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자 영성] 암에 대하여

나는 글자를 가지고 생각놀음하는 것을 좋아한다. 글자라는 것이 언어와 마찬가지로 사람의 마음을 드러내주는 수단 중에 하나이기도 하지만 강한 주술적인 의미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수행자들이 글자를 가지고 명상에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밀교에서 그렇다. 글자를 가지고 점치는 술법도 있다. 여기서 한자를 특히 많이 이용하는데 한글도 마찬가지 원리로 적용할 수 있다. 요 며칠 머리좀 식힐겸 약초 이야기꾼의 책을 읽고 있는데 재미있는 표현이 있어서 인용한다.

"암을 옛날에는 '옹(癰)'이라 불렀지만, 요즘은 입 구 자 세개 밑에 뫼 산 자가 들어간 암(癌)이라고 씁니다. 이 글자를 잘 음미해보면 산에 가서 세 번 간절히 구하라는, 즉 산중기도를 간절히 하라는 뜻으로 풀이할 수 있습니다. 암이 인간 문명에서 생겨난 것이니 하늘의 말, 땅의 말, 진인의 말을 들어야 고칠 수 있다는 뜻이지요. 암으로 신음하던 환자가 산에 들어가서 닥치는 대로 풀을 뜯어 먹다 보니 자신도 모르게 다 나아버린 예가 더러 있습니다. 암환자는 이것이 좋다. 저것이 좋다, 하고 떠드는 소리를 듣지 말고 지극한 정성으로 자연치료법에 매달려야 합니다." 발로 찾은 우리명의

한자를 조각내서 잘 살펴보면 뜻을 어느정도 유추해 낼 수 있다. 그래서 한자를 공부하면 아이들의 창의력이 발달할 것이라는 말에 아주 공감한다. 암(癌)이라는 글자의 경우도 병을 의미하는 녁(疒)자에 입구(口) 세개와 산(山)으로 구성된다. 풀이하자면 너무 많이 먹어서 산처럼 쌓여서 병이 되어버렸다는 뜻이다. 꼭 많이 쟈셨다는 의미라기 보다는 먹은 것이 영양분이 되어서 잘 쓰여지지 못하고 노폐물이 되어서 쌓이다 보니 덩어리(山)가 되어서 처치곤란이 되었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런데 글자의 모양을 보고 "하늘의 말(口), 땅의 말(口), 진인의 말(口)을 태산(山)같이 받들어 모셔야 고칠수 있다"라고 해석 할수도 있겠다고 생각하니 이분한테 한방 먹었다. 꼭 암이 아니더라도 울화병 걸린 사람들이 대개 고집불통이란 말도 있다. 남의 말 드럽게 안 듣고 신세한탄하는 경우 무언가 몸에 뭉친다. 암, 암, 암, 모든 것이 마음먹기따라 달라진다.

암이라는 글자를 부정적인 의미에서 보자면 부정적이겠지만 이렇게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또 다른 길이 열리는 것이다. 그래서 문자가 주술적인 의미를 지녔다는 것에 다시한번 공감한다. 주술은 운명을 개척한다는 의미에서 실천적이고 혁명적이기도 하다. 마찬가지로 우리에게 다가오는 행운이나 불운의 양면성을 살펴보아야 한다. 행운이건 불운이건 그것이 지금 직면했다면 그 순간 과거(이미 결정되어짐)가 되어버렸고 미래는 아직 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미래에 대한 나의 Attitude이다.

At Tide to U 흐름(tide)에서 내가 당신에게 해야 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