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길이다

in #busy7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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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변곡점은 사건의 흐름을 뒤바꾸기도 하고 어떤 변곡점은 사람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기도 하고 다른 어떤 것은 아예 역사의 물줄기를 바꾸기도 한다. 바꾸든 바뀌든 상호작용의 결과이고 연속적인 인과관계의 한 마디일 뿐이므로 주체와 객체를 따질 필요는 없다. 수동적으로 살거나 세상과 담을 쌓고 살거나 나처럼 아무 생각 없이 흘러가며 사는 사람들 모두 자연스러운 사회의 톱니바퀴를 구성하는 톱니이고, 그래서 살아있다면 누구나 능동적인 삶을 영위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인간사에 이름을 올린 위인들은 특출난 능력을 인정받은 사람들이다. 그들이 남긴 족적은 숨이 벅차 따라가기조차 힘겹다. 살아생전 또는 죽은 후에라도 세간의 찬사와 존경을 받아 마땅한 사람들이다. 때로 도도한 흐름을 역주행하며 인간사에 되돌이표를 새긴 이들이 있지만, 순기능이나 역기능을 거세한 절대량의 측면에서 보면 그들도 범접하기 힘든 능력자들이다.

나는 눈높이를 조금 낮추고 싶다. 역사라는 거대하고 복잡한 담론을 정의하기에는, 그리고 시대를 뒤흔든 뛰어난 위인들의 발자취를 하나하나 따라가 보기에는 쥐콩같은 역사 인식을 가지고 있는 나로서는 무리일 뿐이다. 눈높이를 낮춰, 변화의 물결 속에서 그 바닥을 훑고 지나간 "사람"을 놓쳐서는 안 된다는, 그들이 시대를 막론하고 그 시대의 주체였음을, 예전처럼 스스로 확인받고 싶다.

뛰어난 장군 밑에는 잘 훈련된 종마처럼 용감한 군사들이 있고 훌륭한 성군이라 해도 백성이 없으면 한낱 강태공과 다를 바 없다. 패러다임을 바꾼 발견이나 발명은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도록 호응해 준 대중이 있었기 때문에 의미가 있다. 스티브 잡스의 위대함을 모르는 바 아니고 그로 인해 훔쳐보게 된 현란한 만화경이 비록 그만의 아이디어일지라도, 첫 출시된 아이폰을 사기 위해 줄 지어 선 사람들이 나에게는 더 흥미로운 존재들이자 미래를 만드는 주역들이다. 무엇인가에 매료되고 누군가에게 충성을 바치는 일반적인 사람들은 특별한 사건, 사고가 발생하지 않는 한 지원군이나 조력자의 역할을 받아들이고 수행한다.

그러나 정치적인 각성의 기회가 오면 대중은 기존의 체제를 부정하게 된다. 그동안 수행했던 조력자나 지원군에서 주력군으로 변모한다. 그것은 종종 거대한 파도 같아서 모든 것을 삼켜 버릴 듯 기존의 체제를 향해 돌진한다. 지키려는 자와 빼앗으려는 사람들 간 첨예한 대립은 무력 충돌을 불러오기도 하고, 언제나 한쪽이 굴복해야만 끝난다. 저항이나 항쟁이라 부르지만 그렇다고 대중의 뜻대로 상황이 변하지는 않는다. 아무런 변화를 가져오지 못하기도 하고 오히려 더 암울해지기도 한다.

세상은 변화한다고도 하고 발전한다고도 하지만 어느 시점에서는 법과 제도의 퇴보를 목도한다. 사방에서 옥죄이는 억압의 칼 밑에 숨죽이는 것만이 살아남는 방법임을 체득한다. 희망 섞인 목소리로 외쳐봐도 멍울진 한은 쉽게 풀 수 없다. 하지만 그 시대를 몸소 체득한 사람의 의식은 더는 퇴보하지 않는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면 사람이 남는다. 잠복기와 분출의 때를 담금질처럼 겪으며 사람의 의식은 불연속적인 성장을 반복한다. 지우기 힘든 슬픔이 남는다면 더욱 강철처럼 단련된다.

내가 오늘을 무탈하게 살 수 있는 것은 그들의 유산 덕이다. 몇 번이나 질곡에 빠져 허우적거리기도 했으나, 오랜 기다림의 끝이 승리자의 희열이 아닐 수도 있으나, 그들에게 전수받은 삶의 철학을 후손에게 알려야 하는 전달자로서 그 슬픔의 의미를 곱씹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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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군대 얘기 어디갔어요...하며 보다가 숙연해집니다..
5월...이 푸르르고 찬란한 날, 얼마나 많은 이들이 피눈물을 흘렸을까요...

끔찍할 정도로 많은 피를 흘렸죠...ㅠㅠ
그 피가 아직 마르지 않고 있다는 것이 문제구요..

강태공에 대한 비유가 멋지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리스팀할게요

리스팀 고맙습니다. 복 받으실 거에요..ㅎㅎ

위인도 따르는 사람들이 있기에 탄생하지 않았을까 생각해요. 그러기에 우리 모두가 위인에 속하지 않을까요? 라는 말은 너무 앞서간걸까요;;;

라나님도 저에게는 위인이십니다.. 금손 위인이요.ㅎㅎ

아카시아 꽃이 벌써 피었는지 알았어요
이선희 노래중에..
요노래는 처음 들어요 ㅎㅎㅎ

송시현 작사,곡인걸로 아는데 느낌이 있는 사람이었죠..

수동적으로 살거나 세상과 담을 쌓고 살거나 나처럼 아무 생각 없이 흘러가며 사는 사람들 모두 자연스러운 사회의 톱니바퀴를 구성하는 톱니이고, 그래서 살아있다면 누구나 능동적인 삶을 영위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여기 밑줄 긋고 싶어요.

고맙습니다. 자신의 역할이 있다고 생각하면 조금 더 활기차게 살 수 있을 거 같습니다.

우리 역사에 오월은
결코 지울 수 없는 커다란 의미로 각인되었습니다.
이제 우리의 살갗에 새겨진 문신을
좀 더 자세히 그리고 가까이에서 살필 일입니다.

좋은 포스팅 감사드려요.

지울 수 없는 의미이자 해소되지 않은 응어리이기도 합니다.
가까이서 살피고 치유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때라고 봅니다...
고맙습니다..

대문사진이 점점 발전하는 것 같아요~ 느낌있어요.
오늘 글이 조금 무겁네요. 함께 즐겁게 살아갑시당~~ㅎㅎ
좋은 글 감사히 잘 보았습니다~

넵,, 즐겁게 살아야죠..ㅎㅎ
저는 일이 점점 많아지는 느낌적 느낌이....
서서히 뜨거워지는 냄비안 개구리가 된 거 같아요..ㅎㅎ

요즘 같은 때엔 과거의 역사가 고개를 조금씩 들고 있는 기분이 드네요.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sad님 역시 달필이셔...

이 기회에 해소와 청산이 가능하면 좋겠는데,,, 그건 아직 먼길이겠죠..
적어도 잊지 말아야 할 의무는 지고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정말 좋은글이네요.이글계기로 슬픔의 의미를 저도 되씹어보게되요.잘지내셨죠? 자주찾아올테니 까먹으면안되요.반가워용

안 까먹을테니 포스팅도 자주 해주세요..ㅎㅎ
잊어서는 결코 안되는 과거라고 봅니다..

이야, 오랜만에 묵직한 글이네요.
며칠은 고민하면서 썼지 싶은데...
@sadmt님의 진수를 보는 듯 ㅋ

사안이 사안인지라 건조하게 쓰고 싶었는데,, 잘 안되었나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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