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ic 100] someone like you
어둠이 찾아오면 카페 두레는 바가 된다. 매번 다른 손님이 하나둘 모여 때 탄 좌식 의자에 둥그렇게 앉아 저마다의 사연을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고 술을 마신다. 흥에 겨우면 돌아가며 노래를 부르기도 하고, 흥을 주체하지 못할 때면 신나는 노래를 틀어 춤을 추기도 한다. 한국인과 라다크인 그리고 외국인도 뒤섞인 제법 컸던 술자리로 기억한다. 그 자리에는 호주에서 만나 연인이 된 커플이 있었다. 삶의 터전도 가야할 길도 달랐던 둘은 인도에서 이별 여행을 하던 중이었다. 이별 여행이라 하면 으레 떠오르는 유난스러움과 청승맞음 없이 그들은 담담하고 별스럽지 않게 둘을 위해 주어진 마지막 시간을 쓰고 있었다. 어김없이 장기자랑? 시간이 도래하고 커플인 n이 이 노래를 불렀다. 노래를 전공했던 n이 잔잔하게 부르는 소리가 너무 아름다워 넋놓고 듣던 난 처음 듣는 이 노래를 내 플레이리스트에 추가했다. 여름의 시간이 지나고 한국에 가기 전에 방콕에 들렀다. 장사하느라 애쓴 우리를 위한 휴가랄까? 휴양을 하고 사치도 부리던 어느 날 천장이 높은 라운지바에 우연치 않게 흘러 들어갔고 바 가운데에 작은 무대에서 여성 보컬을 앞세운 라이브 밴드가 이 노래를 연주하고 있었다. 가사를 곰곰히 되짚어보다 이 노래는 그 커플의 미래 기억이구나,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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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ccessgr.with (74) 3 years ag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