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또 내린다.

비가 또 내린다./cjsdns

일어나 보니 비가 왔는지 지붕이 젖어있다.
빗방울이 떨어지는 거 같지는 않다.
하늘은 잔뜩 흐렸는지 별이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서둘어 매일 아침 운동하는 동네 운동장에 갔다.
차에서 내려걸으려는데 빗방울이 떨어진다.
이럴지 몰라 우산도 챙겼고 신발도 샌들을 신고 나왔다.
준비하기를 잘했구나 싶다.

운동장은 아직 어둠이 가득했으나 운동장 벽에 걸린 시계를 보니
5시를 넘어섰다.
비 때문인지 아직 걷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
운동장을 두어 바퀴 도니 한 사람 두 사람 오기 시작한다.
나처럼 우산을 쓰고 걷는 사람이 대부분이나 우비를 입고 걷는 사람도 있고 두 사람은 아예 비를 즐기며 걷고 있다.
그러나 평소에 비하면 삼분의 일도 안 되는 사람들이다.

아침이면 매일같이 보는 사람들도 안 보인다.
영화감독인 갑장 친구도 안 나왔고 매일같이 운동장 다섯 바퀴를 도는 할머니도 안 나오셨다.
비가 사람들은 집에다 붙들어 놓은 것 같다.

사실 비가 오면 걷는다는 게 좀 거시기하기는 하다.
그러나 매일같이 걸으니 그런 것도 없어진다.
처음에는 이상하게 볼까 염려도 하였으나 그러거나 말거나 라며 걸으니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비가 와도 나와서 걷는다.

그러나 행사 일정이 이번 주말에 잡혀있어 걱정은 된다.
어제부터 현장에서 시화 설치를 하는데 비가 오니 작업이 수월치 않고 당장 내일은 행사 날인데 비가 올 거 같으니 낭패가 될까 걱정이다.
오늘도 시화 설치 작업을 마무리 지어야 하는데 비가 멈춰줬으면 좋겠다.

가을비는 사실 그리 반갑지 않은 비다.
그러나 비는 내리고 있으며 예보를 보니 내일도 모레도 비 예보가 있다.
어쩌면 좋지...
생각이 많아지는 아침이다.

2023/09/15
천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