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이 오네요

in #busy6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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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 연휴에도 가게는 열어야 하는데 고백하자면 쉬는 것보다 일하는 것이 더 좋다. 친가 쪽이야 왕래도 없고 서로 데면데면해서 무소식이 희소식인 양 지내고 있다. 난 장남이라 차례건 제사건 오는 사람 막지 않고 가는 사람 잡지 않고 할 도리만 다할 뿐이다.
처가 쪽은 예전에도 이야기 한 바 있듯이 1남 4녀의 집안이다. 장인 장모와 5남매는 모두 A형이며 가족을 끔찍이 여기는 소심한 사람들이다. 처가를 보면서 혈액형 성격론이 혹시 과학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었다.
큰 형님댁 내외와 세 아이, 둘째인 우리 집 내외와 세 아이, 작은 동서네 내외와 두 아이, 막내 처제는 결혼 전, 막내 처남 내외와 한 아이, 거기에다 부모님까지, 모두 모이면 스무 명이다. 딸 부자집이다 보니 서로들 알콩달콩해서 때만 되면 모두 모인다. 큰 형님댁 아이들만 교환 학생이네 고3이네 하면서 요즘은 잘 안 보이지만, 별일 없으면 그 다 큰 애들도 합류한다. 명절과 생신 때 모이니까 일 년에 4번은 확정적이다. 난 시끌벅적하면 급 피곤해진다. 처가댁이 아무리 화기애애해도 한 집에 스무 명이 모여서 복작거리는 건 아직도 적응하기 어렵다. 처가댁 사람들 모두 좋은 사람들이고 특히 작은 동서네와는 왕래도 잦고 술 한잔도 자주 하는 편이지만, 명절이나 생신은 사실 피하고 싶다. 가게 일 때문이라고 은근 어쩔 수 없는 표정을 지으면서도 속내는

제발 나 좀 빼고 아이들이랑 잘 갔다와

라는 걸 아내는 모른다. 이 문어와 카멜레온의 혼종 같은 변신술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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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의 들이 노릇노릇해지고 있다. 며칠만 지나면 녹두 빈대떡이 될 것 같다. 땅의 절실함과 땀의 고마움은 새삼스러울 것 없지만, 올여름의 슈퍼 울트라 땡볕 계란후라이 무더위가 그 결실에 한 몫 단단히 했을 것이니, 온 힘을 다한 여름이에게 새참에 곁들이는 막걸리 한잔 바친다. 한잔하고 부디 내년에는 제정신으로 찾아오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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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지 시들해저서 명절도 반갑지가 않아요.
편히 쉬는게 제일 좋아요 ㅋ 늘었나봐요 ^^

편하게 쉬는 게 최고입니다. 즐거운 명절 보네세요..

명절을 즐겁게 노는 파티날오 바꿔 나가야한다는 것을 주장하는 바입니다. 집 밖에서 그냥 놀자.~~~
제사는 대충.. 있는 음식 땅 바닥에 놓고 절 한 번으로 끝내고 말이죠. 격식이 뭐가 중요합니다. 십년전 이십년전 삼십년전을 생각해 보면 지금 제사는 너무 무성의한데 말이죠.

점점 간소화돼고 있는 것 같아요. 우리집만해도 음식 거의 안하고 조금씩만 사다가 지냅니다. 자손 많고 우애 좋은 집안이 요즘은 흔치 않은데 그런면에서 처가는 특이하긴 합니다. 민족의 유산이 살아 숨쉬죠..ㅎㅎ

전 일때문에 이틀쉬는데... 저도 고백하자면 잠깐 쉬고 출근하는게 더 좋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명절 스트레스가 여성의 것만은 아니네요.
독거님은 다른 이유가 있겠죠. 독거니까요...ㅋㅋㅋ

명절이란게 안모이면 허전하고 모이면 지치고..... 그렇더라구요^^;;

술 좋아하시는 분들은 그래도 공식적으로다가 한잔 쫙 할 수 있는 기회겠죠..ㅎㅎ

저도 그래요
너무 사람이 많으면 피곤하더라고요.
제사 문화도 바뀌어야할 듯하고요.

우리세대나 그 아래세대가 더 나이들면 제사문화도 많이 바뀔 듯 해요...

저는 명절중 출근 확정입니다~~ㅋ
그래도 풍성한 한가위 되세요~

명절에 일하시는 분들이 의외로 많네요.ㅎㅎ
그래도 일은 쉬엄쉬엄하세요..

막걸리 한잔 먹고 내년까지 안 깨면 어떻하죠? ㅎㅎㅎ

그러면 블라디보스톡으로 도망갈 겁니다..ㅎㅎ

왜 하필 블라디보스토크로 가시려고요? ㅎㅎㅎ

미스티님 포스팅보고 가고 싶기도 하고 좀 시원하지 않을까요..ㅎㅎ

우리나라보다 고위도 지역이니 더 시원하긴 하겠죠~ ㅎㅎ

추석에 스트레스 받는 사람도 의외로 많더군요, 즐거운 추석되시기를...

즐겁고 풍성한 한가위 되십시오. 명절 스트레스가 여성 전유물만은 아니네요..

ㅎㅎㅎ 저도 사람 많으면 지쳐서 이해가 갑니다. 저도 주말엔 장보러 가야겠어요. 그나저나 밀가루와 튀김음식을 끊어야지 마음먹자 마자 추석이라니 ㅡ.,ㅡ 뭔가 억울합니다.

ㅋㅋ 그러네요. 이것저것 건강찾기 프로젝트 진행중이신데..
그런거 우린 잘합니다. 아번까지만 그냥 가지 뭐, 이런거요.ㅎㅎ
그곳에서도 명절은 명절답게 지내나보네요. 저는 더 살찌면 안되는데 걱정입니다..ㅠㅠ

즐거워야할 명절이 누군가에겐 스트레스가 되죠;;
여름이 막걸리 한 잔 먹고 더 정신줄 놓는건 아니겠죠?

필소굿님에게는 즐거운 명절 되시기 바랍니다.
여름이 내년에는 정신차릴겁니다. 아니면 전 죽을지도 몰라요..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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