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찰일기

in #zzing4 years ago

같이 사는 룸메이트 이야기를 해보고 싶다. 왜냐하면 내가 관찰하는 몇 안되는 인물이기에.

생각보다는 소녀 감성인데. 의외로 중년의 아재들이라면 한번쯤 찾아볼만한 여아이돌에 대해 너무 무지하다. 마지막으로 좋아한 아이돌이 에이핑크의 정은지. 오죽하면 첫째와 둘째 이름을 지을때 은지라는 이름을 꼭 리스트에 올리곤 했다. 지을 이름이 없으면 은지로 짓자고.

그러면 또 시어머님은 철학관에서 은지라는 이름의 한자를 이리저리 조합해보더니 점수가 낮다는 안 좋은 이야기를 전하고. 금새 실망. 같은 정씨라서 은지라고 이름을 지으면 정말 정은지가 되는데, 나는 하늘에 감사해야 할 거같다. 왜냐하면 은지라는 이름을 가진 회사 후배와 썩 사이가 좋지 않아 그 이름을 부를떄마다 생각난다. 좋은 느낌은 절대 아니다.

그런 그에게서 소녀스러움을 찾자면 나보다 손이 예쁘다는거. 여자들 사이에 극혐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싫어하는 단풍손이라는 것이 아마도 이 남자의 손을 말하는거 같다. 그래서인지 나보다 바느질도 잘 할거 같다. 바느질. 다음에 시켜봐야지.

그리고 카카오 캐릭터들을 좋아한다. 그걸 알고 한번씩 카카오 프렌즈 이모티콘을 선물하면 좋아가지고 같은 남자들에게 그걸 쓰는 모습이 종종 포착된다. 특히 라이언을 좋아하는데 일전에 서울의 팝업스토어에 갔다가 그곳에 있는 빅사이즈 라이언 인형을 몇 개 충동구매 하려는 그를 저지하느라 힘들었다. 그래서 딱 하나만 사라고 지랄풍악을 울려서 라이언 쿠션 하나를 사수했다. 지금도 쇼파에서 그걸 깔고 폰을 하고 있다.

그다음의 여성스러움이라면 옷의 색깔? 나보다 핑크색이 더 잘어울린다. 한마리 돼지같달까(ㅋㅋㅋ) 이런 여성스러운 색깔이 잘 받는 이유는 나보다 피부톤이 더 밝아서 그렇다. 누런 토종 고구마 황인종인 내게 뽀얀 살구같은 남편의 피부색은 참으로 놀라운 어떤 것. 그래서 밝은 색의 옷이 남편옷인 경우가 많다. 나는 대체로 꺼멓고 허옇고 그레이한거.

여기까지 쓰는데 퉁퉁부운 얼굴로 주방에 나타나 아침밥송을 부르기에 알아서 국 데피고 계란후라이 3개하라고 지시했음. 투덜이 답게 투덜거리며 쉬지 않고 짜증내며 요리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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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현을 조합하면 신랑은 훈남

놉ㅋㅋㅋㅋ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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