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살고 있는 건가 모르겠다.

in #blurt14 days ago

잘 살고 있는 건가 모르겠다./cjsdns

문득 드는 생각이 잘살고 있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든다.
세월이 어떻게 가는지 모르겠고 날짜 감각도 요일 감각도 없다.
어쩌다 보니 목요일이고 어쩌다 보면 주말이다.

그렇다 보니 계절감각도 떨어진 것인지 둔감 해진 것인지 알 수가 없다.
그토록 찬미했던 봄도 예전 같지는 않은 거 같다.
꽃이 피니 봄이구나 그런데 벌써 지는구나 싶어 아쉽기만 하다.

어제 군대 동기로부터 전화가 왔다.
낼모레 봐야지? 같이 오는 거지 한다.

이 말은 아내랑 같이 오는가 묻는 말이고 모임에 참석해야지 하는 다짐을 받겠다는 말이기도 하다.

벌서 세월이 그렇게 됐다.
봄가을에 부부동반으로 만나는 군대 동기들 모임이다.
매년 5월에 11월에 만났는데 꽃구경 단풍구경을 못한다고 4월 10월로 당겼다.
그래서 이번부터 4월에 만나는데 그게 이번주 금요일 토요일이다.

전화를 받고 이번주가 아니고 다음 주 아니냐고 했더니 이 친구 세월 가는 줄 모르는구먼 하고 핀잔 아닌 핀잔을 주면 웃는다.
이번 모임은 서해안 어느 곳인가로 가는 거 같은데 꽃구경을 간다나 한다.

할 일은 많지만 정 급하지 않은 것이면 미루고 미루며 그냥저냥 사는 것도 괜찮은 거 같아 미루며 사는 재미에 빠졌는데 이제 또 친구들이랑 어울려야 할 이틀도 있으니 또 미루어야겠구나 싶다.

아버지가 2월 말에 낙상하시고 나서는 모든 게 그렇다.
평온해 보이기는 하지만 심적으로 많은 많은 스트레스가 쌓인 거 같다.
아버지가 낙상 소식으로 급하게 귀국하고 나서는 모든 것에 우선해서 아버지 문제로 생각을 하다 보니 더욱 그렇다.

그런데 사실 아버지 보다도 어머니가 더 걱정이 되어서 신경이 더 쓰인다.
한집에 모시고 살지만 그냥 생활이었는데 아버지가 안 계시니 한 번 더 어머니에게 신경을 쓰게 되고 혹시라도 어머니까지 더 쇠약 해지실까 하는 생각에 늘 마음이 편치 않다.

그렇지만 늘 의연하신 어머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당신이나 아버지 걱정보다는 너희들이 더 힘들지 나야 괜찮다 하시면서도 마음은 그렇지 않으신 거 같다.

아버지 면회를 갔다 오면서 아버지 목소리를 녹음해서 가지고 와 들려 드리면 그렇게 좋아하실 수가 없다.
부부란 그런 거 같다.

여하튼 세월 가는 줄 모르게 요즘 살고 있다.
스팀이라도 올라 주면 기운이 날터인데 사나흘 전에 낙하산을 타고 내려오듯 내리고 나니 좀 허전하다.
그러나 스팀에 대한 믿음은 확고하니 그 역시 기운을 낼 것이다.
나 스팀으로 하고 싶은 게 많은 사람이니
하늘이 그렇게 도울 것이다.
두서없는 이야기로 오늘을 시작하면서...

감사합니다.

2024/04/17
천운

Sort:  

Upvoted! Thank you for supporting witness @jswit.

남들이 정해놓은 시간이나 계절에 연연하지 않고
직접 보고 느끼며 지내는 게 더 잘 살고 계신 거라 생각합니다.
저도 그렇게 사는 게 꿈입니다. ^^

This post has been upvoted by @italygame witness curation trail


If you like our work and want to support us, please consider to approve our witness




CLICK HERE 👇

Come and visit Italy Community



Hi @cjsdns,
my name is @ilnegro and I voted your post using steem-fanbase.com.

Come and visit Italy Community

제목만 봐도 내얘기인줄알았다는요 ,,흐흐...흑흑

Coin Marketplace

STEEM 0.29
TRX 0.12
JST 0.032
BTC 60844.65
ETH 2995.69
USDT 1.00
SBD 3.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