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604 기록

이틀 동안 성가시게 했던 놈을 잡았다. 살생 하지 않겠다고 다짐해도 앵앵거리며 귀를 살짝 터치할라치면 분노가 빛의 속도로 이성을 눌러 버린다. 이틀 전에 한 마리를 하늘나라에 보낸 뒤 인내심 부족을 반성했는데 어느 순간 한 놈이 더 들어와서 승질을 박박 긁어댔다. 전생에 이 놈은 나의 엄마였을지도 모른다는 로종의 자비심 명상은 아예 시도도 하지 못한다. 다만 이 놈을 반드시 생포해서 방생하려는데 좀처럼 잡히지 않았다. 아직 밤 공기가 서늘해서 그런 것인지 한여름의 모기처럼 날렵하지 못하다. 이 놈 때문에 잠을 설쳤지만 그래도 산 채로 내쫓을 수 있어 다행이다. 이 놈들이 앵앵거리지만 않는다면 보시할 수 있겠지만 그 소리만 귓가에 들리면 본능적으로 온몸에 소름이 돋는다. 인욕바라밀은 역시 어렵다. 지금 그대로 들고 내쫓으러 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