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 5살에 기저귀 뗀 아이 (느려도 괜찮아❤️)

in #busy6 years ago (edited)

5살에 기저귀 뗀 아이(느려도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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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아이는

41주 2.95kg으로
조금은 작게 태어났지만 평범하게 크는 아이였어요
저는 아이가 돌무렵 복직해 회사를 다니기 시작했는데.. 양가의 도움을 받을 수 없었고, 차선책으로 어린이집을 알아봤지만 태어나자마자 등록한 어린이집도 대기순서가 돌아오지 않아, 베이비시터를 구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아침7시반부터 저녁8시까지
12개월의 아이를 시터이모가 돌봐주셨는데
8시까지 퇴근하기 빠듯해 매일 지하철역에서 집까지 뛰다싶이 퇴근했던 날이 참 많았습니다.
12개월의 아이가 30개월이 될때까지
시터이모와 함께 했는데요
24개월이 된 어느날 시터이모의 추천으로
아이는 처음 팬티를 입어보게 되었어요
그런데 그것이 아이에게 스트레스가 되었을거라곤 생각지도 못했습니다...

44개월까지 기저귀를 한 아이

제 아이는 5살 초반인 44개월에 기저귀를 떼었습니다
당시 제가 기억하기로
어린이집에서도 혼자 기저귀를 했고,
심지어 유치원 원서를 적으러가서 기저귀를 한다고 하니 입학을 거부당했던 상처도 있어요ㅠ

주변에 아는 사람을 총동원해서 물어보고
심지어 온라인 육아카페를 뒤져도 흔한 경우가 아니라 저는 사실 마음이 많이 조급해 졌어요
그래서 각종 배변훈련 동화책을 10권은 구해서 읽어주고 떠도는 이야기는 전부 실천해보면서 아이가 기저귀와 작별할 수 있도록 애를 썼으나 전-혀 소용이 없었어요

어린이집 같이 다니는 아이친구는

“아줌마 왜 00이는 아직 기저귀해요? 애기에요?

동네 아줌마들은

“ 다 큰 애가 기저귀를 아직하네??!!”

어린이집 운영하는 사촌 형님께서도

“이렇게 변기 거부하다가 초등학교 입학해서도 기저귀 하는 아이가 종종 있어”

안그래도 5살이 되어도 기저귀를 좋아해
저도 모르게 아이를 채근하게 되고 초조했는데, 이렇게 저의 불안을 자극하는 요소가 곳곳에 있어서
저는 아이가 진료하는 소아과에 상담을 갔어요
그런데 소아과 선생님의 말씀으로

”기저귀를 하는건 48개월까지는 기다려줘도 돼요!!”

“선생님 지금이 43개월인데 5개월밖에 안남았어요”라는 저의 말에

아이들은 어제와 오늘이 다른데, 한달이라는 시간은 아주 긴 시간이고, 더구나 5개월이나 남았으니 엄마가 걱정할 필요가 없어요!!

정말이지 저는 저 한마디에 힘을 냈던거 같아요
다행히 아이가 다니던 어린이집 선생님은 제 아이가 약간의 완벽주의 성향이라며 그래서 자기 실수로 팬티가 축축해진 경험을 했던게 기억에 남아 자신이 완벽히 할 때까지 조금 늦는 것 뿐이라며 아이를 이해해주고 기다려주었어요.
더불어 꾸준히 아이가 변기 공포증을 극복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고요.
양가 어른들께도 미리 말씀드려 아이에게 스트레스를 주지 않도록 노력했어요
그리고

  1. 기저귀를 했어도 아무 데서나 소변을 보는게 아니라 화장실에 들어가서 소변보게 하기
  2. 볼일 보고싶을 때 의사를 표현하게 하기
  3. 변기에 앉는 연습을 하면 폭풍 칭찬하기

그런던 44개월이 된 어느날
갑자기 기저귀를 벗더니 어린이 변기에 쉬-를 하기 시작했고, 밤 기저귀도 일주일 만에 떼더니 한 달만에 어린이 변기에서 대변을 보기 시작해서 완전히 기저귀에 이별을 고했습니다
그리고 48개월이 오기전에 어른 변기를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정말 갑작스럽게 찾아온 감격스러운 순간이었지만
저도 모르게 아이를 재촉했던 일들이 떠올라
많이 미안했습니다.
아이마다 성향이 다 다른데 조금 더 기다려 주는 것만이 엄마의 역할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어요

게다가 이 경험을 바탕으로
아이가 7살이 되어도 한글을 깨치지 못해도
초조해 하지않고 7살 봄부터 저랑 함께 한글 공부를 시작하기도 했어요. 늦게 배웠지만 가을쯤 되니 웬만한 한글은 읽고 쓰고 하고있어요.

생각해보면 제 아이는 30개월까지도 말이 느려
엄마, 아빠, 물, 바(나나), 이런 식의 단어만 몇가지 이야기했고 문장은 말하지 못했어요

당시에 이정도로 말이 느리면
영유아검진을 가면 백프로 큰병원에 가라는 소리듣고 마음만 상한다는 선배 육아맘들의 이야기를 듣고 제가 마음대로 판단해ㅠ 영유아 검진을 생략하기 까지 했어요
왜냐면 30개월의 제 아이는 말은 거의 못했으나
제 말에 반응하고 행동하고 자신의 의견을 온몸으로 표현했기 때문이었어요
그냥 자연스럽게 1년쯤 지나 40개월이 넘어가자 아이는 수다쟁이가 되었고
지금은 어디서든 가장 말이 가장 많은 아이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적절한 시기에 필요한 검사를 하지 않은 것이 자랑은 아니기에 추천드리지는 않지만
아이가 말이 조금 느리다고해서 지나친 걱정은 안하셨으면 하는 마음에 위 글을 적었습니다 요즘은 워낙 인터넷이 발달하고 엄마들이 정보가 넘치기에 발달과정에 조금의 차이만 있어도 지나치게 불안해지는 경향이 있고 저 또한 그걸 경험했는데 마음의 안정을 위해서라도 검진을 받아 아무 이상이 없고 느린 것 뿐이다 라는 이야기를 듣는 것이 오히려 부모들에게 더 좋을 수도 있으니 참고만 하시길 바래요!

아이를 키우다보면 순간순간 내 아이가 늦은걸까? 뒤처지는건 아닐까?라는 고민이 생깁니다. 앞으로 학교에 입학하면 더 그럴거 같아요. 그럴때마다 저를 돌아보고 느렸지만 괜찮았던 아이의 모습을 떠올려 보려고 이렇게 영원히 글이 남는 이 곳에 적어봅니다.
또한 이곳에도 육아맘 육아대디들이 많이 계시기에.. 아이의 발달에 이상이 있는 것이 아닌한
조금 늦는다고해서 너무 걱정하지 마시고 저처럼 아이를 재촉하지 않았으면 해서 이런 아이도 있다고 적어봤습니다.

다 적고나니 엄청 긴 이야기가 되었는데 전부 읽어주신 분들 너무 감사드려요!!! 혹시 다 읽고 댓글 남겨주신 분들이 계시다면 제가 감사의 표시로 댓글에 저의 미미한 풀보팅 해드리겠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그리고 육아맘 육아대디들 오늘도 화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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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감동적인 글이네요~ 저도 재촉하지 않고 기다릴줄 아는 부모가 되어야겠습니다:)

제 경험이 조금이라도 다른 분들께 도움이 되었으면해서 적었어요^^ 읽어주셔서 제가 더 감사합니다:)

와 정말....저는 예비 신랑입니다. 저의 아이는 8주가 다되었다고하네요ㅠㅠ아빠 엄마의 마음을 조금씩 알아가고있는데 이글을 읽으니 가슴이 뭉클해지네요ㅠㅠ응원 합니다^^ 자주 찾아뵙겠습니다.

와 예비아빠시네요^^ 아가 초음파 사진보면서 얼마나 두근두근하셨을지!! 앞으로 감격스럽고 기쁜날들이 많으실 거예요. 저도 응원합니다 감사합니다:)

아이를 키운다는건 정말 육체보다는 마음과 정신이 단단해야 함을 느끼는 요즘이네요.
체력이야 보충하면 되지만 어떤것에도 크게 흔들리지않고 아이 그대로에 맞춰주기도 또는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줘야하고..
무엇보다 진짜 아이가 어릴땐 내가 모든것을 결정해줘야하니 그 아이의 인생을 선택하는 기분이 들곤하더라고요.
기저귀떼기부터 얼마나 조급하고 맘속으로 걱정이 되셨을까.. 감히 공감한다 말하고싶네요.
앞으로도 아이에대해 고민하고 기다려줘야하는 상황들이 자주 있겠죠?
그때마다 마음을 다스리며 우리 잘기다려줘보기로 해요^^ 화이팅 입니다.

으어 twowoo님 공감해주셔서 너무 감사해요 댓글읽으면서 맘이 찡했어요. 사실 수많은 순간에 흔들리고 부족한 엄마라서요.. 마음과 정신이 단단해 질 수 있도록 앞으로도 더더 노력해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저희아기는 발달이 느린편은 아니었는데 편식으로 좀 속을 썩이던 시간이 있었죠^^;;; 결국은 기다려주면서 어린이집 다니니까 차차 해결되더라구요. 지금도 잘 먹는편은 아니지만 전보다 나아진걸 위안으로 삼고, 또래보다 좀 작긴한데 때되면 크려니~~ 하고 있어요ㅎㅎ
    확실히 평균치 달성하는것에 마음을 비우니 자유로워지더라구요ㅎㅎ 영유아 검사통해서 또래평균치 확인하는게 혹여나 있을 위험을 대비하는 측면도 있지만 확실히 엄마들 마음을 조급하게 만드는 요소가 있긴한듯요
  • 또래보다 느린요소가 있으면 누구보다 엄마가 불안해하고 노력하고있을텐데 주변에서는 위해준다는 말로 쉽게 지적을 하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로 더 조급하게 만드는듯요ㅜㅜ
    저런 부분에 대해 이야기 할때는 좀더 조심성을 가져주면 좋을텐데...

매나썬님:) 아이가 편식했었는데 이제 많이 좋아졌다니 정말 다행이에요!!! 입 짧은 아이 먹이는 것도 사실 정말 힘든일이죠.. 제 아이도 사실은 이유식할때부터 대단했는데 단체생활하면서 많이 좋아졌어요. 매나썬님 아이도 올해 더 잘먹고 더 잘클거예요!!^^
그리고 정말이지 남들은 한번 말한건데 저는 수없이 아이에 대한 걱정인지 참견인지 모를 얘기들을 들으니 더 맘이 초조해지고 내가 잘못 키우고 있는건가 싶어 밤에 눈물흘린적도 있었네요. 지금 지나고보니 다 크는 과정이었는데 말이죠! 공감해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왜 사람들은 다 같은 잣대로 바라보는 것인지... 빠른 아이가 있는가 하면 늦는 아이도 있는 법인데...
조급함은 아이에게 스트레스일 뿐이죠... 기다려 주는 것 또한 부모의 몫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기다려준다는 것이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라는걸 아이를 키우며 많이 느꼈어요. 실수 많이 하면서 키우고 있는데 아이를 통해 제가 많이 배워요. 그런데 문제는 자꾸 까먹는다는거...ㅋㅋ 여기 영원히 박제되게 이야기를 적어뒀으니!! 맘이 조급해 질때면 다시 한번 읽어보려합니다^^ 독거노인님 댓글 감사해요:)

느려도 조급할 필요없는거 같애요
느리다고 다그치면 그게 더 안좋지 않을까 하는군요.

tip2yo님의 말씀이 정답인데..알면서도 실천이 어려우니 그게 아이러니합니다ㅎㅎ 제 맘이 흔들릴 때마다 제가 적은 이 글을 다시 보려고 해요^^ 댓글 감사합니당

저도 둘째가 말을 짧게 해서 걱정이 많았습니다 주위에서 검사 권유도 받았었지만 아이를 믿고 기다려 주었더니 지금은 많이 좋아졌답니다 어떤 말씀인지 잘 알것 같습니다

hee4552님도 둘째 아이로 인해 고민이 많으셨겠어요.. 아이의 발달과정이 조금 느린거같을때 부모의 마음은 많이 초조해지는거같아요. 여러 상황속에 아이가 단지 말만 조금 느리다면 그건 시간이 흐르고 부모가 노력하면 좋아질 수 있는 것이니 기다리면 되는데... 혹시나 다른쪽으로 정말 문제가 있는건가? 라는 생각이 들때 괴로운거 같아요. 다행히 많이 좋아졌다니 축하드립니다!! 앞으로 더 좋아질 것이고 곧 수다쟁이가 될거예요^^

아이가 조금만 이상하다 싶으면 크게 걱정하는 저희 부부를 생각하니 반성하게됩니다. 믿고 기다려주시는 goodfeelings님 참 훌륭하시다는 생각이 드네요. 육아는 정말 너무 어렵습니다.

spotpoint님 저도 훌륭한 엄마는 아니었어요. 아이한테 기저귀 떼는게 뭐가 어렵고 변기에 앉는게 왜 무섭냐고 재촉하기도 했어요.. 순전히 제 관점에서 어렵지 않았던 것이지 아이에게는 큰 도전인걸 이해하지 못했던거죠.. 저의 이런 경험담이 비슷한 처지에 있는 엄마아빠들께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쓴거 같아요. 공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이를 몸작은 어른이라 생각했던 거 같아요. 그거를 왜 못하냐. 이해하지 못했었죠.
아이 입장에 서서 제촉하지 않고 응원하다보면 더 훌륭히 해낼 그날이 오겠죠^^

저도 한 아이의 아빠로서 정말 뭉클한 느낌도 들고, 제 아들 생각이 많이 나는군요.

저는 아들이 떼를 쓰기 시작하면 결코 양보하지 않아 맘이 많이 상한적도 있고, 아들과 많이 싸우기도 하고, 아들이 좀 쿨해지면 좋을텐데 하는 바램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항상 져줄수도 없는 노릇이고 그렇다고 억지로 버릇을 고치려니 오히려 역효과만 나는것 같았었죠.

그런데 그건 아이의 잘못이 아니라 부모의 잘못이 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고, 떼를 쓸때면 천천히 아이의 마음을 들으려 노력 해보았어요.
그 결과 점점 양보를 알게 되었으며, 떼를 써도 금방 엄마 아빠를 이해해주기 시작했습니다.

아이를 믿고 진심을 다한다면 몸과 마음이 건강하게 자라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이의 마음을 읽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더라고요. 하지만 아이가 떼를 쓰기 시작하면 마음읽기는커녕 화가나는 제 자신을 진정시키기 바쁜게 현실이죠 ㅠ 그렇지만 goodhello님처럼 아이의 마음을 읽어주기 위해 노력하다보면 아이도 부모의 마음을 이해하고 행동이 긍정적으로 바뀌는것 같아요. 우리들이 부모가 되면서 아이들로 인해 배우는게 더 많아진거 같으네요^^ 오늘도 즐거운 하루되세요!!

전 육아를 하지도 않는데 글을 읽으며 왜 이렇게 감동이 되죠...? 특히 기저귀 졸업이 늦어지지만 끝까지 아이를 믿어주고 기다려 주셨을 때 결국 어느날 기저귀를 벗어버렸다는 부분이 제일 감동적ㅠㅠ

수지신드롬님 ㅠ 진심어린 댓글 감사합니다. 철없는 제가 엄마가되고 아직도 부족한게 많은데 하나둘씩 이렇게 배워가고 있는거 같아요^^ 오늘도 행복한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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