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우리글 이벤트 536. 정답 발표.
흐릿한 하늘이 아직도 햇살을 가두고 있습니다. 보이는 풍경들이 흐린 수묵화처럼 펼쳐집니다. 이제 성탄절 분위기는 지나고 연말연시를 향해 가고 있습니다. 벌써 새해 인사를 주고 받는 사람들도 보입니다.
어제는 오랜만에 전화를 드린 친척 어르신이 더 쇠약해지신 목소리로 통화를 하는데 한 마디 한 마디에 마음이 아파옵니다. 워낙에 인물도 좋으셨고 친척들이나 이웃에도 너그럽고 후하게 대하시던 어른이라 다들 좋아하시고 주변에 사람들로 끓었습니다.
자제들도 다 명문대 나와 사회적으로 성공했고 남들도 부러워했습니다. 그러나 세월은 그분의 외모만 바꾸어 놓은 게 아니라 삶에 커다른 그늘과 굴곡을 만들었습니다. 출세한 자식은 멀리 떠나고 커다란 집은 혼자 지내기에 적막하기 짝이 없다고 하십니다. 몸도 마음도 지친 어른은 하루라도 빨리 떠나고 싶다는 말씀이 남의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노년의 외로움은 사람의 육신과 정신을 황폐하게 하고 궁핍함보다 더 삶을 곤궁하게 합니다. 연말 연시에 찾아 뵈면 그 마음을 덜어드릴 수 있겠지요.
정답은 사돈집, 강아지입니다.
‘얻어 먹을 것도 사돈 집 노랑 강아지 때문에 못 얻어 먹는다’
방해자 때문에 하고 싶은 일을 하지 해야 할 일을 할 수 없다는 뜻으로 쓰이는 말입니다. 비슷한 말로 ‘얻어 먹을 것도 이웃집 노랑 강아지 때문에 못 얻어 먹는다.’
그런데 왜 여기서는 노랑 강아지만 등장하는지 모르겠습니다. 검둥이도 있고 바둑이도 있고 하얀 강아지도 있는데 노랑 강아지가 입에 오릅니다. 아마 노랑 강아지가 예쁘다고 받아주다보니 낄 때 안 낄 때 다 끼어 들어 그런 말이 나오지 않았나 추측을 해 봅니다.
요즘은 경기가 어렵다 보니 작은 사무실이나 상가에는 웃지 못할 일이 생긴다고 합니다. 손님도 아닌 말꾼이 와서 가지 않고 있으면 밥때가 지나도록 가지 않고 있으면 난감하다고 합니다. 평소에 같이 어울리며 서로 사기도 하는 사람이면 몰라도 입만 달고 다니는 사람이라면 서로 눈치만 보게 된다고 합니다.
그렇게 되면 뛰는 사람 위에 나는 사람있다고 그 사람도 절대 먼저 일어나지 않는다고 합니다. 더구나 결혼기념일이라 같이 나가려고 하는데 끝내 버티는 바람에 점심이 저녁으로 바뀌었다고 하는 웃지 못할 일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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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해주신 모든분들께 감사드리며 537회에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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