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곡의 벽, 설악산 공룡능선을 가다-5 공룡능선(恐龍稜線) 1275봉, 촛대바위, 손가락바위

in #kr16 hou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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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곡의 벽, 설악산 공룡능선을 가다-5 공룡능선(恐龍稜線) 1275봉, 촛대바위, 손가락바위

'등잔 밑이 어둡다'는 속담은 산을 탈 때도 그대로 적용된다. 정작 거대한 암봉의 정상에 서면 그 웅장한 형태를 알 수 없고, 멀리서 바라보아야 비로소 산의 진면목이 눈에 들어오기 때문이다. 풍경을 기록하는 작가로서 블로그에 글을 올릴 때 제목과 사진 배치에 가장 공을 들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내가 서 있는 위치는 분명 신선대인데 렌즈가 담아낸 정경은 1275봉일 때, 이 사진을 어느 카테고리에 넣어야 할지 난처한 순간이 한두 번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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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사진을 순서대로 배치하지 못하고 이리저리 옮겨가며 고심하다 보니 포스팅 하나를 완성하는 데도 꽤 많은 시간이 걸린다. 독자들에게 결코 잘못된 정보를 주어서는 안 된다는 창작자로서의 책임감이 늘 부담으로 작용하는 까닭이다. 특히 설악산 공룡능선은 크고 작은 봉우리와 기암괴석이 워낙 변화무쌍하게 펼쳐져 있어, 그 이름을 정확히 동정(同定)하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내공과 시간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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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75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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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발 고도 1,275m에서 그 이름을 가져왔다. 명실상부한 공룡능선의 정중앙에 위치하며, 요동치는 공룡의 등뼈 중 가장 길고 날카롭게 솟아오른 '대장 격' 봉우리다. 멀리서 바라보면 거대한 가위의 날이나 호랑이의 웅장한 송곳니를 닮았다 하여, 예전에는 쌍화봉(雙花峰) 혹은 가위봉이라는 멋스러운 이름으로도 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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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대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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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을 향해 미끈하게 뻗어 올라간 촛대바위는 다른 명산에서도 간혹 마주치지만, 이곳 설악의 것처럼 수려하고 아름다운 자태를 지닌 바위는 단연코 찾기 드물다. 이 바위는 형상 때문에 민간에서 '남근석(男根石)' 또는 '남근바위'로도 불린다. 남성의 성기를 닮은 기암에 자손 번창과 마을의 안녕을 빌던 옛 조상들의 토속적인 기원과 풍수지리적 신앙이 고스란히 투영되어 있는 명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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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가락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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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형제바위'라는 정겨운 이름도 가진 이 바위는 독특한 풍화 지형 덕분에 공룡능선에서 단연 돋보이는 비경을 자랑한다. 바위 꼭대기에 수직으로 솟은 암석들이 마치 하늘을 향해 손바닥을 활짝 펼친 다섯 손가락처럼 보이기도 하고, 다른 각도에서 보면 의좋은 다섯 형제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서 있는 듯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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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이 바위가 둥지를 튼 이 주변 분지가 공룡능선 전체를 통틀어 가장 평화롭고 아늑한 곳이라 확신한다. 처음 이곳에 발을 들였을 때, 마치 신선들이 거니는 극락에 도달한 듯한 착각이 들어 한참 동안 발걸음을 떼지 못하고 주변을 서성였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이번 산행에 동행한 아내 역시 현실 세계를 벗어난 듯한 별천지의 풍경에 완전히 넋을 잃은 표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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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 기가 막힙니다.

아는만큼 보인다고 저같이 산에 대해 1도 모르는 사람은 사진을 봐도 뭐가 뭔지 모르겠습니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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