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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choonza3 years ago


춘자_원형_2.jpg
by @zenzen25


춘자입니다.

저는 겨울을 가장 좋아합니다. 겨울의 냄새를 맡으면 가슴이 두근거립니다. 코끝이 빨개지고 입김이 피어오르면 숨죽이고 있던 낭만이 꿈틀거리기 시작합니다. 스웨터와 목도리, 붕어빵과 호떡, 차갑고 무거운 밤공기, 난롯불, 함박눈, 캐럴, 시즌을 맞은 도시의 조명, 주머니에 넣은 손, 빙판길 위의 종종걸음, 다정하고 귀여운 겨울의 무드를 정말 사랑합니다. 매년 겨울 '추워서 못 살겠다!' 하면서도 언제나 그 계절을 그리워하는 건 아마 고작 몇 개의 장면 때문일 겁니다. 가슴 한구석이 저릿해지거나 눈물이 날 것 같으면서도 생각만 해도 설레고 미소가 지어지는 그런 장면들이요. 그런 장면들이 겨울의 냄새에 동기화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그 몇 번의 겨울들은 제 인생의 모든 겨울입니다.

제 인생의 모든 여름이 되어준 어떤 여름들을 떠올려 봅니다. 라다크의 여름과 합정동의 여름. 몇 번의 여름, 몇 개의 장면이 스쳐 지나갑니다. 생각해보니 그 장면들은 여름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여름의 낭만과는 거리가 먼 것 같네요. 그 장면들이 너무 강렬하고 치열해서 여름의 낭만을 잡아먹어 버렸거든요. 아쉽습니다. 저도 여름의 낭만에 공감하며 여름의 냄새를 느껴보고 싶습니다.

그리고 기회가 찾아왔습니다. 계절의 낭만을 맘껏 누리지 못하고 그저 견디고 버티고만 있느라 억울했던 우리에게 장충동의 20세기소년이 나타났거든요. 2010년 여름의 카페두레와 2018년 여름의 카페 꾸머처럼요.

20세기소년은 포탈입니다. 올여름, 그곳에 사람을 모으고, 시간과 이야기와 사랑을 차곡차곡 쌓아보려고 합니다. 흘러넘치다 못해 폭발할 수도 있습니다. 네! 우리는 그새를 못 참고 또 일을 벌이려고 합니다!

오늘 공식적으로 첫 팀 미팅을 했습니다. 젠젠님(@zenzen25)에 이어 고물님(@fgomul)이 흔쾌히 팀 춘자의 멤버로 합류해주었습니다. 젠젠님과 고물님 모두 이야기꾼이고 동시에 사랑꾼이니 안 될 일이 없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우리의 곁에는 개새끼소년 멀린(@mmerlin)과 20세기소년 최광희 작가(@twentycenturyboy)도 있습니다. 매우 든든합니다.

꿈만 꾸는 건 지겹고, 말만 하는 건 입이 아픕니다. 고작 몇 개의 장면으로, 이 여름을 우리 인생의 모든 여름 중 하나로 만들고 싶습니다. 어떤 그림을 그리고 있는지 조금씩 공개하겠습니다. 같이 색칠할 길드원 곧 모집합니다! :-)

choonz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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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겨울이 좋아요. 하지만 늘 뜨겁고 재밌었던 순간은 여름인지도...

그러고보니 코로나로 집콕하던 겨울에 춘자를 다시 만나고,
여름에 쿵짝쿵짝 작당모의를 벌이고 있네요 :D !!
저 역시 겨울을 더 좋아했지만 여름이 재밌었네요. 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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