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 든 • 손
가을은
냄새를 타고 온다
외딴 기슭에서 머리를 풀어헤친 연기가 올라가면
잣 굽는 냄새들이 개울을 건너고
콩꼬투리 터지는 소리가 나고
코밑이 까만 아이들이 고소한 냄새를 몰고
구불거리는 밭두렁을 달려간다
마당 구석에 세워둔 뒤
영문도 모르고 몰매를 맞은 참깻대
아궁이에 들어가면서부터 깨볶는 소리를 내다
파르스름한 불꽃조차 고소하게
가을은 오고 있다.
무등차/ 김현승
가을은
술 보다
차 끓이기 좋은 시절
갈가마귀 울음에
산들 여위어 가고
씀바귀 마른 잎에
바람이 지나는
남쪽 11월의 긴긴 밤을
차 끓이며
끓이며
외로움도 향기인양 마음에 젖는다
Upvoted! Thank you for supporting witness @jsw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