승보다 스토리는 더 탄탄하다.

비가 주룩주룩 콸콸 쏟아지는 밤에
다 떠내려 가는 곡식 걱정해 봐야
소용없고, 재미난 만화책을 보면서
현실을 잠시 잊는다.

배경은 1970년대 신안 앞바다에서
도자기들이 대거 발견되던 때.
이것이 국보급이라는 걸 알게 된
도굴업자, 밀수꾼, 기업 회장 등이
몰래 바다로 잠입하는 과정이다.

초점은 야바위꾼들이 모였을 때 어떤 상황이 발생하는지, 그것도 일확천금을 노렸을 때의 비열함을 그렸다.

한 점에 수백에서 억대까지 한다는 도자기를 결국엔 하나도 갖지 못하고 서로 죽이고 죽고 마는 비극이다.

신안 앞바다에서 건진 유물들을 한 챕터가 시작될 때마다 상세히 설명을 붙였는데 주로 원나라 때 그릇들이다. 종류가 참 많았다.

파인은 촌뜨기라는 뜻. 전문가처럼 보이지만 삶 앞에서는 다 촌뜨기 아닐까. 아마추어.

윤태호 / 재미주의 / 2014 / 13,000원 / 장편만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