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박하고 그윽한 대보름 음식-작은 습관의 힘(#109)

in #busy5 years ago (edited)

오늘은 정월 대보름이다. 새해 첫 보름날로써 농사를 시작하는 날. 잘 먹고 힘을 내보자고 여러 음식을 한다. 오곡밥을 하고, 묵은 나물을 골고루 무쳐 먹는다.
정월 대보름 음식.jpg

하지만 점차 잊혀가는 농경 사회 문화다. 요즘 젊은이들이나 아이들 가운데 과연 이 묵나물을 얼마나 먹을까. 점차 부드러운 음식에 익숙해지는 세상이다. 게다가 묵나물 대신 싱싱한 채소가 언제든 나오는 시대다. 심지어 요즘은 집밥조차 드물어 간편식, 배달식, 외식이 우리네 밥상을 대신한다. 이러다가 나중에는 이마저도 사라지고 그냥 알약이나 먹을 지도 모를 일이다.

그래서인지 전통적인 대보름 음식이 더 각별하다. 아내가 묵은 나물로 고사리, 파드득, 머위를 준비했다. 곁에서 지켜보니 얼추 이틀 정도 준비를 하는 거 같다.

오곡밥도 평소 양의 세 배 정도를 한다. 여럿이 나누어 먹자고.

묵은 나물은 이제 가난의 음식에서 치유의 음식으로 탈바꿈한다. ‘질긴 맛’이라고 할까. 부드러운 음식으로는 결코 맛볼 수 없는 맛. 잇몸을 되살려주고, 턱 근육을 발달시킨다.

또한 ‘오랜 맛’이기도 하다. 지난 봄에 말려둔 거니까 얼추 일 년 가량이 되어 온다. 오래된 만큼 천천히 씹어야 한다.

영양 과잉이자, 부드러운 음식의 시대. 정월 대보름 음식은 소박하나 그 뜻은 그윽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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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성하네요. 보름달처럼

소박하게 차린 겁니다.^^

저도 보름 챙겨먹었어요^^. 그런데 질긴 나물을 먹는건가봐요. 파드득이라는것도 처음 보네용^^;;;

참나물 종류입니다.

짱짱맨 호출에 응답하였습니다.

대보름 풍속도 지방마다 다른가봅니다.
우리 동네는 어제 즉 열 나흗날 오곡밥에 나물을 먹고
보름날 아침에는 흰 쌀밥에 고기와 복쌈을 먹고
저녁에는 떡국을 먹어요

하루는 잡곡에 채식을 먹고
다음 날에는 백미에 육식을 먹는 것이지요.
그리고 다복쑥으로 불을 켜고
윷놀이도 끝을 내고
보름동안 가지고 놀던 연을 날려보냅니다.

요즘은 옛풍습이 많이 사라졌지요.
저흰 그냥 넘어가기는 서운하여
간단히 나물과 오곡밥하여 먹는 정도입니다.

@jjy님은 제대로 하시네요^^

좋은 문화는 오래오래 지켜나가야 할 텐데요. 아마도 오래 갈 것 같아요. ^^

그랬으면 좋겠어요^^

부럼으로 호두를 까먹었는데 망치 소리에 아래층에서 올라올까봐 긴장했다는... ㅎㅎ

굉장했군요^^

더도말고 항상 대보름만 같아라는 옛말처럼 모든일이잘풀려서 우리마음이 넉넉해젔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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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건강하세요

저도 샐러드 보다는 묵은 나물 무침을 백배는 더 좋아합니다.
묵은 나물의 맛은 먹어본 사람만 아는 거 같아요.
저도 시골 살때는 이것저것 쉽게 묵은 나물을 해서 먹었는데, 제주도 이사오고 나니 다 사서 먹어야 하네요.
그래도 올 보름에는 묵은 나물을 해먹어 보겠다고 마트에 가서 이것저것 사왔답니다.
전에는 묵은 나물로 참 맛있게 나물무침을 해먹었었는데... 제 솜씨가 좀 줄었더라구요.
그래서 그냥 고추장에 참기름 넣고 나물 다 넣고 비벼 먹었습니다.ㅋㅋ
묵은 나물 맛있게 하는 비법은 들깨 기피낸 가루를 넣어줘야 하는데.. 그게 없어서였던 거 같기도 하고...ㅜㅜ
아님 정성껏 씻고 말린게 아니고 대량으로 생산된 묵은 나물이어서였을 지도...ㅜㅜ

제주도는 고사리가 일찍이 잘 나니까
올해는 고사리도 한번 꺾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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