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여행-3 비슬산-3 대견사(大見寺)

대구여행-3 비슬산-3 대견사(大見寺)

등산코스

아무리 작은 산이라 해도 한 두 번 가보고 그 산에 대해 평가하는 것은 상당히 경솔한 짓이다. 코스와 날씨, 계절에 따라 엄청난 차이를 보이기 때문이다. 유가사를 벗어나 본격적인 등산이 시작되었다. 유가사- 대견사- 천왕봉- 도성암- 유가사로 돌아오는 코스가 가장 일반적인 루트처럼 보였다.

산등성이에 오르자 엄청나게 넓은 들판이 나타났다. 키 큰 나무들이 경관을 가리는 게 일반적인 우리나라 산들의 형태인데 여기는 키 작은 철쭉이 군락을 이루고 있어 탁 트인 전망이 가슴을 뻥 뚫어 놓았다. 더욱 놀라운 것은 대견사에 도착했을 때였다. 거대한 석조조각 같은 암석무더기가 하늘을 항해 높이 치 쏟아 있는 광경에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감동을 받았다.

“가보기 전에 죽지 마라”은 일본인이 쓴 기행문 제목생각이 저절로 났다. 한국사람으로써 여기를 와보지 않고 죽는다면 너무 억울할 것 같다. 더위에 지쳐 얼굴이 상기되고 힘이 없어 보이던 와이프도 일순간 생기를 찾고 보물을 찾은 아이마냥 좋아했다.

대견사

창건자는 미상이나 신라 흥덕왕 때 창건된 사찰이다. 당나라 문종(文宗)이 절을 지을 곳을 찾고 있었는데, 하루는 낯을 씻으려고 떠놓은 대야의 물에 비친 아주 아름다운 경관을 보고 절을 지을 곳이라 여겨 찾았으나 중국에는 없어 신라로 사람을 보내어 찾아낸 곳이 이 절터이다. 이 터가 대국에서 보였던 절터라 하여 절을 창건한 뒤 대견사라 하였다는 전설이 전한다.

삼국유사의 저자 일연이 승과 선불장에 장원급제한 뒤 초대 주지로 부임해 22년 동안 지냈으며 이 곳에서 삼국유사를 구상했다고 한다. 빈대가 너무 많아서 이를 견디지 못하고 모두 떠나 자연스럽게 폐사되었다는 설화가 전래되고 있지만 임진왜란 때 일어난 화재로 폐사된 것으로 보인다.

그 뒤 광해군과 인조 때 재건되었으며 1900년 영친왕의 즉위를 축하하고 대한제국 축원을 위해 이재인(李在仁)이 중창했으며 관리를 안 하는 사이 1908년 허물어지기 시작하여 1909년 다시 폐허화되었다.

2011년 11월 대견사 재건 공사가 착공되어 2014년 3월 적멸보궁, 요사채, 산신각, 목조와가 등 건물 4동이 완공되었다. 이로써 대견사가 폐지된 지 100여년 만에 다시 복원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