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Squint

(2021) Julian lage - Squint

요 며칠은 날이 추운 만큼 하늘도 맑았다. 춥기도 하고 기운도 없어 며칠간 큰 외출 없이 방에서 시간을 보냈는데, 침대에 누워 창밖 건물에 와 닿는 빛을 보고 있으면 그 아름다움에 시간이 흐른다는 사실이 슬프게 느껴진 적도 여럿 있다.

오늘은 이른 점심을 든든히 먹고 오랜만에 책상에 앉아 꾸준히 해왔지만 오래 잊고 있던 일들을 하나둘 살펴보았다. 그러는 동안 한낮의 빛이 창으로 쏟아지고 있었다. 그 빛에 맞는 곡을 찾고 싶었다. 재즈 기타 연주가 생각났고, 요즘 활동하는 연주자의 연주를 듣고 싶어졌다. 그러다 줄리안 라지가 떠올랐다.

빛과 어울렸는지는 모르겠지만, 사소한 일들을 살피는 동안 그의 앨범을 계속 들었다. 그러다 보면 가끔은 익숙한 멜로디가 귀를 스치기도 했다. 어떤 곡인지 기억나지 않았지만, 굳이 제목을 보지 않았다. 그냥 앨범을 처음부터 끝까지 반복해 틀어놓았을 뿐이다. 말 그대로, 한낮의 여유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