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ic 100] 나는 아니에요

in Wisdom Race 위즈덤 레이스5 years ago (edited)

좋은 술과 저급한 웃음.
꺼진 불 속 조용한 관음.
내가 좋아하는 것들로만 주세요.

옛 친구와는 가벼운 이별.
다음주면 까먹을 2절.
믿진 않겠지만 별이 되긴 싫어요.
난 웃으면서 영업하고 빈말하기 싫은걸요

그댄 알잖아요.
우린 저들과는 다른 것을.
난 배고프고 절박한 그런 예술가 아니에요
내 시대는 아직 나를 위한 준비조차 안된 걸요.

국화 향이 몰씬 나는 날.
해랑사 을신당는 나.
처음엔 안 넘어가는 게 아마 맞아요.
나는 별이 되고 싶었던게 아니에요.

샤워를 하다 이 노래를 처음 들었던 것 같다. 유튜브 알고리즘으로. 가사 하나 하나가 심장을 파고들어서 샤워기를 끄고 노래를 들으며 울었다. 내 이야기 같아서. 한번도 별이 되고 싶었던 적은 없었다. 별이 될 수 없을 거라는 방어기제가 앞섰던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단순히 나를 낮잡아 평가 절하 하는 건 아니었다. 그리고 나는 지금도 별이 되고 싶지는 않다. 최근 어떤 술자리에서 행복이 뭔지 이야기 한 적이 있다. 내 행복은 유명해지는 걸로, 돈이 많은 걸로 완성되지 않는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같은 그림을 그리며 발맞추어 걷고, 내가 좋아하는 글로 인정을 받는 것. 내 인생 가장 행복한 시절은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가난했던, 카페 두레 시절이었다. 어쩌면, 가난해도 행복할 수 있는 것이 가장 순도 높은 행복이 아닐까...물론, 내 책이 더 팔려 돈을 더 벌었으면 하는 소박한 마음은 있다. 또한, 내게는 다수의 인정보다 소수의 인정이 중요하다. 많은 사람에게 인정받고 사랑받고 싶어질수록 마땅한 비판 뿐 아니라 무자비한 비난과 악플을 견디어내야 한다. 반짝이는 별은 어둠을 짊어져야만 가능하다. 웃으면서 영업하고 빈말하기도 싫고, 배고프고 절박한 예술가도 아닌 나는, 나는 아니다.

덧. 이 노래를 자주 부르면서도 '해랑사 을신당는 나'가 대체 뭔가 의아하면서도, 한국적인 가사라고 막연히 생각했었다. 해랑사 절, 을신당 신당에 있는 나 같은 정도의 느낌? 가사를 쓰려고 찾다보니 '나는 당신을 사랑해'를 거꾸로 쓴 문장이었던 것을 오늘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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