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가을 농사 중간 기록

in #busy5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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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꼬리 무우(토종)와 일반 무우 모종을 심은 후 이틀이 지났다. 잘 자라고 있다. 생기가 있다. 안심이 된다. 토실토실하고 싱싱하게 자라나길,

2011년 가을부터 농사를 배우기 시작하였으니 벌써 도시 농부로서 9년이 되었다. 생존을 위해서 농사를 짓는 것이 아니라 땅과 친해지고 싶어서 배운 것이니 농사꾼이라고 말하기도 어렵다. 그저 조그만 텃밭을 임대 받아서 농약도 뿌리지 않고 그냥 방치형 농사를 지을 뿐이다. 농사를 통해서 절기의 어김 없음과 내가 직접 뿌린 씨앗이 발아되어 무럭무럭 자라나는 변화를 관찰하는 것이 즐겁고 신기하다. 그래서 도가(道家)에서는 무위자연(無爲自然)을 강조하였나 보다. 무언가를 하려고 꼭 노력한다고 해서 반드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모두 그렇게 되는 조건이 성숙 되어야만 이루어질 뿐이다. 사람들은 자신이 이룬 성취가 자신의 능력 때문이라고 말하지만, 자신의 그러한 능력도 조건 따라서 이루어진 그런 것일 뿐이다. 꼭, 나만이 무엇을 할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어리석은 사람이다.

나는 그래서 개혁을 부르짖는 사람을 믿지 않는다. 개혁이라고 외치기 이전에 자신의 생활에 충실할 뿐이다. '나'의 조그마한 행동이 바르면 주위의 사람도 바르게 될 것이다. 안되면 그저 인연이 성숙되지 않았을 뿐이다. 좌익과 우익의 진영논리를 부르짖는 정치꾼들은 이분법의 사고에 갇히어 그들이 말하는 '공익'은 무늬만 되어버린다. 따지고보면, '나' 잘난 맛을 즐기려고 사는 것이다. 그것을 알면, 그 사람은 정치가가 되려고도 하지 않는다. 그러니까 어찌보면 정치꾼은 엄청 어리석은 사람들이다. 열심히 공부해서 사회적 성공?으로 똥이 되어버렸다. 아니지, 똥은 잘 묵히면 밑거름이 되어 농작물이 잘 자라는데...

그래서 농부는 다만 때맞추어 일할 뿐이다. 자연에 대한 겸손과 시절 인연을 따를 뿐, 그리고 나같은 일반인은 정치고 뭐고 관심없이 지금에 충실하게 살아갈 뿐이다. 다만, 덜 폭력적이고 남에게 덜 피해를 주는 삶을 살아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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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농사는 풀벌레와 야생초들의 등쌀 때문에 자주 찾아서 관리를 해주지 않으면 지레 포기하게 된다. 그래서 항상 봄 농사의 시작은 거창하나 끝은 초라하다. 그래서 올해는 감자만 심었다. 유럽 여행후 하지 감자를 캐고 아버지와 함께 삶아먹었다. 수확물의 2/3는 싸가지가 바가지인 암컷 조카들 입으로 들어갔다. 감자는 방치형 농사꾼의 봄농사에 깔맞춤된 농작물이다. 그래서, 사하

올해는 기해(己亥)년, 바람이 잦을 것을 예측巳亥厥陰風木이라고 하여 바람의 기운이 극성함했는데 얼추 그런 것도 같다. 봄에는 황사가 심했고 가을에 접어든 이 시기(8/30~9/23)의 천지운기는 목(木)이 태과(太過)하고 열기가 올라와 가을장마가 올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는데 조금 그런 것도 같다. 무엇보다 올해 배추 농사가 잘 안될까 봐 걱정이다. 나만의 기우길 바란다. 소화 능력이 좋지 않고 폐의 기운이 약한 사람은 이번 가을에 고생을 많이 할 것기와 사랑의 약손 요법에서 폐와 소화에 관련된 비장을 주제로 경락 줄기에 대한 설명을 시작하였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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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 전에 밭을 갈고 풀을 그대로 얹혀두고 퇴비까지 뿌렸다. 작년 임대 밭의 일조량이 적었고 이번에 새로 받은 임대 밭이 척박하다고 생각되어 퇴비를 뿌렸는데 그럴 필요가 없었던 것 같다. 풀만으로도 퇴비효과가 있고 무식하게 큰 작물을 원하지도 않기 때문이다. 모종을 심으려고 보니 벌레가 득시글하다. 모종을 심고 혹시나 얘네들이 잘 자라지 못할까 봐 조금 걱정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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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 후, 밭에 가서 확인해 보니 나에게 걱정하지 말라고 생생하게 낯빛을 드러내고 있다. 모종을 심고 일주일 정도 지나 애들이 잘 크는지 보러 갔을 때 힘차게 자라나고 있는 배추와 무의 기세를 보는 것이 즐겁다. 그러나 이번에는 걱정이 되어서 이틀이 지난 월요일에 달려가 보았다. 그런데, 건강하고 싱싱하게 자라고 있다. 시들어서 죽어버린 몇몇의 모종은 새로 다시 심어주었다.

가을 배추와 무우는 벌레를 잡지 않아도 그들의 등쌀을 가뿐히 견디어 낸다. 벌레가 잎을 먹어치우는 속도보다 빠르고 두껍게 자라도록 분위기가 조성되면 된다. 그런데 그 분위기가 어떻게 조성되는 것인지는 나도 모른다. 적당하게 떨어져서 관심만 가져 주면 될 것 같다. 처음에는 멋모르고 배추 벌레를 열심히 압살시켰다. 그러나 그럴필요가 없다. 더욱이 크게 키우려는 욕심만 없다면 벌레가 마구 먹어도 상관이 없다. 그리고 얘네들이 그렇게 무지막지하지도 않다. 물도 가급적 주지 않는다. 자연이 내려주는 비에만 의존한다. 너무 가물게 되면 일주일에 한 번 정도만 물을 주면 된다. 그런데 이번 주말까지 비가 계속 온다고 하니, 조금 걱정이 된다. 비가 너무 많이 와서 뿌리가 썩지 않을까?

이번 주말에 다시 가서 확인해 봐야겠다. 올가을에 심은 작물은 토종으로 청방, 의성, 구억 배추와 쥐꼬리 무우 모종을 심었다. 그리고 일반 무우 모종과 직파를 하였다. 가을 무우는 인삼하고도 안바꾼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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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는 농사가 잘 되었네요.

나이들어서 방치형 농사를 짓는 것도 괜찮을 듯 하네요.
나이 더 먹으면 촌에서 한 번 알아볼까 싶습니다.

쏘옥 돋아난 잎을 비록 화면으로만 보는 게 아쉽네요. 가을 무는 인삼과도 바꾸지 않는다는 말은 처음이라 신기합니다! 자연이란 정말 신기한 =_+

형 돌아가셨음?????????? 삼가고인의 명복을..

오이피자 먹지않고절대못주금

형 포스팅 안보이길래 ㅋㅋㅋ 요샌 큐레도 할만해서 나도 글을 안쓰게되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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