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게에서

in #busy6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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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짙은 초록색이 있어요. 초록 초록하면 좋은 줄 알고 열심히 초록 물을 빨아들이는 초록 나무입니다. 키 작은 풀 들은 연두색 쪽에 가깝네요. 제가 좋아하는 싱아 색깔의 옅고 선명한 연두색은 보기 힘들지만요.
카운터에 앉아 유리 너머를 보고 있자니 무수히 많은 초록색이 있네요. 초록은 동색이란 말이 여기서 나왔나 봐요. 언제 저렇게 널찍한 잎들을 가득 토해 냈는지 기특합니다. 바람이 지나가면 어린아이처럼 반가워합니다. 울 막내가 손을 막 흔들면서 뛰어오는 듯해요. 초등 2학년짜리가 정면에서 돌진해 들어오면.... 무서워요. 알 사람은 알죠.
사람들이 겉옷을 벗었습니다. 초록 나무들 둘레에 있는 나무 의자에 여러 사람이 앉아서 쉬고 있네요. 가벼운 차림이 오늘 날씨하고 잘 어울려요. 저 나무들 각기 다른 초록색인데 그것도 잘 어울려요.
자세히 보니 나뭇잎들이 다 자란 게 아니었어요. 아직도 새순처럼 삐죽거리는 이파리가 있네요. 옹이 근처에서 가지처럼 나온 것도 있어요. 저게 언제 커서 굵은 나뭇가지 행세를 하나 싶어요.
작은 잡초밭에 잡초들이 무성합니다. 작년에는 관리업체에서 김장 무를 심기도 했어요. 올해는 그냥 버려졌어요. 그곳에 작은 꽃들이 피었습니다. 아래에 사진 첨부했는데요, 한우 님 포스팅에서 보았던 꽃들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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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게 바로 옆 화단에도 꽃이 몇가지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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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자유로에 차들이 시원하게 달리고 있습니다. 그 길에 올라 아무 데나 가고 싶네요.
자유로 변에 넓은 들이 있어요. 제 맘대로 파주 평야라 부르는 곳입니다. 며칠 전 모내기가 끝났어요. 파주 평야의 물빛이 벼 이파리에 가려질 때쯤이면 올해도 절반을 싹둑 잘라먹은 거겠죠.

  1. 기분 나빠지는 이야기
    일요일 오전 파스타 면을 삶고 있는데 전화가 왔다.
    "사람 구한다고 해서 연락드렸는데요. 오늘부터라도 일할 수 있어서 아침에 전화 드렸습니다."
    목소리가 영 내키지 않았다. 나이도 꽤 되는 듯했고. 논의 후 전화 드린다 하고 일단 끊었다.
    실장님께는 별로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말씀드렸다.
    "뭐 그러면 주말에만 가능하냐고 물어봐."
    이러시길래 바쁠 때 잠깐씩 쓰면 되겠다 싶어 전화했다.
    "주말만이라도 괜찮으시면 지금 오세요."
    "괜찮습니다. 그럼 지금 갈게요."
    설거지부터 시켰는데 많이 해 본 솜씨다. 그러나 투덜이 스머프처럼 계속 투덜대는 것이 귀에 거슬렸다.
    홀 알바하는 스물 세 살 짜리 여자아이에게 말을 건다.
    "이름이 뭐야? 난 술집에서도 여자들한테 이름은 안 물어보는데..."
    이런 십장생.
    순간 끓이고 있던 크림파스타를 팬 째 던질 뻔했다.
    아이 대신 내가 반문했다.
    "뭐라구요?"
    잠시 후, 그만 집에 가라고 하고 보냈다. 세시간 시급 계산해서 주고 주차비까지 친절하게 정산해 주고 쫓아냈다.
    55세. 그 사람의 나이다. 대갈빡 속에 순두부만 들어찬 게 아니라면 어떻게 그런 얘기를 할 수 있을까. 이해할 수 없다.
    이력서 받고 면접도 보고. 역시 절차가 필요하다. 급하다고 바늘허리 매어 못 쓴다.
    알바하는 아이는 마침 일요일이 마지막 날이었다. 들어오는 사람은 없고 나가기만 한다. 사람 구하기 힘들다. 아니, 좋은 사람 구하기 정말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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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별 이상한 사람이 다 있군요. 욕하고 싶은걸 열심히 참고 있습니다.

좋은 사람 구하기가 정말 어렵죠. 저도 채용업무를 하면서 많이 느꼈던 감정입니다. 아무리 일로 만나는 관계라도 결국은 사람과 사람의 문제다보니, 결코 쉽지가 않아요. 저희 회사도 이제 곧 직원을 많이 뽑게 될 것 같은데, 벌써부터 걱정이네요...

인사 파트 일도 하시나보네요.. 한두 사람 뽑는 일도 어렵고 잘 안되는데 여러 사람 채용하시려면 머리 아프시겠는데요..ㅎㅎ
저희는 더도 말고 두 명만 제대로 들어오면 좋겠습니다.ㅠㅠ

네, 커리어를 인사로 쌓아서, 지금도 회사의 인사팀에 재직중입니다. 사람 뽑는거 정말 중요하죠. 좋은 사람 만나실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ㅠㅠ!!!

가게가 파주에 있나보군요. 이쁜 꽃들을 보다가 아래 쓰신 글을 보고 저도 화가 치밀어 오르네요. 다시 위로 올라가 마음의 정화를 하고 가야겠습니다.

그런 말을 직접 들으니 정말 화가 치밀더군요..
아무래도 위 아래 순서를 바꿨어야 했나봐요..ㅎㅎ

ㅡ.,ㅡ 아니 뭐 그런!! 힘드시겠습니다.
다시 꽃을 보며 마음을 정화해야겠어요.

대책없는 사람 많이 봐왔지만 면전에 그렇게 이야기 하는 사람 처음 봤습니다.
듣고 있던 아이는 어떤 생각이 들 지 참....

에공 글에 피쉬님의 힘듬이 뭍어나네요 ㅠㅠ
얼른 좋은 사람이 구해져서 피쉬님에게도 여유가 좀 생기길 바래봅니다.

좋은 사람 있으면 소개 좀....
사람 구하는 게 젤 힘드네요..ㅎㅎ

워.... 좋은 꽃사진 감상하다가 더러운 아저씨 이야기로 끝이 날줄은 몰랐네요.. 그런데 목소리만 들어도 대략 감이 오시나봐요.

나이 먹은 사람일수록 목소리나 생김새에 그 사람의 인생이 녹아 있는 거 같아요..
연식이 좀 된다 싶으면 이상하게도 거의 틀림이 없다는...
다른 사람도 절 보면 그렇게 생각하겠죠... 보인다 보여...ㅎㅎ

계절의 잎중에서 4월초에 나오는 새싹의 엷은 연두색
가장아름다운 색 같습니다^^*

한우님도 연두색 좋아하시는군요..
밝고 선명한 연두색은 보고 있으면 기분이 좋아집니다..ㅎㅎ

유피님~ 주말 잘 보내셨나요?
'사람 구하기 힘들다. 아니, 좋은 사람 구하기 정말 힘들다.'
너무 공감되네요. 저도 피로에 쩔어..평일 이틀만 오전~오후 알바를 채용하려고 했는데 쉽지 않네요. ㅎㅎ 주위에 커피숍이 많이 생겨 작년에 비해 매출이 줄어들고 '좋은' 사람도 없어서 그냥 버티라는 계시라고 여기고 혼자 해야할 것 같아요. ㅎㅎ

이번 한 주도 화이팅하셔요! 주말동안 고생많으셨어요~~!

씬님도 가게 운영하시니까 사람의 중요성을 잘 아시겠네요..
파주는 요즘 사람이 없어요... 큰일이네요...
너무 무리하지 마시고,, 너무 버티지 마시고 조금씩 휴식시간을 가져야 합니다..ㅎㅎ

넵. ㅎㅎ 쉬엄쉬엄 해야죠 머..ㅎㅎ
건강, 뱃살을 빼기 위해 운동을 좀 해야하는데..ㅎㅎㅎ
유피님도 무리하지 마시고 건강 챙기시고 즐거운 하루되셔요!

꽃사진이 정말 아름답습니다

자연의 아름다움속에서
매너없는 사람이야기로 끝났네요 ㅎㅎ

그러게나 말입니다. 잘 나가다가,,, 삼천포로...ㅎㅎ

유피님 짱짱맨 태그도 사용해 보시구 마크다운도 사용해 보세요 ㅎㅎ

https://steemit.com/kr/@ganzi/4hf8xg

마크다운은 간단한 것만 사용은 하고 있는데 잘 안하게 되네요..
배워야 하기도 하구요..ㅎㅎ 정리해 놓으신 포스팅 공부해서 사용해 보도록 할게요..고맙습니다.
짱짱맨은 50 넘어서는 그냥 사용 안하고 있어요..

이 글 보고
아저씨들 인상이 도매금으로 넘어갈 거 같은 불안함이 ㅎ

급하다고 바늘허리 매어 못 쓴다.

한 땀 한 땀
바느질이 사라지니
아무데서나 바지 벗어려는 인간만이 득실거리네요

ㅋㅋ 뉴맨님 같은 분도 있으니 젊은이들이 다 그렇다고 생각하지는 않을겁니다.ㅎㅎ
이해하기 힘든 사람들이 아직도 많네요.. 이 나이에...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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