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호일기] 22일엔 기록하자

in #blog2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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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을 안한 탓에 지난달 무슨 이야기를 했던 건지 잊었다. 좋은 기억은 아닌 것 같고 이미 넘긴 건 보면 중요치도 않은 것 같아 망각도 괜찮아 보이긴 하다만, 알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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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이지만 일상적이고 조용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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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삼 놀라운 게 성격 많이 차분해지고 고요해졌다. 예전 같으면 짜증이나거나 살짝 올라왔을 일에 아무렇지도 않았다. 다들 모르는데 열심히 사는 중일 뿐이다. 어떻게 설명해야할지 확신없는 상태의 설명에 상대가 '알겠습니다.'라고 납득하자 묘한 쾌감이 들었다. 별일 아니라면 10번도 더 할 수 있어. 이 일을 하면서 회사가 알면 좋아하지 않겠지만 효율성을 내려두게 되었다. 필요하다면 몇 번이고 같은 작업을 감정 소모없이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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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나는 이 일이 아무리 쉬워져도 에너지를 많이 쓸까 알게 되었다. 긴장도가 높은 인간이기 때문에 미어캣처럼 귀를 쫑긋 세워두기 때문이다. 이젠 손에 많이 익었지만 단순 작업일지라도 언제 어디서 연락이 올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면 몸은 언제나 모든 안테나를 열어두고 힘들다. 이건 타고나는 성향이나 기질에 가깝다. 난 작은 자극에도 언제나 반응할 수 밖에 없는 역치가 낮다. 그런면에서는 과거 무역회사의 애로사항과 이 일은 꽤 닮았고 그런 점이 이 일을 오래할수 없다고 느끼게 한다.

어디서 올지 모르는 변수가 가득한 연락에 바로바로 대답해주는 일은 난이도를 떠나서 내겐 너무나 과한 자극이고 스트레스로 이어진다. 몰입해서 일을 하고 상대적으로 스케줄 조정이 가능한 업무를 하는 게 내게 맞다.

반면 옆자리 분은 잘 모르지만 나와 달리 그런 쪽에 스트레스나 긴장감이 아주 낮아서 언제나 평온하고 일이 피곤하기보다는 지루하다고 말한다. 처음엔 살짝 부러웠다가 지금은 그저 다르다는 차이로 받아들인다.

주변에 앉은 비슷한 처지의 사람끼리는 별 말 없이도 내적친밀감이 높아진다. 각자 일하기에 가깝고 여전히 밥은 혼자 먹을 때가 많지만 함께해서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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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지내고 있다. 마치 항상 이렇게 지낸듯이. 퇴근할 때 기쁘긴 하지만 회사 가는 게 싫거나 괴롭진 않다. 그저 회사를 안 가면 더 기쁠 뿐이지 :) ㅋㅋㅋ 일이 없던 이상한 주는 끝이 났다 오늘도 열심히 일했다. 뿌듯

2022년 11월 22일, by Stel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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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업이 누구죠??

상상을 현실로 만든 진짜 멋진 건축가인데 저도 얼마전에 알게 되었어요 ! 찾아보시면 반하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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