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 7일차의 일기 - 첫 수업 그리고 보르쉬

in #kr7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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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스팀잇을 사랑하는 타나마 입니다.

저는 2016년 봄학기에 모스크바 국립 경영대학교에서 교환학생으로 한학기를 보냈답니다.

오늘은 그 7일차의 있었던 일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려고 해요.

도착한지 며칠이 되었는데 각종 서류처리와 4일연속의 연휴로 수업을 단 한번도 하지않고 오늘 첫 수업에 들어갔어요

과목은 IT management 라는 과목이었어요.

제 전공은 간호학과에요.

제가 갔던 학교는 모스크바 국립 '경영' 대학교 였구요.

경영대학교의 대부분의 전공과목은 '경영' 이겠죠?

영어도 제대로 못하는 제가, 영어로 진행하는 경영 전공 수업을 알아 들을리가 만무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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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Management 교수님 이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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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일기를 한번 살펴 볼까요?

<첫수업은 IT magagement 인데 우리또래같이생긴 애가 왔길레 조교인줄 알았는데 교수란다. 저번에 들은 마케팅수업과 달리 흥미로웠다. 나는 경영전공자도 아니라서 경영 수업은 크게 의미를 두지 않고 교양듣는 기분으로 들으려고 했는데 주제도 재밌고 수업준비도 잘 해오는거 같아서 열심히 들어야겠다.>

상당히 호의적으로 느끼는 저를 찾아 볼 수 있군요.

교수님께서는 상당히 동안이셔서 같은 학생이라고 해도 믿을 정도였어요

이수업 교수님은, 아니 외국이라서 그런지 모르겠는데 유학생활 내내 ppt발표를 많이 요구 하셨어요.

오직 영어로만 ppt 발표를 하는것인데요.

발표도 못하던 제가

영어도 못하던 제가

전공지식도 없던 제가

처음으로 영어 발표를 한것이 바로 이과목 IT management 였습니다.

처음에는 무슨말을 해야할지, 어떻게 발음해야할지, 원고를 어떻게 써야할지를 몰라 벌벌 떨면서 발표한 기억이 있는데요.

약 1년후 한국에 돌아왔을때 교내 영어 스피치 대회에서 대상을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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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크바는 겨울철 상당히 추운 도시에요.

평균 기온이 -8도, 평균 최저기온이 -13로 정도 돼요.

가끔 -20도, -30도 까지도 내려간 적도 있었구요.

그런데 정말 신기하게도 난방시설이 그렇게 뛰어나지 않은것 같은데 실내는 엄청나게 따뜻해요.

오랜 추위에 견디며 실내 공기의 온도를 유지하는 기술이 엄청나게 뛰어나다고 밖에 말 할수 없을 것 같은데요.

저는 그 이유를 이런 2중창문에서 찾았습니다.

모스크바의 거의 모든문은 이런 2중 문이었어요.

문을 하나 연다고 바로 입장하는게 아니라 안쪽문을 한번 더열어야 했어요

창문도 마찬가지 였구요.

이러한 지혜가 러시아사람들이 오랜기간 추위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던 원동력이 아니었을까?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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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은 룸메이트 아자트가 해준 요리였어요.

당시에는 저 요리가 어떤 요리인지 몰랐어요

알고보니 러시아 전통 요리인 보르쉬 라는 요리라고 하더라구요.

고기기름에 양파, 감자, 면, 양배추 등등을 넣고 끓인것이죠.

사실 막 엄청 맛있지는 않았어요.

그런데 배가 고팠고, 안먹으면 버틸 수가 없을것 같아 꾸역꾸역 그렇게 먹었답니다.

그때 일기 잠깐 보고 가실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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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아침과 저녁을 콘푸로스트 먹고 점심에 아자트가 해준 감자,면삶은거 섞은거를 먹었다 무슨맛인지는 모르겠는데 그냥 배고파서 많이 먹었다. 뭐든지 잘먹는 입을 가지고 있어서 정말 다행인것같다. 만약에 타지와서 음식이 입맛에 안맞으면 정말 고생할꺼같다. 맨날 애들이 해주는 요리 먹으니깐 나도 조금 미안하기도해서 내일은 중국애들이 나한테 준 라면 하나 끓여서 면만 좀 더삶아서 애들이랑 나눠먹도록 해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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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저녁은 시리얼을 먹고 점심은 아자트가 해준 음식을 먹었다.

무슨맛인지는 모르겠는데 그냥 배고파서 많이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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ㅠㅠㅠㅠ 눈물이 앞을 가립니다.

식당가면 공기밥 2개는 기본으로 먹는 대식가인 저인데요.

얼마나 배고팠을까요...

이 포스팅을 하며 일기를 보기 전까지 3끼중 2끼를 시리얼로 먹은 기억은 없었어요.

제가 일기를 거짓말로 적지는 않았을 테니까요. 사실일거에요

하지만 그래도 저때는 배가 덜고팠나봐요

유학생활 중 하루를 라면 1개와 밥 1숟가락으로 버틴 기억은 생생하게 남아있거든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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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진은 제가 공부했던 모스크바 국립경영대학교의 가장 큰 건물 2개입니다.

어때 보이나요?

저의 첫인상은 상당히 무섭다 였는데요 :)

두 건물 모두 기숙사 입니다.

저는 오른쪽 기숙사인 6번건물에 살았구요

왼쪽 기숙사는 2번건물로 세탁기가 있어서 종종 가곤 했지요.

2년이 다되어가는데 건물 번호가 기억나는게 참 신기하기도 하네요.

기숙사에 들어갈때는 카드가 절대적으로 필요한데요 만약 안가져오거나 잃어버리거나 했을때는 절대 입장이 안돼요.

저어어어어얼대 입장이안돼요.

경비분이 엄청 무섭거든요.

양손가득 짐을 들고있어 카드를 찍지 못해 열어 달라고 해도 안열어주고

어떤 여학생이 애교를 부리면서 열어달라고 해도 안열어주고

제가 유학을 마치고 돌아간 후 1년뒤 저는 모스크바에 여행을 갔는데요.

교수님을 잠깐 보고 오겠다고 했을때도 안열어 줘서 여권을 맡기고 각종 서류를 작성한 후에야 30분의 시간을 받은 기억이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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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

오늘은 모스크바 교환학생 생활 7일차의 경험을 포스팅 해봤어요.

재밌게 봐주셨나요?

당시 저는 정말 돈없는 유학생 이었어요.

한푼한푼 아끼려고 엄청나게 노력을 했구요.

그런데 글을 쓰면서 제가 기억하는것보다 더 심하게 아꼈구나 라는 생각이 드네요.

온지 7일째부터 저렇게 식사를 하기 시작했다니 앞으로 이어질 생활기에서의 식단도 기대되는데요 ㅎㅎ

앞으로도 저의 모스크바 생활기는 계속 되니까 많이 기대해주세요 ~~

이상 긴 글 읽어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저는 스팀잇의 타나마였습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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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해외에서 공부하는게 쉽지많은 않을텐데 대단하세요.
모스크바는 가본적이 없지만 웬지 무서운 느낌이 강해요..ㅠㅠ
앞으로 모스크바에 대한 편견의 안경을 벗고 타나마님 포스팅 잘 읽어보고 러시아 월드컵때 함 가봐야겠어요~도전!!!
저도 맛팔 하고,,,미약하지만 살포시 보팅 누르고 갑니다~!

그렇지요. 모스크바는 아직까지 차갑고 무서운 이미지가 강합니다. 사회주의의 영향 때문이겠죠?

제가 갔을때도 사회주의의 느낌이 분명 남아있었어요.

이념이 바뀌고 나서 100년이 지나야 그 흔적이 없어진다는 말을 들은 적이있는데요 이제 30년이 채 안됬으니까요.

그래도 알면 알수록 러시아는 따뜻한 나라였어요.

그 나라 사람들 역시 겉으로는 차갑지만 속은 따뜻했구요.

앞으로 계속 될 저의 모스크바 생활기 기대 해주세요.

저도 기회된다면 2018 러시아 월드컵에 꼭 가보고 싶어요 ㅎㅎ

보팅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자주 뵈요 ~~

@tanama 님의 모스크바 7일차의 생활기 잘 읽었습니다.
부산 사람들은 눈을 보기 참 힘든데, 타나마 님은 눈속에서 사셨군요..!
그 당시의 경험이 1년뒤에 영어 스피치 대회의 대상까지 품에 안겨주다니, 타나마님은 노력뿐만아니라 결과도 만들어 내는 모습을 보여줘 저에게 많은 감명을 줍니다~ 앞으로 모스크바의 생활기 기대해볼게요~

그렇지요. 저도 부산출신이라서 저곳에 갔을때 겨울왕국 속에 제가 있는 느낌이었습니다.

영어 스피치 대상을 받았을때는 정말 뿌듯하더라구요.

노력뿐만아니라 결과도 만들어 낸다.. ㅎㅎ

정말 과찬이십니다.

앞으로도 저의 모스크바 생활기는 계속되니까요. 기대해주세요 ~

교환학생으로 가 계시네요~ 열공하셔서 빛난 인재가 되길 기원합니다. 가즈앗!! ^^

2016년 봄학기때 교환학생으로 공부했었지요 ㅎㅎ

그것을 발판삼아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

가즈아!~~~

음 맨날 맨날 타나마님글은 잘 읽고 있습니다. 제가 러시아에 관련된것은 잘 모르겠지만, 몽골에 간 경험이 있습니다. 몽골에서 들은 이야기는 실내가 따뜻한 이유가 벽두께에 있다고 들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외벽 두께가 15~25센치정도 되는데 몽골 같은 경우는 40~60센지 정도 된다고 하더라구요 ^^;; 그 이유가 방한을 위한 장치라고 들은 적이 있습니다. ^^ 저게 몽골은 게르에 사는 민족인데, 저기술을 러시아에서 배운 것으로 알아서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

와우 아마 벽의 두께도 한몫하는것 같아요.

지금 저의 아파트도 실내는 너무 추워요 ㅠㅠ

두께가 15~25cm 밖에 안되나 보군요 ㅎㅎ

인간의 힘은 정말 위대한것 같습니다. 적응의 동물이 괜히 그렇지는 않나 봐요 :)

감기 걸리시면 안되니깐 보일라 빵빵하게 트십시오 ^^;;

모스크바에서 계속계시는지는 몰랏네요! 글 잘읽고갑니다~

아니요 ㅠㅠㅠ 2016년 봄학기때 교환학생을 갔던 이야기에요 ㅎㅎ

2017년 겨울에 잠깐 놀러갔었구요 :)

앞으로도 저의 모스크바 이야기는 계속되니까요 기대해주세요 ~~

감사합니다 ^^

외국에서 공부하는 학생의 적응하기 힘들었던 심정이 잘표현되있는거 같에요. 그래도 여러 경험으로 많은 것을 얻어오셨다고 생각합니다. 다음포스팅도 기대하겠습니다!!

그 심정 잘 이해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너무 배고파서 더욱 힘들었던 저의 모스크바 생활 이었어요.

그래도 집에가고 싶다는 생각은 안했던것 같아요.

내게 주어진 이 황금같은 시간을 헛되이 보내지말자.

제가 끊임없이 되뇌었던 말입니다.

타국에서 고생많았겠네요 !!저도 어렸을 때 한 7개월정도 필리핀에 있었는데 너무 어렸을 때였는지 적응하기 힘들었거든요.타나마님 같은 경우는.잘 극복하셨군요 대단해요!!!^^

ㅎㅎ 감사합니다.

아마 그냥 버텼다고 말하는게 맞는것 같아요.

이곳에서 힘들어하고 쓰러진다고 해도 누가 챙겨주지도 않고

결국 이겨내야하는건 저라는걸 알았던걸 까요?

감사합니다 :)

앞으로도 저의 모스크바이야기 기대해주세요 ~~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다음화도 기대할게요

감사합니다.

항상 읽어주시는 여러분들 덕분에 저는 오늘도 즐겁게 글을 씁니다.

앞으로도 계속될 저의 모스크바 이야기 기대해 주세요:)

spiritboxer님 !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오~ 간호학과 전공하시는군요.^^
외국에서 생활하는거 정말 힘듭니다. 언어적 문제도 그렇지만 음식도 잘 맞지 않으면 진짜 고생하는데...
그래도 잘 견뎌내면 인생의 큰 전환점이 될수도 있답니다.
저도 러시아에서 2년간 살았습니다.
근데 제가 있었던 곳은 시골이라 영어하는 사람이 거의 없었어요.
그래도 영어로 밥먹고 얘기해야 하니까 독학으로 영어공부 열심히 했는데 진짜 많이 늘었죠. 학교다닐때 이렇게 했으면 서울대 갔을것 같다는...ㅋㅋㅋ

네 간호학과 입니다 ㅎㅎ

담주 부터는 병원에 실습을 나가요 :)

외국 생활 정말 힘들죠... 언어와 음식이 가장 큰 문제인것 같아요 ㅎㅎ

갔다온것을 기반으로 전 많은 활동을 할 수 있었어요.

그때 배웠던 경험, 마음가짐, 행동양식들을 모두 기억하고 있기때문에 저는 오늘도 달립니다 !!

gasigogi님 ! 항상 관심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좋은글 재밌는 글 유익한 글로 보답하겠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타지 생활하시는 와중에도
몸은 본능적으로 식탐을 요구해오니 사람은 어딜가도 똑같구나
라는 생각을 합니다.

처음해보는 일에 힘들고 겁먹었던 과거를 회생하며
지금에 이르러서는...

약 1년후 한국에 돌아왔을때 교내 영어 스피치 대회에서 대상을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ㅎㅎ

라고 하시니 제가 다 ㅎㅎ하더군요

유도리가 없다고 해야할지
아니면 규칙 잘 지킨다고 해야할지 30분이라는 시간은 너무
하지 않나 라는 생각을 하기도 합니다.

잘 보고 가요

P.S
2중 창문은 독특하다고 생각합니다.

네... 가장 먼저 찾게 되는것이 음식이더라구요.

배가 부르지 않으니 아무것도 되지 않았던 것 같아요.

영어 스피치 대회에 관련된 내용은 정말 자세하게 포스팅을 해보고 싶어요.

정말 1등하고 싶었거든요. 그래서 더 열심히 준비했구요.

좋게 봐주 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

모스크바에 다시 방문한 여러 이유중 안나블라디미르오브나 선생님을 만나 뵙고 싶었던 것도 있었는데, 딱 30분만 주더라구요.....

1년만에 만난 은사님과 오직 30분의 시간이라니,, 너무나도 짧았습니다.

항상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

다른 분께서 말씀해 주셨는데요 러시아의 벽은 한국의 벽보다 2~3배 두껍다고 해요.

그것과 2중 창문이 실내공기는 따뜻한 이유가 아닐까? 추측해봅니다 ~~

오늘 하루도 수고하셨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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