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션 산 정상에서 얼음물을 팔아라 #2

평생 아침을 거의 먹지 않고 살아왔음

수능날 든든하게 시험치려고

먹지도 않던 아침을 먹고가서 급체해서

서울대를 포기했었어야 했으니 ㅋㅋㅋ

얼음물을 올리는 그날도 당연히 아침을 안먹었음

50리터 용량의 등산가방에

각종 음료와 꽁꽁 얼어붙은 생수를 꽉꽉 채우면

15kg가 거뜬히 넘어감

가방이 삐쭉삐쭉 터질정도로 꾸역꾸역 밀어 넣었으니

내가 과장했다쳐도 최소 12kg 이상

가방을 메고 내 뒷머리 위로도 짐이 올라왔었음

젊은 혈기하나만 믿고 오른 등산길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던 때였음

덥지 습하지 어깨는 떨어져 나갈 것 같지

높이 600m 정도 밖에 안되는 산인데 에베레스트 타는줄 ㅋㅋ

절반 정도 올랐을까? 미쳐버릴듯한 갈증에

올라가는 길마다 있던 약수터에서 물을 배터지게 마셨음

적당히 마시라는 만류에도

가시지 않는 갈증을 해소하고자 빈속에 물만 넣었음

ㅎㅎㅎㅎ 이게 화근이 될 줄이야

9부능선 쯤 됐을거임 일단 전망이 탁 트였고

능선을 따라 바위만 타고 올라가면 목적지라 마지막 휴식

이미 땀으로 속옷까지 다 젖은 상태라 에라 모르겠다하고

드러누웠음 바람도 솔솔 불고 목적지는 코앞이고 아 좋다~

하고 일어나려는데 몸이 한번 휘청 하더니 털썩

태어나서 처음 겪어 보는 느낌

오~ 신이시여 저 죽는건가요????

온몸에 힘이 안들어가는게 움직이질 못하는 상태

벙쪄서 주저 앉아 있으니깐 주변 등산객 분들이 내 상태를 보고 다가오심

빈속에 물만 마셨고 그걸 다 땀으로 배출해버렸으니 ㅉㅉ

탈수증상이니깐 쉬어야 한다며

날 그늘로 밀어 넣고 에너지 보충해야한다며 온갖 먹을것 쥐어주심

내 생에 그런 호의는 처음이었음 등산객들은 다 천사!!

도착지점까지 500m 정도만 더가면 되는거였는데

더이상 배낭메고 갈 기력이 없어서 결국 GG

이때부터인가? 자존심을 버리고 살아온게 ㅋㅋㅋㅋㅋㅋㅋㅋ

다음코스부터 밧줄타고 바위 올라가는 길이 좀 있었는데

오기 부린답시고 등산했었으면 골로 갔을듯

내 짐은 친구가 돌아와서 대신 들고감

갸는 경력자 나는 쌩초보니 자존심 따위 개나줘

일당은 올라가서 받는걸로 했기에 목적지까지 다시 등산

아 마지막 500m 못간건데 주인놈도 치사한게 돈을 덜 줌

뭐 이건 내 잘못이니 깨끗하게 인정

그럼 그걸 나 대신 고생한 친구몫으로 더 줘야하는데

그냥 입을 쓰윽 닦아버리네? 이래서 사장놈들이란.. 퉷


우리는 올려만 주고 빈 가방만 다시 가져다 놓으면 퇴근이었는데

의문점! 4명이서 짐을 올렸는데 팔고 남은 음료는 어떻게하지?

알고보니 사람 안다니는 곳 깊숙히 들어가서

땅을 깊게 파놓고 철판으로 창고를 만들어 놓았음 ㅎㅎ

인간이 먹고 살려면 못하는게 없음 정말 ;;;

길고 재미없는 내 이야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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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대박 진짜 위험했네 ㅠㅠ
살아있어서 진짜 아쉽다 ㅠㅠㅠㅠ

진심 아쉬움이 느껴진다 ㅋㅋㅋㅋㅋㅋㅋ

ㅎㅎㅎ 오해야 오해 ㅎㅎㅎ

오늘 우산 안가져와서 비나 홀딱 맞아라 흐흐흐

스티밋 포스팅 중에 이렇게 재밌는 얘기는 첨입니다~~

제가 다른 형들한테 속고만 살아서..
진심 재미있는거 맞는거죠??????? ㅋㅋㅋ

그럼요~ 여긴 스팀이짆아요~

이래저래 나쁜 사장이네요..

뭣도모르는 미성년자 착취했어요 ㅠㅠ

돈 덜 준 그 X끼 쓰레기네... 어우 내가 열받네...

세상물정 모르는 어릴때니깐 더더욱 뭐라 못했지

그 자, 참 나쁜 장삿꾼이네...
그 뒤로 어떤 결심했어, 형?

나도 나쁜사장이 되어야지!!! 그랬지 ㅋㅋㅋ
살다보니깐 사람등쳐먹는게 제일 남는 장사 흐흐흐

돈 앞에선 뭐든 할 수 있는게.. 슬프지만 인간인가봐요

정말 돈앞에 장사없는것 같습니다 ㅠㅠ

에구~ 미련한 오이흉아!! 갈증난다고 저런 상황에서 물을 저렇게 마시다니...
암튼 자존심 버린 계기도 참 특이하다!! ㅋㅋㅋㅋㅋ

쓸데없이 저기서 자존심 세웠으면 ㅋㅋ 저날 뉴스에 나왔을거임 ㅋㅋ

이때부터인가 자존심을 버리고 살아온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도 그만하길 천만다행이다

20년전이잖아 그땐 뭐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쩔었었는데
생에 처음으로 한계를 마주치니깐 ㅋㅋㅋ 그런 생각밖에 안들더라고 ㅎㅎ

얼마번건가요...그래두..짭잘햇을거 같은데^

20년 전에 최저시급이 2000원이 안됐던것 같은데
저때 한 3만원 받은것 같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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