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스팀] 82년생 김지영

in #booksteem6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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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laylakim 입니다.

이번에 포스팅할 책은 조남주 작가의 82년생 김지영입니다.

독서모임에서 이번에는 가벼운 소설로 가기로 해서
이 책을 선택했는데 술술 읽히는 책이네요.

가수 아이린이 이 책에 대해서 이야기 했다가 난리가 나기도 했다고 하고, 대통령께 누가 이 책을 선물했다고도 하고 등등 궁금했습니다.

다 읽고 난 뒤의 총평은...
이 책이 과연 페미니즘 도서인가라는 점입니다.
어디를 봐서 페미니즘 도서라는 것인지 모르겠더라구요.
소설은 항상 현실을 재구성한 픽션이죠.
가상의 인물을 등장시켰기에 픽션은 맞지만 어디까지나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그런 소설이더라구요.
현실을 보여준 것에 불과한데 이조차 불편해서 공격하는 일부 사람들의 행태는...참..일부의 목소리라고 믿고 싶습니다.
그리고 페미니즘 도서이면 또 안 되는 것일까요?
우리 사회가 변화하고 있는 과도기 속에 겪는 진통일 뿐이라고 생각하고 싶습니다.

82년생 김지영씨는 위로는 언니, 아래로 남동생이 있는 평범한 가정에서 태어났습니다. 지금은 회사를 퇴사하고 딸을 키우고 있죠. 그러다가 점점 육아우울증 등으로 인해 정신병에 걸리게 되는 사람으로 나옵니다.

결말이 정신병이라는 다소 충격적인 내용이지만 주변에 아기를 키우는 비슷한 또래의 친구들, 언니 동생들을 보면 충분히 이해가 가는 상황이더라구요.

김지영씨는 이상 행동으로 갑자기 다른 사람에 빙의한 것처럼 목소리를 내는데 거기에서 작가의 생각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사회의 희생자였던 친정어머니와 대학 동기인 차승연씨의 목소리로 갑자기 말하곤 하죠.

친정어머니는 집안의 남자형제들은 당연히 대학을 진학하고 사회에 자리를 잡을 때, 언니와 함께 그런 그들의 뒷바라지를 했습니다. 여자가 무슨 대학이냐..

김지영씨 집안을 일으킨 건 IMF 때 실직한 아버지보다도 적절한 판단을 내렸던 어머니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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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여기에서도 아버지의 무거운 책임이 느껴집니다. 사실 가정은 부부가 함께 일궈나가는 것이고 실제로 부부는 함께합니다. 하지만 아버지는 그 모든 책임이 본인에게 있다고 생각하고 그렇게 말하죠.
거기에 어머니가 일침을 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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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제가 폐지가 되었지만 아직도 부계중심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저 또한 그렇구요.
저랑 신랑은 성이 같기 때문에 미래의 아이의 성에 대한 고민을 해본적이 없고 사실 성이 달랐어도 저 역시 제 성을 따르게 해야 한다는 생각조차 해본적이 없습니다.

작년에 아기의 출생등록을 하고 온 동생이 이야기 하더라구요. 엄마 성을 따르게 할 수 있다고. 그냥 서류 낼 때 체크만 하면 된다고. 서류 접수를 받는 직원이 물어봤다고 하더라구요. 아기는 누구 성을 따르실거에요?
그런 사실을 처음 알아서 놀랐다고 하더라구요. 소설을 읽다보니 그 일이 떠올랐습니다.
아. 세상이 변했구나.
제도가 가치관을 견인하는 것일까요? 아니면 가치관의 변화가 제도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것일까요.

아직도 어른들은 아들을 낳아서 대를 이어야 된다는 생각에서 크게 못 벗어나고 있는 것이 현실이죠. 세상이 변했다 하시면서도 속으로는 그런 생각들을 가지고 계신 어른들이 많습니다. 출생신고서 보여드리고 싶네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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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직장을 다니고, 제가 직업이 없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한번도 안 해 봤기 때문에 전업주부의 가치에 대해서 이중적인 태도를 가지고 있었어요.

우리나라에서는 여자면 직업이 있든 없든
주부로서 살아가죠.
더군다가 전업주부라고 했을 때 그 시선은 남의 돈으로 놀고 먹는다는 따가운 눈초리까지 받는 것 같아요.

낮 시간에 아기 유모차를 밀고 카페에 와 있는 김지영씨에게 사람들은 맘충이라는 시선을 보내죠.
남편 돈으로 편하게 놀고 먹는 전업주부 .

저 역시 과거에 아무런 생각 없이 그런 시선을 보낸 적 있지 않나라는 반성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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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들의 일방적 희생이라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하지만 슬픈 일은 어머니 대에 겪었던 일들이 무늬만 다를 뿐 다시 반복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사회는 그래도 변화하고 있고 우리가 낳은 아이들이 컸을 때 불과 20년-30년 정도 후가 되겠죠.
지금의 이런 모습이 또 반복되지 않으려면 작은 의식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남자들이 느끼는 과도한 책임감과 무게도 사실 그들을 다른 의미로 짓누르고 있는 것이겠죠.
이런 사회의 모순들이 해결되고 변화할 때 앞으로 아이들이 살아갈 미래가 더 좋아질 수 있을 것 같아요.

며칠 전 만난 친한 언니가 했던 말이 떠오르네요.
시아버지께서 두 며느리가 직접 차린 생일상이 아니면
생일잔치를 하시지 않겠다 해서 집안이 발칵 뒤집어졌다며 ㅋㅋㅋㅋㅋ

그 얘기를 저희 엄마한테 했더니 너네 친할아버지도 예전에 그랬었잖아 하면서 불라불라~

30년이 지나도 왜 이런 에피소드들은 변화가 없을까요.

30년 후에 제 미래의 딸은 저런 소리 안 듣게 하는 사회에서 살았으면 좋겠어요.

개인적 의견이 잔뜩 들어간
서평이었네요.

아무래도 소설이라 픽션이 가미되어 있지만
그걸 감안하고도 충분히 생각해볼 거리가 있는 소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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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안그러겠습니다^^좋은글 이네요..

다같이 조금씩 변화해가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저도 노력하려구요~~!!

독서모임에 나가시나봐요.
이렇게 좋은 책도 소개받고, 같이 읽고 이야기하고, 아주 뜻깊은 시간이겠어요.^^

자주는 아니지만 두달에 한 번 정도 만나고 있어요~
책 읽는 것도 좋지만 다른 분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소중한 시간인 것 같아요. 사실 바쁠 때는 좀 귀찮을 때도 많았는데 숙제 같고 ㅋㅋ그래도 이런 모임 자체가 소중하네요

저도 이 책을 읽으면서 다큐 같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보통 책을 읽으면 맘에 드는 문장이나 기억에 남을 문장들을 적어 놓는데
이 책은 그럴 틈(?)이 없이 일사천리로 읽었던 기억이 나네요.
그래서 '책갈피'를 위해 다시 읽었던...ㅎㅎ
@laylakim님 처럼 자세한 리뷰는 쓰지 못했어요.
그저 책갈피만..ㅋ
[책갈피] 82년생 김지영 (조남주 장편소설)

잘 읽고 갑니다~^^*

맞아요~ 명문이 있다거나 무릎을 치게 하는 깨달음 같은 건 없었어요~ 그냥 다큐보는 느낌 ㅋㅋㅋㅋㅋㅋㅋ
며칠 전 @calist 님이 쓰신 책갈피도 봤어요!!
항상 좋은 책갈피 잘 읽고 갑니다.

저도 요새 남녀갈등에 대한 뉴스를 많이 보다보니 이런 의문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원론적으로 완벽한 성평등이 존재할 수 있을까? 그 전에 평등이 뭐지? 남녀평등 말고 남성끼리, 여성끼리는 전부 평등한가?
아니 같은 지역사람들 끼리는 평등한가? 같은 나라사람끼리는 평등한가..?
온 지구촌은 평등한가?

무엇이 중요한지는 개인의 판단이지만 저는 남녀평등보다는 인간 자체의 평등을 생각하고 싶습니다. 다만 황금만능의 자본주의에서 그건 불가능할테죠.

요새 미투, 펜스룰 이런 남녀편가르기 싸움, 특히 의도적 혐오하여 갈등조장을 보며 그냥 보기도 싫더군요. 그래서 전 다른 관점으로 이런 부분을 보고있습니다.

어느 정도 양성평등이 이루어져야 되지만 사실 최근의 과격한 분위기는 눈살을 찌푸리게 할 때도 있어요. 하지만 이런 문제들이 수면으로 올라오는 것 자체는 바람직한 것 같아요. 꼭 성평등 문제만이 아니라 재벌들의 갑질문제, 직장 내 성희롱 등 다양한 사회 문제에 모두가 관심을 갖고 나아가는 것 자체가 소중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 책 저도 관심 가지고 있었는데 읽어봐야겠네요
독서모임 멋져보여요! ^.^

저도 예전부터 관심만 있고 못 읽고 있었는데 이번 기회에 또 책 한권 읽게 돼서 좋아요~~ 최소한의 독서만 하는 중

저도 아직 안읽어봤는데 드라마 보는것같이 눈앞에 선명히 그려지네요 ㅋㅋ 그만큼 현실에서 있음직한 상황ㅋㅋ30년 전과 지금이 다른점이 있다면 그땐 가부장적 사고로 인한 차별이었고 지금은 여혐이죠. 어쩌면 후퇴하고 있는지도 ㅎ

여혐, 남혐의 문제는 정말 심각한 것 같아요. 특히 어린 남학생들 사이의 여혐과 도덕성 하락은 너무 심각해요. 소위 패드립이라 불리는 말들과 성적인 농담들...주 대상이 여자로 이루어지죠. 인터넷의 폐해라고 해야 할까요. 아니면 가정 교육의 부재라고 해야 할까요. 하루 빨리 가치관의 회복이 이루어지기를 기도해 봅니다...

저도 이책, 회사 내에서 빌려서 봤었는데
무섭기도하고 정말 현실적인 내용을 확 넣어놔서..
그냥 맘편히 읽을 수가 없었어요.
조금 더 극단적이긴 내용이 들어가긴 했지만
많은 공감을 이끌어내는 책이었던 것 같아요.

사실 현실이 가장 드라마같은 것 같아요. 사실 김지영씨가 정신병 걸리는 얘기는 극단적인 것 같지만 실제로 육아우울증으로 극단적 선택하는 실제 사례들이 있는 것을 보면 현실이 더 무서워요

맞아요... 요즘 더 많아지는 듯한 느낌이에요..ㅠ

페미니즘(feminism)은 흔히 오해되는 것과 달리 '여성만을 위한 것(여성주의)'가 아니라 인간 모두를 위한 사상이자 운동이죠.
그 점에서 페미니즘에 대한 한국사회의 논쟁은 '페미니즘을 잘 몰라서' 발생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추후 기회가 된다면 페미니즘에 대한 글을 적어보고 싶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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