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學術)이란 말을 들어보았을 것이다. 이 단어는 실천지성을 의미하여 만들어졌다. 이 두글자 사이에는 성취된 지성(覺)이 숨어 있다. 배운 것이 자신과 이웃에게 유용하게 쓰여지지 못한다면 지식의 변비나 다름없다. 아는 게 많으면 뭐하겠는가? 아는 만큼 그것의 쓰임새가 있어야 한다. 지적유희는 맛있게 먹은 음식이 소화되어 건강하고 아름다운 신체의 바탕이 되진다는 의미에서 유희이지 먹은 만큼 배설되지도 못하고 몸짓만 키운다면 결국 만성병을 초래하는 비만일 뿐, 사회가 부조화스럽다면 실천지성의 결여 때문일 것이다. 지식의 과체중,

Eye in the Sky

1. 학學은 머리를 표상하는 절구 구臼, 소통의 상징어인 사귈 효爻, 덮을 멱 冖, 씨앗 자子의 합성어이다. 學 = 臼 + 爻 + 冖 + 子, 풀어서 설명하자면 배울 학은 지속적인 뇌의 정신 활동으로 지성의 씨앗을 계속 쌓아나간다는 뜻이다. 지식은 그냥 저장한다는 의미이고 지성은 이것이 영양분으로 체화된다는 의미이다. 우측 그림에서 감坎의 상징은 자子의 방위인 북쪽, 한밤중으로 지구 반대편의 태양, 밤이 가장 길어진 동지이지만 이 시점부터 양(태양, 정신)의 기운이 차곡차곡 쌓아지기 시작한다는 의미이다. 배움은 훈련의 과정이다.

2. 이것이 발전하여 깨달을 각覺에 이르면 지성의 씨앗이 싹을 틔어 드러나게 된다. 子가 見으로 바뀌었다. 見은 1)보다와 2)나타나다, 드러나다의 이중적 의미가 있다. 우측 그림에서 리離의 상징은 해가 중천에 높이 떠서 밝게 비추고 있음, 낮이 가장 길어진 하지, 남쪽을 의미한다. 깨달을 각覺은 만물을 꿰뚫어볼 수 있는 지성, 지견을 의미하고 그것을 환하게 비추어 준다는 의미이다. Eye in the Sky이다.

3. 術을 파자해보자. 실천 행 行, 완성의 십十, 우뚝 솟을 올兀, 동남방에 ·이 찍혔다. 풀이하자면 만물을 표현하는 기본 수 가운데 10은 완성을 의미한다. 여기서 핵심은 동남방의 점에 있다. 무엇일까? 바로 해가 가는 길이다. 여름을 넘어 가을로 접어드는 시기의 태양, 이때부터 해의 길이가 짧아지기 시작하지만 태양의 에너지는 반대로 곡식에 갈무리되어진다. 곡식들이 물질화되어 우리의 양식이 되어가기 시작한다. 우측 그림에서 동남방의 곤坤은 어머니, 유순함, 겸허한 덕을 나타낸다. 다시말하자면 최고(兀)로 성취된 지성( 十 + ·)의 쓰임새(行)가 어머니의 품처럼 자비로와야 한다는 뜻이다.

배움學과 성취된 지성覺과 자비로운 실천術의 삼박자는 영성의 삼위일체와 같은 맥락이다. 농부가 씨앗을 심고 곡식을 거두는 농사는 그것이 싹을 틔워 영양분이 토실토실한 곡식으로 질료화 시키는 과정, 무형의 양陽 에너지가 음陰의 에너지로 질료화 되어가는 과정이다. 이와같이 배움學은 실천적 지성(覺)術으로 승화 되어야 한다. 고려말 양촌 권근權近의 입학도설入學圖說에서 그린 천인심성합일지도天人心性合一之圖는 그런 의미에서 학술을 표현한 것이라고 이해하자면 학술을 아무렇게나 써서는 안된다.

그런데 말이다. 나는 이 각성覺性을 천수천안 관자재보살의 눈으로 보고 싶다. 지혜의 눈을 이렇게 얻는다면 나쁜짓은 절대로 못한다. 어리석으니까 나쁜짓하는 거다. 나도 어리석어서 나쁜짓 꺼리낌없이 한다. 그리고 이게 즐겁다고 생각한다. 왜냐믄 어리석으니까,

Avalokitesvara by Alex Gr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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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영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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